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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
일곱 개의 대죄 제 228화. 여신과 성녀
- 해골병사를 포기한 메라스큐라는 멜리오다스의 힘으로 강화된 원념을 디안느의 마음의 상처로 파고들게 했다.
- 정신을 지배 당한 디안느가 동료들을 향해 공격을 가하자 어쩔 수 없이 응전해야 했는데 헬브람은 무슨 이유인지 이 사태가 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디안느의 마음의 상처는 엘리자베스 리오네스를 죽게 만들었다는 자책. 고서가 구해보려 했지만 원념의 힘이 상상을 초월했다.
- 원념은 급기야 디안느를 자해시키기까지 하나 막을 방법이 없는 일행. 그때 헬브람이 친구 할리퀸을 놔두고 홀로 날아오른다.
- 성채도시 코란도가 멸망한 건 바로 헬브람 때문이었다. 한때 인간을 증오하고 사냥하고 다니던 헬브람이 이 도시도 몰살해 버렸던 것.
- 헬브람이 원념에게 영혼을 바치는 것으로 죄를 갚자 디안느 안의 원념들이 상당수 사라졌지만 여전히 몇몇 강한 원념이 남아 디안느를 괴롭혔다.
- 그때 엘레인(일곱 개의 대죄) 과 함께 나타난 엘리자베스가 정화의 힘으로 그녀를 해방시킨다.
2.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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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리오다스의 부의 에너지로 강화된 해골병으로 일곱 개의 대죄를 처치하려던 메라스큐라의 계획은 좌절됐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도 않고 새로운 음모를 고안했다. 해골병이 감당하지 못한 부의 에너지, 그렇다면 같은 일곱 개의 대죄는 어떨까? 예상대로 안성맞춤인 그릇이었다. 디안느가 마수에 걸려들었다. 섬뜩한 피눈물과 불길하게 물든 눈동자. 사령에 지배당한 디안느가 일행을 향해 공격 자세를 취했다. "드롤의 춤". 할리퀸의 그만두라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공격이 쇄도해온다. 심지어 즐거워 보였다.
일행이 뒤로 넓게 흩어지며 공격을 피했다. 멀린은 발빠르게 분석에 들어갔다. 디안느의 상태는 통상의 세뇌나 최면과 달랐다. 할리퀸이 보기에 디안느를 조종하는 것은 단순히 메라스큐라의 마력이 아니라 성채도시 코란도에서 학살 당한 사람들의 원혼이었다. 반은 그런걸 어떻게 쓰러뜨리내고 투덜거렸다. 그런데 헬브람이 이상했다. 이 모든 상황은 자기 책임이라며 할리퀸에게 용서를 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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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린은 "다소 죽일 생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반은 거부감을 느꼈지만 디안느의 힘이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그도 결국 "나쁘게 생각마라 디안느"라며 멀린의 지시에 따른다. 할리퀸 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디안느가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그는 일행과 디안느 사이를 가로막았다. 헬브람은 원념에겐 물리적 공격은 물론 마법도 통하지 않는다고 알려줬다. 그 말대로라면 설사 디안느를 다치게 해도 원념을 쓰러뜨릴 순 없다. 킹은 그런 말을 하며 일행을 말리고 디안느 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원념에게 삼켜지지 말라고. 그러나 고서가 측정해 보니 디안느의 전투력은 점점 올라 4만 8천에 육박했다. 킹이 위험했다. 고서의 경고는 애타는 할리퀸에겐 들리지 않았다. 헬브람의 경고도 마찬가지. 그러나 디안느는 아랑곳 없이 무자비한 발길질을 보냈다.
걷어차인 킹이 멀리 날아가 처박혔다. 헬브람의 투구가 지켜준 덕에 직격만은 면했지만 의식을 잃었다. 고서가 상태를 보려고 다가갔는데, 그는 할리퀸 곁에 찌그러져 있는 투구가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곧 멀린이 다가과 상태를 물어서 깊게 신경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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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안느는 재미있는 장난이 성공해서 흡족했다. 깔깔거리는 여유를 보였지만 에스카노르의 접근을 허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디안느의 상태를 보고 "다소 난폭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작렬하는 "다소 난폭한" 치료. 거인족의 허리가 꺾이는 강렬한 보디 블로우. 그렇지만 "여성인 점을 고려해 얼굴만은 피하는" 다정함을 담고 있었다. 위력 자체는 디안느의 갑옷이 터져나갈 정도였지만, 지금의 디안느에겐 정말로 "다정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 타격도 주지 못한 채 주먹으로 되갚아주는 디안느. 에스카노르 또한 아무 상처도 입진 않았지만 자신의 다정함이 무시 당한게 아쉬운 모양이다. 직성이 풀릴 때까지 주먹으로 대화를 하려고 드는 에스카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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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서가 그런 에스카노르를 제지했다. 할리퀸의 말대로 디안느를 상처입힐 필요는 없었다. 정신지배라면 자신의 전공분야니까. 디안느가 다시 달려든다. 고서는 자신이 구하겠다며 "인베이전"을 사용한다. 고서의 손에서 발사된 빛이 디안느의 머리를 감싸자 두 사람의 정신이 연결됐다. 이제 고서의 의식은 디안느의 심상세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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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수렁같은 세계였다. 곧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디안느가 수렁에 잠긴 채 울고 있었다. 킹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은 글러먹은 애라고 자학했다. 엘리자베스 리오네스의 일이 때문이었다. 아직도 엘리자베스가 죽게 된 건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그리고 정말로 엘리자베스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공포. 원념이 그 마음의 상처를 파고 든게 분명했다. 고서는 침착하게 그녀를 달래서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원념의 지배는 깊은 곳까지 뻗어있었다. 디안느가 고서를 알아보는 듯 하자 부정형으로 일렁거리는 원념이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이 디안느를 낚아채서 더 깊은 깊은 곳까지 끌고갔다. 고서가 손을 뻗어보지만 결코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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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이 끊겼다, 고서의 눈 앞엔 디안느의 신기 기데온이 들이닥쳤다. 횡으로 원심력을 받은 전투망치의 충격이 고서를 크리켓 공처럼 튕겨보냈다. 메라스큐라에겐 최고로 유쾌한 구경거리였다. 그녀는 허리를 꺾으며 웃어댔다. 고서를 발견한게 최고다. 자신을 이용해먹은 빌어먹을 고서. 그 녀석이 만든 인형이 일곱 개의 대죄였다지. 이 "열받는 서프라이즈"의 연속이 도주미 질리지 않는다.
