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
킹덤 제 525화. 마남자의 기개
- 아광은 교전 직전까진 옥봉대가 대기하고 있을 것을 지시했으나 막상 위기의 순간 왕분과 옥봉대가 나타나자 그들과 힘을 합쳐 적을 막고자 한다.
- 왕분은 아광군의 측면을 파고들던 마남자군의 우측을 찔러들어갔고 교전은 관상에게 맡긴 채 자신은 적장을 직접 처단하러 나선다.
- 왕분의 호위를 맡고 있던 영강은 불길한 예감에 호위를 더욱 두텁게 하는데, 때를 같이 해 마남자가 역으로 왕분의 목을 노리고 나타난다.
- 마남자는 괴력을 발휘해 전방을 호위하던 장수들과 영강까지 단칼에 두동강내고 진심으로 육국을 멸망시키려 하는 진나라의 무도함을 꾸짖는다.
- 그는 본디 북방에서 대 흉노 최전선인 "안문"을 수비하며 참상을 목격해왔으나 지금 진나라가 하려는 짓은 그 이상의 폭거.
- 그러나 영강의 죽음을 목격하고 격앙된 왕분은 마남자와 말 섞기를 거부하고 그의 꾸짖음도 "중화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란 말로 일축한다.
- 왕분은 진왕의 검을 자처하며 마남자와 일전에 나선다.
2.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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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영의 조군 1진을 성공적으로 붕괴시키고 있던 아광군은 마남자군에게 측면을 내주면서 급격히 위기에 처한다. 마남자가 선두를 이끌고 아광에게 쇄도하자 전방의 악영군과 교전에 힘쓰고 있던 아광으로선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는데, 그때 대기를 지시했던 왕분의 옥봉대가 전장에 난입해 마남자군을 요격하면서 전황은 다시 바뀐다.
악영의 부하들은 지시를 어긴 옥봉대가 못 마땅한 듯 했지만 아광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부하 장교에게 군을 이끌게 하고 자신은 백 여기를 이끌고 적장 마남자에게 향했다. 옥봉대와 합류해 적장을 직접 처리할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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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광군을 한 번의 돌격으로 막아세웠던 마남자는 자신도 같은 처지에 처했다. 그들이 아광군을 한참 몰아세우던 사이 옥봉대가 우측을 깊게 찔러 들어오자 부대가 앞뒤로 분단되고 마남자도 고립됐다. 이윽고 이쪽을 노리고 달려오는 적 기병대의 선두가 보였다. 깃발의 숫자를 보면 적장. 상황이 숨가쁘게 변하고 있었고 결코 유리하지 않았으나 마남자는 어찌된 일인지 미소를 머금었다.
후위에 있는 병사들은 마남자를 고립시키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왕분이 펼치는 창술 앞에 부질없이 목숨을 잃었다. 옥봉대의 공격이 쐐기처럼 박히고 상황이 난전으로 전환됐다. 왕분은 현장을 관상에게 맡겼다. 이대로 적의 후위가 올라오는걸 막고 적장의 고립 상태를 유지한다. 그동안 자신은 직접 적장의 목을 취할 것이다. 관상은 이 같은 지시에 별 반대 없이 무운을 빌었다. 그리고 영강에게 부탁에 왕분의 호위를 맡겼다. 늘 한 마디씩 토를 달던 관상이었다. 아무 반대도 없어 미심쩍기도 했으나 왕분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곧 반양과 함께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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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고분고분한 태도가 이상한건 흑금도 마찬가지였다. 싸우던 그가 다가와 "별 일이다"고 말을 걸었다. 관상은 자기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건 아니라고 대꾸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확실히 이상하다. 아광이 내린 대기명령을 대놓고 위반하지 않았나? 깐깐한 관상이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흑금이 그렇게 말하자 관상이 "고립유군으로서 틀린건 아니다"고 대답했다. 마남자의 돌격은 아광군의 큰 위기였는데, 옥봉대가 끼어들면서 그 고비를 넘겼고 오히려 적장을 궁지로 몰아세웠다. 이대로 적장을 쓰러뜨린다면 진군 우익의 싸움은 초반부터 크게 우세해지는 격. 지시야 어떻든 전술적으로 틀린게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흑금은 새삼 왕분의 전술안이 보다 날카로워진다 감탄했다. 관상도 그게 틀림없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흑금이 "역시 피는 못 속인다"고 하는 말에는 한참 뜸을 들이더니 떨떠름하게 "맞아"라고 대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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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 왕분의 핏줄, 총대장 왕전도 우익의 싸움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지평선에 이는 흙먼지 속에서 군사들의 배치와 움직임을 꿰뚫어보는 듯 했다. 하지만 전황을 지켜보는 그의 얼굴은 어딘지 불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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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군의 더욱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던 영강은 불길한 느낌에 왕분 주위의 호위를 두텁게 했다. 