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
식극의 소마 227화. 2nd BOUT의 행방
- 심사는 반역자 팀부터 시작해 엄청난 호평 행진을 이어갔다. 미마사카 스바루의 초밥은 샤름, 메기시마 토스케의 라면은 이스트와르 담당.
- 둘은 각기 다른 음식을 먹었고도 "소재의 에너지가 노도의 기세로 연속사출" 이라는 인상적인 평을 같이하며 대단한 호평을 내린다.
- 미마사카의 트레이스는 완벽한 수준이었고 마지막 어레인지 초밥은 "훈제 간장"을 쓴 네기토로 군함말이. 서포트와 자기 조리를 완벽하게 양립했다.
- 메기시마의 라면은 "하리사"라는 아프리카 특유의 고추 조미료와 닭고기와 땅콩으로 맛을 낸 아프리카풍 스프가 조합된 새로운 요리.
- 초반에 쿠가 테루노리의 탕수육을 아리송해 했던 안은 막상 맛을 보고는 "너무 맛있어서 술에 더 취했다"는 정체불명의 평을 남긴다.
- 쿠가는 "소스 오 비네그르 발사믹"라는 프랑스 소스를 이용해 발사믹 식초와 훈제 간장으로 탕수육 고기의 맛을 정리해 녹차의 향을 극대화했다.
- 쿠가는 자기 자신의 틀을 깨는 것만이 츠카사 에이시에게 설욕할 길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껏 숨겨운 기량을 남김없이 발휘해 츠카사의 인정을 받아내는데.
- 그런데 츠카사는 "지금까지 쿠가와 다르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것만으론 3학년들을 이길 수 없다 자신하고, 실제로 센트럴의 시식이 시작되자 전세를 급변한다.
- 츠카사의 요리를 먹은 안은 거의 겁내는 것같은 반응을 보이며 심지어 심사를 거부하는데, 츠카사가 그녀를 다그치며 요리를 마저 먹인다.
- 잠시 뒤, 츠카사는 유키히라 소마에게 천연덕스럽게 "미안하게 됐다"며 다음에는 소마가 직접 올라골 거냐고 묻는데.
- 전광판에는 반역자팀의 전패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있었다.
2.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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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시작된 2nd BOUT 최종 심사. 시작은 반역자 측부터. 이스트와르가 메기시마 토스케의 라멘을 맡고 샤름이 미마사카 스바루의 초밥, 앤은 쿠가 테루노리의 탕수육이다. 반역자들의 요리는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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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도코로 메구미는 자기가 심사받는 선수들보다 더 긴장해서 사람 인자를 써서 삼키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 요시노 유키나 사카키 료코도 같은 심정. 유키히라 소마는 비교적 차분하게 선전을 기원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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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름은 메기시마의 초밥을 먹기 전부터 상당히 만족스러워 보인다. 불로 구운 초밥이 그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 메기시마의 라멘은 겉으로는 고추라는 주제를 어떻게 살린 건지 알기 어렵다. 이스트와르는 별첨된 빨간 테이스트가 고추 요소가 아닌지 짐작하며 신중하게 관찰한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짐작이 가능한 둘의 요리와 달리 쿠가의 요리는 문자 그대로 미지수. 앤은 취중에도 그 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중화 냄비로 튀기고 볶은 고기를 다시 훈재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 맛이나 주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했는지는 먹어보지 않으면 전혀 예측이 불가능. 이제 이걸로 플레이팅에 대한 평가는 정리가 됐다.
쿠가는 조용히 눈을 떴다. 그의 안에서 2년의 세월 동안 응어리쳐 있던 상념이, 츠카사 에이시에 대한 분노가 어떤 식으로든 끝날 때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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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름과 이스트와르가 각자 택한 요리의 첫 숟갈을 떴다. 초밥과 라면. 전혀 다른 두 요리를 입에 넣은 그들의 첫 소감은 놀랍게도 일치했다.
이건......!
입에 넣은 순간 소재의 에너지가 노도의 기세로 연속사출!
회피는 이미 늦었어... 아니 회피는 하고 싶지도 않아.
전탄 맞아버렸어!
