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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좀비탈출/5-1-2

전선택지 창작:좀비탈출/5-1

목차

1. 본문
2. 다음 에피소드
3. 정보
4. 분류

1. 본문

시체를 치운다.
식량을 챙긴다.

다시 냉정해질 차례다. 팔자에도 없는 액션 영화 촬영 탓에 머리에 피가 너무 몰렸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잊지 말자. 나는 식량 필요하다. 게다가 토트넘을 보라. 녀석은 90kg는 나갈 것다. 저 무거운 덩어리를 어디로 치운단 말인가? 애초에 그런게 가능한 체력 나한테 있는 걸까? 땀을 뻘뻘 흘리고 노동을 한 뒤에 몸살라도 나서 쓰러져 버리면 토트넘에게 물리는 것과 무슨 차가 있을까?

"하지만 녀석의 시체가 다른 놈들을 끌어들면 어떡하지?"

머릿 속의 목소리가 말했다. 녀석들의 개인차. 하체가 발달한 녀석 있으니 다른 것 발달하거나 썩지 않은 녀석도 있을 법하다. 그래 예를 들자면…… 후각 멀쩡한 녀석. 제 토트넘은 시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다. 움직지 않는 고정된 썩은내 스팟으로 활약하겠지. 녀석들 중에 후각 남은 녀석 있다면? 녀석들의 뇌는 냄새의 호불호를 분별하진 못할 것다. 하지만 강렬한 자극 있다는 것 정도는 감지할 것고 그게 녀석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면…….

…… 아니다. 지금은 과학실험을 할 때가 아니다. 불확실한 추측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지 않던가. 렇게 뼈에 사무칠 때가 다 있군.

나는 토트넘의 시체를 그대로 놔두고 장독대로 향했다. 커다란 돌덩를 모자처럼 쓰고 있다. 분명 쌀은 첫번째, 야채는 두 번째였다. 나는 끙 소리를 내며 돌을 들어올린 뒤, 행여나 쿵 소리를 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살포시 내려놓았다. 토트넘을 그냥 둬야한다는 내 생각 맞은 것 같다. 그 작업을 한 후에 것까지 하기란 정말 불가능했을 것다.



내가 치운 돌은 두 개째까지다. 기억 맞다면 세 번째 부터는 된장, 고추장, 간장의 순서일 것다. 물론 그것들도 필요하지만 제 와서야 담아갈 수단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망할 놈의 그릇을 챙겨왔어야 했다. 그래서 세 번째부터 포기하고 쌀과 야채만 가방에 담을 수 있는 만큼 담았다. 정도만 해도 대략 일주일치는 된다. 대로 집으로 돌아가 현관을 잠가 버리면 내 목숨은 적어도 일주일 연장되는 것다.



식량을 옮긴 뒤 깨끗히 몸을 씻었다. 물리진 않았지만 잠깐나마 녀석들과 접촉했던 것은 찜찜한 일다. 마지막으로 들었던 라디오 정보에선 녀석들에게 물리거나 체액 혈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은 안전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까지 진실일까? 혼란을 막아보려는 질병관리국의 정보조작 아니란 증거가 어디에 있을까? 그러다가 내가 씻는 그 물 며칠 동안 찜찜해서 쓰지 않았던 "수돗물"란 사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뭐가 어떤가? 왠지 젠 신경쓰지 않는다. 체약 묻었던 옷은 비닐봉지에 담아서 버렸다. 세탁을 하기엔 물 아깝고 시간도 아깝다.

가져온 쌀은 밥을 하려다가 포기하고 죽으로 바꿨다. 그편 양을 늘려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었다. 무나 배추같은 야채도 가져올 수 있었지만 막상 해먹을 방법 없었다. 그래서 조금씩 잘게 썰어서 죽에 넣고 끓여버렸다. 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엉망진창인 죽었지만 간만에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나는 행복한 기분 들었다. 뭔가 보통 생활에 다가간 듯한 기분. 마당을 온전히 손에 넣는다면 조금 더 보통 같은 기분 들 것다. 그리고 그런 기분 만있다면 지옥 내려앉은 세상에서도 당분간은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 들었다.



저물었다. 어둠 내리면서 담장 너머로 녀석들 돌아다니는 기척 들려온다. 나는 커튼을 젖히고 쇼파에 앉았다. 시간 지나면서 멀거나 가까운 곳에서 녀석들 그르렁거리는 소리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런 소리가 담장 안에서 들리는 경우는 없었다. 윽고 본래 우리집 마당을 용하던 손님들 하나둘 몰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녀석들 담장을 넘거나 대문을 여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녀석들은 대문 근처를 배회하거나 잠깐 동안 문을 두드리다 말았다.

한 번은 긴장한 적도 있다. 한 녀석 담장을 뛰어넘을 것처럼 껑충거리며 뛰는 행동을 한 것다. 45도 각도로 비틀어진 머리통 담장 위로 솟았다 말았다하는 장면은 심장에 좋을 것 없었다. 하지만 녀석의 운동능력으론 무리였다. 계단 정도였다면 올라올 수 있었겠지.

관찰 결과 하룻밤 다 가도록 마당으로 침입하는 녀석은 없었다.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며 나는 묘한 행복감에 젖었고, 오래간만에 거실에서 보는 동네 풍경은 아버지가 사랑했던 바로 그 세트장었다. 어슬렁거리는 출연자들 따윈 없는 셈 쳐주지.



어제 남은 죽으로 아침인지 야식인지 모를 끼니를 때웠다. 졸음 몰려왔고 나는 침대에 뛰어들었다. 항상 같은 침대였는데 오늘만큼은 깃털처럼 부드럽다. 20시간 조금 못 되는 인간적인 생활의 여파인지 피로와 공복감 밑에 숨어있던 다른 욕구들 스멀스멀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전부 미학적 욕구나 지식욕처럼 점잖은 거면 좋겠지만... 나는 인간.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그건 중요한 일고 살아가는 실감 나는 일다. 그러니까 가끔은…… 아니 어차피 혼자 있는데 눈치 볼게 뭐가 있어? 나는 졸음을 잠깐 미뤄뒀다.

기대와는 달리 욕구는 강렬하진 않았다. 조금씩 고개를 들려고 하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사그라든다. 그 벽라는게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만큼 가깝진 않지만 귀를 막지 않고는 피할 도리가 없는 녀석들의 울부짖는 소리. 그르렁

"저 소리가 자장가 처럼 들리게 되면 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

좋아, 다음 기회를 노려보자. 시간은 썩어나게 많으니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잡지를 치웠다. 잡지는 안방에서 찾았는데 아마도 우리 아버지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말을 말자. 인터넷도 전기도 끊긴 지금은 게 유일한 반찬거리다.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적어도 정신적 위안은 찾을 수 있다. 구식라 고맙습니다 아버지.



나는 정오까지 잤다. 그건 창 밖 어디에도 녀석들지 않는 걸로 알 수 있는 일다.

신기한 일지만 눈 떠지자마자 나는 생각을 전개했다. 그것도 무얼 고민하는 것도 없. 아니, 설명 상했는데 그 생각라는게 앞으로 뭘해야 할지 같은걸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놀랍게도 그런 과정을 전부 생략해 버렸다. 즉 눈 뜨자마자 하나의 결론 정해져 있었고 오로지 그걸 어떻게 룰지만 생각했다.

나는 집을 대대적으로 보수할 것다.

지금 생각하는건 집을 어떻게 보수할 것냐다.


2. 다음 에피소드

3. 정보

최초작성자 함장
주요기여자
장르 호러, 생존
프로젝트 좀비탈출

4.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