반양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설명하기 어려웠다. 영강은 그저 "아까부터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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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불길한 예감은 구체적인 형태를 드러냈다. 왕분이 노리고 있던 적장 마남자, 그가 코 앞에 나타났다. 마치 옥봉대를 통채로 썰어버릴 기세로 칼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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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남자가 휘두르는 한 칼이 전방의 병사들을 반으로 갈랐다. 영강은 철구를 들어 재빠르게 막았지만 힘에서 밀려났다. 영강은 무기가 부러졌지만 낙마했을 뿐 경상에 그쳤다. 옥봉대 병사들의 떨어져 나간 몸뚱이가 흩날렸고 돌격은 저지됐다. 병사들이 왕분을 지키려고 모여드는 동안 왕분은 죽은 부하들의 시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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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왕분과 마주한 조군 우익 삼장 중 하나 마남자. 열세에 처한 장수라고 볼 수 없는 기백이 흘러넘쳤다. 마치 이쪽을 몰아붙이고 있었던 양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마남자. 여전히 적진 한가운데에 있는데도 진군 병사들은 몽무 장군에 비견되는 체구에 압도되고 있었다. 반양은 그가 삼장 중 하나면서도 직접 왕분을 치러 왔다는 점에 놀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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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의 기개에 지지 않는 장수는 진군에도 있었다. 왕분은 그의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외울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하들의 죽음에 격앙된 그는 곧바로 미간에 바람구멍을 내주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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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파란 젊은이에게 모욕을 당했지만 마남자의 낯빛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진짜 아수라장 속에선 번드르한 말따윈 의미가 없는 법. 그는 곧 "진짜 아수라장"을 소개한다. 그것은 조나라 국내에서만 소비되는 이야기. 대 흉노족 최전선인 "안문"의 이야기다. 나라 안팎으로 명성을 떨치던 장수들이 차례로 파견되었다가, 한 달도 채우지 못해 시체가 되었다. 그에 대한 소문은 반양도 접한 적이 있었다. 그곳은 기마민족 흉노와 전쟁으로 대륙 중앙의 난전은 비할 것도 없는 "사지"였다. 반양은 마남자가 그 안문에서 온 장수라고 짐작했다.
마남자가 말을 이었다. 지금껏 이 천하에서 가장 미운 것은 북부를 짓밟고 있는 흉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년에 이목을 따라 진의 수도 함양에 갔던 이후로 생각이 변했다. 진왕 정은 진심으로 이 나라를, 중화 전토를 진군의 발로 짓밟을 생각이다. 그에 비하면 흉노는 고작 북부를 어지럽히고 있을 뿐. 그런 아수라장을 대륙 전체에 펼치려는 진왕이야 말로 사람의 탈을 쓴 짐승 중의 짐승이다. 그리고 진군은 그 짐승이 휘두르는 무도한 칼날.
그 칼날인 네놈들 또한 짐승!
마남자는 그렇게 진군 전원을, 진나라를 흉노만도 못하다 꾸짖으며 자신이 처단하겠다 말하려 했다. 왕분의 창이 날아들지 않았다면 그 말을 마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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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남자가 왕분의 창을 쳐냈다. 진군을 두렵게 했던 마남자의 호통이 그에게는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겐 마남자가 배움이 부족한 노인네로 보였다.
남의 왕을 비웃기 전에 조금은 역사를 공부해라 조장아.
주나라의 천하가 펼쳐진지 500여 년. 한때 백에 이르렀던 나라들이 도태와 규합을 거듭해 지금은 고작 일곱이 남았다. "일대국". 분명 대륙의 역사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진왕이 품은 꿈은 곧 역사가 바라는 "해답"이기도 한 것이다. 물론 이같은 지적에 조군이 반발했다. 왕분도 그들의 입장은 이해했다. 그러나 이곳은 전장. 그런 말뿐인 대립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서로 생각지 맞지 않을 때 "힘"으로 시비를 가르기 위해 이 전장이 있지.진왕의 검을 자처한 왕분. 그리고 한치도 물러날 생각이 없는 마남자. 중화의 패권이 달린 격돌이 이어진다.
덤벼라 마남자.
진왕의 검으로서 네놈을 이곳에서 잠재워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