맛의 일제사격에 지격 당한 샤름과 이스트와르. 심사위원들이 쓰러지는 걸 보면서 반역자들이 환호를 질렀다. 샤름은 모든 초밥이 맛있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는 "정수리살 스시"를 꼽았다. 짚과 목초로 향을 입힌 참치 정수리살. 본래 참치에서도 가장 희소성 높은 특수 부위다. 깊으로 구운 덕에 해산물 특유의 비린내가 전혀 없고 순수한 기름의 향기만이 남아서 날뛰고 있다. 이 평을 들은 하야마 아키라는 미마사카의 트레이스가 그만큼 완벽했다고 평하고 승부의 향방은 어레인지를 가한 마지막 초밥, "군함말이"에 있다고 단언했다. 나키리 아리스도 의견을 같이하며 과연 어떤 맛으로 완성시켰을지 주목했다.
군함말이를 집어든 샤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군함말이에 올라간 네기토로는, 사실 머렝이었던 것이다. 맛을 본 샤름은 또 하나의 비장의 무기를 발견했다. 훈제 간장이었다. 단지 쿠가에게 조력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게 아니었다. 최후의 어레인지를 위한 회심의 카드. 미마사카가 내놓은 어레인지 초밥은 "메추리살 노른자와 훈제 간장을 섞은 나카오치 군함말이"였다. 나카오치란 참치의 양쪽 살을 발라내고 남은 등뼈 부분의 살을 의미한다. 훈제 간장이 첨가된 밥과 김이 나카오치의 기름기와 만나 절묘한 향을 내고 그 위에 올려진 머렝, 메추리알 노른자, 파가 네기토로를 얹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식감을 연출한다. 샤름은 이것을 "궁극의 네키토로 메추라기밥 군함"이라 이름붙이고 싶다고 평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호평. 카와시마 우라라가 이를 갈면서 분해했지만 그녀 또한 미마사카의 초밥을 맛 봤기 때문에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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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메기시마의 아프리칸 라면. 겉 보기엔 면에도 스프에도 주제인 고추의 요소는 커녕, 이름은 아프리카의 요소가 어디있는지도 알 수 없다. 짐작하자면 가운데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붉은 조미료. 과연 저것이 주제를 살리는 키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메기시마는 그렇다고 자신했다. 그 조미료는 "하리사"라는 아프리카 특유의 조미료였다. 그가 직접 나서서 설명하길, 그 재료는 파프리카 파우더, 캐러웨이씨, 레몬 즙과 마늘 등 자극적이고 강렬한 소재들. 그리고 여기에 중심이 되는 것이 "대량의 고추"를 휘저어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것이다. 여기까지 듣고나자 소마도 짚이는 데가 있었다. 분명 아버지 사이바 죠이치로가 쿄쿠세이 기숙사를 방문했을 때 같은 것을 만든 적이 있다. 그때 아버지는 "아프리카의 조리묘"라고 짤막하게 설명했을 뿐이지만.
스프도 아프리카의 요소를 잘 살리고 있었다. 그 스프는 "치킨 무암바". 닭고기와 땅콩류, 토마토를 함께 푹 삶은 아프리카 풍 스프다. 라면 맛의 베이스를 잡아주며 자극적인 하리사와 좋은 시너지를 일으킨다. 이스트와르는 요시노 유키가 기겁할 정도로 하리사를 퍼넣었다. 하지만 메기시마의 계산은 완벽했다. 하리사를 넣을 수록 매운 맛과 함께 깊은 맛이 강렬해졌다. 국물에 대량으로 투입된 땅콩 덕이었다. 땅콩 특유의 감칠맛과 부드러움, 떪은 맛이 하리사의 매운 맛과 어우러지면 독특한 깊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여기에 수제 땅콩 버터로 조린 찻슈, 국물이 잘 배는 살짝 두껍고 꼬불한 면은 중독될 정도였다. 이스트와르의 표현은 "몸이 작열하게 허덕이는 맛".
이 세상에 없던 라면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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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론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호평 행진. 이제 관건은 안이 담당한 쿠가의 탕수육이었다. 시식 전에 안이 내키지 않아했던 인상이 마음에 걸리는데.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절정에 도달한 안의 모습이 펼쳐졌다.
너무 맛있어서 술이 더 취했어요!
