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4. 저주받은 단도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 690

ID: 어육장향/작성일: 20XX.10.XX 23:00

 

술도 들어갔고, 마침 딱 떠오른 이야기도 있으니 써볼까 합니다.

 

ID: 도키도키/작성일: 20XX.10.XX 23:00

 

뭔데?

 

ID: 닌니쿠니쿠/작성일: 20XX.10.XX 23:01

 

오오 뭔데 뭔데? 나 궁금함.

 

ID: 어육장향/작성일: 20XX.10.XX 23:03

 

오래 전, 여행을 갔을 때 일입니다.

남자친구와 친구 커플과 함께 온천 여행을 갔는데, 그 근처에 있는 신사가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들렀던 적이 있었습니다.

 

편의상 남자친구를 K오, 친구를 A코라고 하고, 친구의 남자친구는 B군이라고 하겠습니다.

 

ID: 시리우스맨/작성일: 20XX.10.XX 23:03

 

오, 무서운 이야기 냄새!

가을과는 안 어울리지만 언제든 OK!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06

 

첫 날은 다 같이 온천욕을 즐기고, 다음날은 신사를 둘러보러 갔습니다.

신사에 가서 소원도 빌고, 새전함에 돈도 넣은 저와 남자친구는 주변 풍경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아직 여름이라 녹음이 우거진 산 너머는 초록빛이었고, 신사 주변에 자라는 나무도 우거져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아름다웠습니다.

 

이만 내려가려고, 같이 갔던 A코와 B군을 불렀지만 둘은 경내에 없었습니다.

또 멋대로 돌아다니는 거 아닌가 싶어서 K오가 둘을 찾으러 갔고, 잠시 후 K오가 두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나 "둘 다 어디 갔었어? "

A코 "신사 주변을 둘러보는데 뒷길이 있더라고. 그래서 뭐가 있나 하고 가 봤어. "

나 "뭐가 있었는데? "

B군 "작은 사당이 있고, 사당 문을 열어보니 투명한 상자에 단도가 있었어. "

A코 "되게 고급스러워보이는 단도였어. 검집과 손잡이가 검은색이고, 금박으로 물고기 비늘 무늬를 새겨넣은... "

B군 "장식이 없는 걸 보면 되게 오래된 단도같은데, 왜 신사 뒷길에 보관해두는걸까? "

 

애초에 신사에 뒷길이 있는지도 몰랐던 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뭔가 사연이 있는 물건이고, 신사에서 단도를 전시하거나 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15

 

그런데, 그 날 저녁이었습니다.

같이 온천욕을 하기 위해 A코와 온천에 들어갔을 때, 갑자기 A코가 사색이 되는 겁니다.

 

나 "왜 그래? "

A코 "비, 비, 비늘... 비늘이...! "

 

A코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등을 보여줬지만, A코의 손에 비늘같은 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A코는 그런 저에게 오히려 손등에 있는 비늘이 안 보이느냐고 반문하는 겁니다.

마치 커다란 물고기의 비늘을 보는 것 같은 푸른 비늘이 군데군데 돋아났다면서요.

 

A코 "바, 발에도 비늘이 있어...! "

나 "비늘이 어디 있다고 그래, 비늘같은 거 없어. "

 

하지만 A코가 비늘이 돋았다고 했던 발도 멀쩡했습니다.

 

저는 A코가 여행때문에 지쳐서 헛것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도 저와 같은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온천욕을 하러 갔을 때, B군도 손과 발에 비늘이 돋았다는 얘기를 했다는겁니다.

 

ID:시리우스맨/작성일:20XX.10.XX 23:16

 

비늘이 실제로 돋은 게 아니라 그런것처럼 보였다는거임?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16

 

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A코와 B군에게는 그렇게 보였던 듯 합니다.

 

ID:닌니쿠니쿠/작성일:20XX.10.XX 23:16

 

애초에 사당에 뭐가 있나 궁금해도 열어보지는 않지...

그게 주물일지도 모르는데.

 

ID:도키도키/작성일:20XX.10.XX 23:17

 

@닌니쿠니쿠 맞아.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27

 

다음날 아침, 저를 깨운 것은 A코의 비명소리였습니다.

