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 1일차

노숙까마귀 0 219

오전 4시

포인트 요크, 던위치 호텔

 

“알아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찾아보죠.”

  난 수화기를 내려놓은 직후 한숨을 쉬었다. 아까 전 의뢰인은 전에 일하던 곳의 상사였다. 그 여자가 내주는 일들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었다. 그리고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다.

  그 여자는 가끔씩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해왔다. 대부분이 그녀가 시킨 일을 하다가 사라진 사람들이었다. 난 이들을 찾을 수 있는 한 찾아냈다. 마이클 윈터스는 바다에서 인양한 세단 운전석에 묶여있었다. 그는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이사벨 호세프는 찾았을 때 숯이 되어있어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난 그녀의 신원을 소지품을 통해 확인했다. 막심 파스테르나크는 사막 한가운데 묻혀있었다. 난 그가 묻힌 곳을 알아내기 위해 3일간 온갖 짓을 하고 다녔다. 이제 또 한명을 찾아야한다. 난 이 일이 싫다. 하지만 그 여자의 의뢰는 거절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일을 맡게 되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아까 전에 썼던 메모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리카르도 고메즈. 27세 남성. 갈색 머리에 갈색 눈. 왼팔에 나침반 문신. 던필드 야드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 나는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셨다. 지금 상황에 도움 되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난 이걸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았다. 결국 담배 한 개비가 다 탈 때까지 별다른 묘안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포기하고 냉장고에서 보드카 한 캔을 꺼내 마신 다음 소파에 누웠다. 내일이면 할 수 있는 것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

 

오전 9시

포인트 요크, 올드 타이거 주점

 

  아침의 주점은 한산했다. 바에서는 세 명의 노인들이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시끄럽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구석의 테이블에는 안경을 쓴 남자가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바텐더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안경 쓴 남자의 테이블에 앉았다. 그 남자, 피에르 샹부와는 언제나 이곳에 있었다.

“좋은 아침이야.”

“…그래. 좋은 아침이네.”

  난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어제 의뢰를 받았을 때부터 기분은 암담했다. 밝은 인사로는 기분을 밝게 만들 수 없었다. 이러고 있을 바에는 최대한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찾을 사람이 생겼어.”

  난 고메즈의 인상착의와 실종 위치만 알려주고는 뜨거운 우유를 홀짝거렸다. 알려줄만한 정보도 없었지만 필요 이상으로 알려주면 의뢰인과 나에 대해 알려주게 될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자세히 알려주고 싶지는 않은 것들이었다. 특히 이 남자한테는 말이다. 그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번 알아보겠다고 말하였다. 그 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우유를 홀짝거렸다. 둘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오늘은 바빠서 이만 갈게.”

  우유잔을 최대한 빨리 비우고는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주점을 나갔다. 시시한 이야기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사실 말할 만한 이야기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

 

오후 10시

포인트 요크, 던위치 호텔

 

  어젯밤 나는 해가 뜨고 나면 뭔가 묘안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건 멍청한 생각이었다. 지난 몇 시간 동안 난 고메즈를 찾기 위해 생각나는 모든 것을 해보았다. 하지만 이 정도 정보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난 여섯 시간 가까이 던필드 야드를 돌아다녔고, 한 시간 정도 알 만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확은 없었다. 매우 간단한 외모 서술, 이름, 나이만으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빵 다섯 덩이로 5천명을 먹이는 일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나는 아무런 소득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나는 주점에서 보드카 한 캔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했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보드카를 마시고 아무 곳에나 쓰러져 잘 계획이었다. 하지만 내 계획은 쉽게 이루어 질 수 없었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인기척을 느꼈다. 누군가 방에 숨어들어왔다. 난 어깨의 권총집에서 9mm 자동권총을 꺼내 장전했다. 그러고는 가능한 조용히, 가능한 침착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거실 소파에 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짧게 자른 잿빛 머리카락,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녹색 눈동자.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난 권총을 탁자 위에 올려놓으면서 한숨을 쉬었다.

“루비, 오늘은 오기로 되어있지 않았잖아요.”

“너 보고 싶어서 왔지. 그런데 그 종이 가방에 담긴 것은 뭐야?”

  네이선 루벤슈타인은 능청스럽게 대답 같지도 않은 대답을 내놓았다. 나는 종이 가방에서 보드카를 꺼내 그의 눈앞에서 흔들어보였다.

“자기 전에 마시려고 사왔죠. 같이 마실래요?”

“아니. 괜찮아.”

  냉장고 문을 열고 보드카를 집어넣었다. 오늘 마시려던 계획은 내일로 연기되었다. 자기 전까지 이걸 마실 일은 없을 것이다. 냉장고 문을 닫은 후 나 역시 소파에 걸터앉았다. 긴장을 풀자 온 몸의 근육이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기 전에 술 마시는 습관은 건강에 안 좋아.”

  순간 우리가 이런 일을 하면서 건강에 대해 논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그걸 입 밖으로 내놓지는 않았다. 그 대신 나는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왜 오신건가요?”

  루비는 잠깐 동안 한 방 먹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원래 표정을 유지하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보스가 몇 가지 정보를 깜빡해서 전해주러 왔어.”

“등신 같은 년.”

  그 여자가 맡긴 의뢰는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그 여자의 의뢰는 언제나 어디 한구석의 나사가 빠져있었다. 마치 나를 엿먹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느껴졌다. 루비는 “못 들은 걸로 해둘게,”라고 말한 다음 추가적인 정보를 알려주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도움이 될 만한 정보였다. 고메즈와 함께 일하던 사람이 한명 있었다. 압델 살라흐. 던필드 야드 비숍워스 공동주택 3-201 거주. 그에게서 고메즈에 대한 괜찮은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루비에게 몸을 기대었다.

“무거워.”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녔으니 조금만 봐주시죠.”

  우리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루비였다.

“그동안 무슨 일 있었어?”

“죽빵을 맞아서 앞니가 하나 부러졌어요.”

  그 뒤로 몇 시간 동안 우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 주변에서 나도는 소문들. 일에 별로 일에 도움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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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연습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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