그런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은 그렇게 주장했다. 좌우간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격찬이었다. 그건 말하자면 "흑초 탕수육"이었다. 흑초 소스가 발라져 장식물처럼 반짝이는 탕수육. 그걸 먹는 순간 숨겨져 있던 녹차의 강렬한 향이 시야를 신록으로 물들이는 극상의 맛. 관건은 흑초 소스다. 발사믹 소스에 미마사카가 준 훈제 간장을 함께 졸여 향을 극대화했다. 쿠가는 기존 탕수육의 틀을 철저히 파괴하고 돼지고기 특유의 텁텁한 뒷막과 기름기를 신맛과 감칠맛으로 잡았다. 그 자리를 녹차의 향으로 채우면서 돋보이게 만들어 단연 요리의 주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이 요리가 순수한 중화요리가 아니라는 점. 여기엔 수준 높은 프랑스 요리의 기술이 접목됐다. 사천요리 전문을 자부하는 쿠가로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대목. 쿠가는 "소스 오 비네그르 발사믹" 소스를 활용했다고 인정했다. 소스 오 비네그르 발사믹은 발사믹 소스에 육수를 조려 응축한 "글라스 드 비앙드"를 함께 조리는 프랑스의 소스다. 쿠가의 말을 들은 이르트와르는 그 소스라면 가벼운 신맛과 육중한 중량감을 겸비해 탕수육의 포텐셜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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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가의 파격행보는 적과 아군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센트럴 측의 코바야시 린도는 "그 쿠가가 프렌치"라며 츠카사 에이시에게 놀라운을 표현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다. 반역자 측에선 미토 이쿠미가 해볼만하게 됐다고 환호했다. 반역자 측에서도 한결같이 중화요리 전문인줄 알았던 쿠가가 이렇게까지 폭넓은 아이디어와 테크닉을 구사한 것에 감탄했다. 그건 전적으로 츠카사 에이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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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가는 츠카사에게 패배한 날로부터 오늘까지, 자신의 요리를 바꾸기 위해 뼈를 깎는 시간을 보내왔다. 과거의 자신이라면 녹차라는 테마를 살리지 못했을 것이다.
중화나 사천이라는... 자기가 만든 껍질을 깨부순 것 뿐.
오늘 츠카사 에이시에게 이긴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쿠가가 누구? 라는 말은 못 하게 만들겠어.
그 말을 묵묵히 들은 츠카사가 고개를 들었다.
정말 지금까지의 쿠가하고는 다르구나.솔직한 인정. 그러나 패배선언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특유의 소심한 말투로 그런 의견을 피력했다.
굉장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런 노력만으로 넘어설 수 있을 정도로 우리 3학년은 약하지 않을......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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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의원들이 막 센트럴의 요리로 넘어간 시점이었다. 안은 아직도 흑초 탕수육의 여운에 잠기고 싶어하며 츠카사의 네 가지 요리 중 하나를 맛봤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게 뒤집혔다. 안이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리액션과는 확연이 다르다. 쿠가와 소마가 그것을 직감했다. 압도적인 맛의 폭풍이 그녀를 휩쓸고 간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마치, 그녀가 빠져나가지 못할 무언가에 휩싸인 듯한 모습. 방금 전 심사와 다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그들이 보았던 어떠한 리액션과다 다른 성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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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숟가락을 놓친 안. 술기운 마저 달아나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시식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겁에 질린 듯, 심한 자극으로 마비된 듯 보였다. 츠카사 에이시는 그녀의 그런 모습은 알 바가 아니었다. 그의 요리는 각기 다른 네 가지 퓌레를 스프와 함께 먹는 요리. 츠카사는 퓌레와 함께 주변에 담긴 스프도 먹어야 한다고 권했다. 하지만 안은 여전히 몸서리를 치며 심사를 기다려 달라고 사정했다.
기... 기다려 주세요.
지금...... 이 이상의 자극을 받았다간...
츠카사는 그래서는 이 요리가 완성되질 않는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리고 직접 숟가락을 들고 그녀에게 스프를 떠먹이려고 했다. 빨리 맛 봐주지 않으면 자신이 "곤란"하다는 말과 함께. 안은 몇 번 거절했으나 결국 그에게 함락되었다. 억지로 스프를 입에 흘려넣은 그녀가 두 번째 충격으로 몸을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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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대회장은, 아니 레분토 섬 전체가 정적에 휩싸였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가운데 츠카사 만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자 유키하라. 다음에는 네가 올라올 거야? 어쩔 거야?
미안한걸? 모처럼 모은 동료인데 말이야.
단상 위에서 소마를 내려다 보는 츠카사. 그를 노려보는 소마. 전광판에는 3 대 0, 반역자 측 선수 전원이 3 대 0으로 패한 처참한 스코어가 떠올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