 

나 "무슨 일이야...? 왜그래? "

A코 "비, 비, 비늘이... 어, 어, 얼굴에도 나 있어...! "

나 "무슨 소리야... "

 

A코는 얼굴에도 비늘이 돋았다고 했지만, 얼굴은 꺠끗했습니다.

상황은 남자친구 쪽도 똑같았는지, 아침부터 B군이 얼굴에 비늘이 생겼다고 비명을 지르는 통에 잠이 다 깼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둘 다, 손과 발에 돋았던 비늘이 팔과 종아리까지 올라왔다고 했습니다.

 

피곤해서 헛것을 본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행을 계속 하기엔 어딘가 찝찝해서, 저와 K오는 A코와 B군을 데리고 어제 그 신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무녀님께 사정을 설명하자, 하얗게 질린 무녀님꼐서 곧 신관님을 데려오셨습니다.

그리고 신관님은 A코와 B군을 보시곤 엄하게 꾸짖으셨습니다.

 

신관 "신사 뒷길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울타리까지 쳐 두었는데, 어떻게 들어가신겁니까? "

A코 "죄송합니다... "

B군 "죄송합니다... "

신관 "그래도 늦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군요. 지금이라도 조치를 취하면 괜찮아질겁니다. "

 

다행히도 신관님께서 둘을 안으로 들인 다음 경문을 읽고, 무녀님이 제령을 도와주셔서 더 이상 비늘이 보인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관님으로부터 크게 혼이 났습니다.

 

ID:시리우스맨/작성일:20XX.10.XX 23:28

 

작성자랑 작성자 남자친구는 괜찮은거야?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28

 

네, 저랑 제 남자친구는 괜찮았습니다.

남자친구가 둘을 데리러 안쪽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남자친구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합니다.

 

ID:도키도키/작성일:20XX.10.XX 23:29

 

그런데 둘은 왜 그렇게 된거임?

그리고 신관이 말한 늦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건 무슨 의미고?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40

 

신관님꼐 듣기로는, 단도에 깃든 존재는 악한 존재라고 합니다.이 곳에서는 겐소사마라고 부르고 있고요.

전해져 오는 말로는 저주로 환영을 보게 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하네요.

 

겐소사마가 씌이면 존재가 씌인 사람에게만 환영이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지면 환영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환각, 환청도 동반된다고 합니다.

결국 씌인 사람은 괴로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고 하네요.

 

왜 하필 물고기 비늘이었는가, 거기에 대해서는 A코와 B군이 물고기를 무서워하기 때문입니다.

A코와 B군은 스시는 먹을 수 있지만, 살아있는 생선은 무서워합니다.

죽은 생선이라고 해도 온전히 형태가 보존되어 있으면 무서워서 먹지 못 하고, 연어 스테이크나 스시처럼 손질한 것은 괜찮습니다.

 

겐소사마는 씌인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이용해 환영을 보여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어째서 주변에 물고기가 득실거리는 환영도 아니고 물고기로 변이되어가는 환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ID:도키도키/작성일:20XX.10.XX 23:41

 

씌인 사람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을 보여주는것인가...

무섭네, 그거...

 

ID:시리우스맨/작성일:20XX.10.XX 23:41

 

그럼 단검은 그 신사에서 쭉 보관하고 있었던 거래?

 

ID:닌니쿠니쿠/작성일:20XX.10.XX 23:43

 

작성자랑 남자친구는 왜 괜찮은거야?

작성자 남자친구도 작성자 친구랑 친구 남자친구를 데리러 갔다며.

 

ID:어육장향/작성일:20XX.10.XX 23:44

 

단도의 보관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신사에서 보관해두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길목에서 두 사람을 불렀을 뿐이고 단검이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검이 있는 곳은 금줄이 쳐져 있어서 웬지 들어가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씌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뒷길이 있다는 것을 A코와 B오가 말해줘서 알게 된 입장입니다.

 

ID:시리우스맨/작성일:20XX.10.XX 23:45

 

작성자가 헛것을 본 거라고 여기고 신사에 안 갔더라면 큰일날 뻔 했네...

 

ID:닌니쿠니쿠/작성일:20XX.10.XX 23:46

 

그러게. 천만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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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렁거리는 성격. Lv.1에 서울의 어느 키우미집에서 부화했다. 먹는 것을 즐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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