최고의 쇼 아냐?
너희들 끼리 싸우다니, 아하하하하!
멜리오다스는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메라스큐라처럼 시청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하는 꼬라지를 보면 충분히 짐작이 갔다. 초조해진 그가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고 따지자 메라스큐라는 "궁금하면 자력으로 탈출해라"며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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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념이 일행을 괴롭히는 방법이 직접 공격만은 아니었다. 고서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가 소중한 동료의 멋대로 하게 두지 않겠다고 말하자 원념은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흉악한 크기의 전투망치는 쓸모가 많다. 가령 이 날카로운 모서리로 사용자의 머리를 찍는다던가. 원념은 그걸 실행에 옮겼다. 일행은 기겁하면서도 쉽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반이 "스내치"를 사용해 보지만 힘에서 너무 차이가 났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할리퀸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명. 그것도 할리퀸 밖에는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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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브람이, 그가 담긴 투구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헬브람이 디안느에게, 원념에게 다가갔다.
너희들은 원망할 상대를 잘못 골랐어.
원한을 풀어야할 상대는 바로 나...
혼자 착각해서 죄가 없는 너희들을 몰살한 이 헬브람이다.
헬브람이 인간에 절망하고 증오했던 시절의 일이었다. 그가 오래 전에 놔두고 온 과거였다. 긴 시간이 걸려 많은 일들을 거쳤지만 결국 자기가 저지른 죄 앞으로 돌아왔다. 헬브람의 태도에선 망설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당황하는 것은 떠나는 친구를 바라보는 할리퀸.
다른 일행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할리퀸의 투구가 떠오르자 디안느가 움직임을 멈췄다, 단지 그렇게 보였다. 잔해 속에 숨어있던 호크도 고개를 내밀며 무슨 일인가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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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념은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나타나자 믿기지 않는 듯했다. 기데온을 든 손이 축 늘어졌다. 대신 다가오는 투구를 손아귀에 넣었다. 그들에겐 보였다. 헬브람이다. 자신들을 학살한 요정. 이 마을을 멸망시킨 요정. 성채도시 코란도의 멸망은 마신족이나 십계 때문도, 전쟁 때문도 아니었다. 바로 이 증오스러운 요정의 소행이다. 무수한 억울하고 분노한 영혼들이 얼굴을 들었다. 그들이 디안느를 빠져나와 헬브람의 목을 조르러 왔다. 헬브람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할리퀸이 친구에게 가지 말라고 말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헬브람은 아주 편안한 얼굴로 돌아섰다. 웃고 있었다.
안녕 할리퀸. 네 친구로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디안느를 꼭 행복하게 해주라고.
웃는 얼굴로 작별을 고하는 친구와 달리 할리퀸은 울음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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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로 끝이었다. 원념들이 디안느의 손아귀로 헬브람의 투구를 짓이겼다. 작은 소음과 함께 헬브람이 누리던 세 번째 삶도, 은원의 고리도 끊겼다. 고서는 그 직후 디안느를 사로잡고 있는 탁한 기운이 급속도로 흩어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여전히 몇몇은 오갈데 없는 분노를 분출하고 있었다. 그것은 더욱 격렬하고 끈질기게 디안느를 얽어맸다. 디안느의 자아는 누구도 상처입히고 싶지 않다고 절규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여전히 원념의 것이었다. 바로 그때 갑작스런 강풍이 불어와 디안느가 휘청거렸다. "금풍의 역린". 바람과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원념에게 "이젠 잠들어도 괜찮다"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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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가 들린 곳, 디안느의 후방에서 정화의 화살이 날아왔다.
빛이 있으라.
화살은 디안느를 관통하면서 그 안에 깃든 온갖 부정한 것들을 끄집어 냈다. 화살이 산산히 부서지면서 디안느의 눈이 본래의 맑은 빛을 띄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디안느. 그녀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향해 몸을 돌렸다. 잠시 잠깐 못 봤을 뿐인데 반가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어째서... 네... 가?
나 같은 걸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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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자베스 리오네스가 엘레인(일곱 개의 대죄) 과 함께 그 자리에 있어다. 원념을 몰아낸 그녀는 친구의 질문에 당연하게 대답했다.
소중한 친구니까...
그걸로는 안 돼?
디안느의 눈에서 복잡한 감정이 녹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