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급되는 인명 등은 모두 픽션입니다.
2010년 6월 3일
지구 근궤도
지구 근궤도의 우주 공간. 고요함만이 감돌아야할 공간에 적막을 깨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星を離れて 何世代の夢
별을 떠나온 수 많은 세대의 꿈이
노래 소리의 주인은 느긋하게 팔짱을 낀 채로 지구 근궤도를 부유하고 있는 우주선이었다. 본격적으로 미션이 진행될 때 까지는 지구 근궤도에 머물러 있도록 지령 받았기 때문에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헤드폰으로 수신받은 지구에서의 노래를 무심코 흥얼거리면서 본격적인 임무 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식으로 부여받은 이름은 '태양 전력 세일 기술 실증기'였지만, 너무 길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별명인 '이카로스'로 불리었다. 이카로스라는 별명도 사실 'Interplanetary Kite-craft Accelerated by Radiation Of the Sun(IKAROS, 태양 복사 추진 연 형태 행성간 탐사기)'라는 긴 이름이었지만 그에게는 그런 머리 아픈 학술 명칭보다는 이카로스라는 근사한 축약어를 더 마음에 들어 했다.
그가 아직 개발되기도 전이었던 2000년대 초, 태양 전력 돛을 사용한 목성권 탐사 계획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전 단계이자 필수 과제로서 궤도에 대형 막면 전개 실증기를 우주 공간에 올려보내는 과제가 주어졌고, 2006년에 이를 위한 두가지의 실증기 개발 계획이 수립되었다. 첫번째는 1991년경부터 JAXA가 달 탐사를 위해 개발하던 와중 무리한 조건에 잇따른 실패로 프로젝트가 좌초되었던 LUNAR-A 오비터를 개조하여 차기 고체 로켓(후에 이 로켓은 엡실론 로켓이란 이름으로 2013년에 실용화 되었다.) 1호기로 발사한다는 계획이었고, 두번째는 새로 개발한 300kg 미만의 소형 실증기를 H-IIA 로켓에 의한 발사로 변경된 PLANET-C 탐사기(후의 금성 대기 탐사기 아카츠키)에 같이 실어 날려보낸다는 계획이었다.
최종적으로는 차기 고체 로켓의 발사도 불확실하고, 오비터도 세월이 흐르며 너무 노후화가 진행되었기에 보류되었고 개발 기간도 짧았기에 국제적으로도 경제성이 있을거라 판단된 후자가 채택되었다. 그리하여 2007년 4월 1일, JSPEC(* 달•행성 탐사 프로그램 그룹) 탄생과 동시에 사전 프로젝트로 이행되었고 2008년에는 정식 프로젝트로 이행되며 '태양 복사 추진 연 형태 행성간 탐사기', 통칭 '이카로스'라고 명명되었다. 그렇게 이카로스라는 이름을 갖게된 그는 다행히 자신의 새 이름을 개발진들의 예상보다 훨씬 마음에 들어했고, 개발진들이 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던 때에 그가 가장 재밌어했던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에 대한 이야기였다.
(* JAXA Space Exploration Center)
그와 같은 이름, 이카로스라는 이름을 가진 사내가 아버지와 함께 미궁을 탈출하면서 하늘로 날아 올랐지만 자유를 갈망하였다가 태양열에 의해 날개가 부서지며 추락한다는 이야기였다. 인간이 아직 하늘을 갈망하던 시절, 인간으로서는 처음으로 날개를 얻어 자유를 누리다가 결국 지상으로 떨어진 이카로스를 이제부터 아무도 해보지 못한 일을 가장 앞장서서 해야 하는 자신의 임무에 빗대본 걸지도 몰랐다.
幾千の時を 紡いできたから
"불꽃의 비마저도♪ 어딘가 평온해♪ "
'치직... 로스... 이카로스...'
커뮤니케이션 모듈에서 지구로부터의 통신이 수신되었다. 멋대로 전파를 잡아다 노래 들은걸 들킨건가 하는 심정으로 듣기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도 어쩔 수 없이 통신을 켰다. 과연 그의 예상대로 통신기에서는 짜증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단번에 비수가 되어 쏟아져 들어왔다.
'야, 이카로스! 지금 한가하게 노래 부르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아니 뭐, 딱히 할 것도 없고 임무도 안주는데 노래라도 불러야죠."
담당 오퍼레이터, 하즈키 씨의 목소리였다. 이카로스의 예상대로 그녀는 그의 딴짓이 매우 못마땅한듯 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노래의 출처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대화를 위해 노래를 끄는 것을 부탁해왔다.
'대체 어디서 노래를 수신해 듣고있는지는 몰라도, 그거 꺼줄래?'
"네네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죠."
暖かさだけを 求m...
따뜻함만을 찾ㅇ...
귀찮아 하는 티를 일부러 팍팍내면서도 이카로스는 고분고분 음악 재생을 끄고 지령 통신으로 연락을 취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는 통신이라고 해도, 지구의 상황실 쪽에서 이카로스의 상태를 체크하고, 이카로스에게서 보내지는 위치 정보 등을 주고받는 정도였기에 굳이 상황실 쪽에서 먼저 지령 통신으로 연락했다는건 드디어 임무가 하달된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카로스는 내심 들뜬 기분이었다.
'이제부터 네 임무가 시작될거야.'
"그거 듣던중 반가운 소리네요. 아마도 제가 태어나서 들은 가장 기쁜 소식일거에요."
어디서 배운건지 모를 이카로스의 실없는 농담은 무시하고 하즈키 씨는 이카로스의 미션을 개시했다.
"그럼 지금부터 이카로스에 대한 미션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는 우치노우라 기지국. 이카로스, 통신 상태 양호합니까?"
"여기는 이카로스. 통신 상태 양호합니다."
방금 전 까지의 티격태격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둘의 대화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부터 해야 할 미션은, 세계에서 아직 아무도 성공 한 적이 없는 미션이었다. 우주 항공 기술에 정평이 나 있는 NASA마저도 실패한 미션을, 지금 JAXA가 세계 최초로 도전하고 있었다. 성공하긴 매우 어려웠지만, 반대로 실패하긴 더더욱 쉬웠다. 그렇기에 이 미션은 앞으로의 우주 탐사의 방향을 결정지을 길잡이가 되어줄 미션이었고 미래를 위해 나아갈 미션에 실패 따위는 용납될 수 없었다. 그런 부담감을 떠안은 이카로스에게 주어진 생애 첫 임무는 그의 존재 그 자체나 마찬가지인 솔라 세일의 전개 임무 였다. 관제실의 지령에 따라 조심스럽게 수납해뒀던 솔라 세일을 천천히 전개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이카로스. 솔라 세일 전개 시작했습니다."
옛저녁에 블로그에 쓰다 버려둔 JAXA의 태양풍 범선 이카로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색한 부분 몇군데 고치고 그대로 업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