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구이

노숙병아리 0 446
맛있는 꼬치구이가 모닥불 위에서 타닥거렸다. 솜씨좋게 꼬치를 집어 입에 집어넣었다. 입을 닫기가 무섭게 입 안이 뜨거워졌다. 호호하고 입김을 불고선 턱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삭하게 잘 구워져  씹을 때 마다 감자칩같은 소리가 났다.뜨거운 육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강 비린내가 났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몇분 전 까지만 해도 팔팔하던 놈이라 더 맛있었다.다시 입 안이 뜨거워졌다. 입김을 불다가 A의 표정을 보았다. 못 볼거라도 본 것 같았다. 순간 입을 벌려 안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나 나나 나쁜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그만뒀다.
"먹을래?"
잘 구워진 다른 꼬치를 내밀며 물어보았다. 너무 잘 구워줘서 B에게 주긴 아까운 꼬치였다. A는 새파랗게 질려 손사래를 쳤다. 그의 손 끝이 꼬치를 쳤다. 꼬치에 꽃혀있던 물방개가 떨어져 모래밭 위에 나뒹굴었다.
"그걸 어떻게 먹냐? 안 징그러워?"
"싫으면 굶어."
떨어진 물방개를 집어 쳐다보았다. 하얗게 물든 두 눈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전혀 징그럽지 않았다. 그냥 기분 나쁜 광경이었다. 모래를 몇번 털어내고 한 입 베어물었다. A가 고개를 돌렸다. 그를 놀려먹는것도 재밌지만 이제 슬슬 재워야 한다.
"안 먹으려면 빨리 자. 내일 일찍 출발할거다."
물방개의 나머지 부위를 씹으며 물장군을 집어들었다. A가 오늘 저녁을 포기해준 덕분에 오늘 저녁은 편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밤은 여관에라도 들러서 괜찮은 식사나 해줘야겠다.
====
트위터에서 "맛있는"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보고 삘받아서 써본 것.

분량은 언제나 짧습니다.
언젠가는 고쳐야 할 버릇. 언젠가는.

Author

2,602 (41.8%)

저녁에 일정확률로 채팅방에 있음. 일정확률로.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47 VIII-4. 꽃으로 치장된 끝 작두타는라이츄 03.03 85
346 사신의 서 - (0) 엣날 옛적에 Badog 02.11 81
345 무기 리뷰 - 해방선 Zhuderkov 02.09 63
344 VIII-3. 인과응보 작두타는라이츄 02.06 74
343 VIII-2. Rimen game 작두타는라이츄 01.14 99
342 습작 - 1일차 노숙까마귀 01.06 134
341 VIII-1. 빛을 보지 못한 자의 원한 작두타는라이츄 12.30 112
340 Prologue VIII. Cryogenic curse 작두타는라이츄 12.01 132
339 외전 3. Adventure for Death 작두타는라이츄 11.13 155
338 VII-10. Intermission (3) 작두타는라이츄 11.08 142
337 VII-9. 금지된 영역 작두타는라이츄 11.08 149
336 VII-8. 어느 노배우의 사흘 작두타는라이츄 11.01 152
335 외전 II: Madness scissor 작두타는라이츄 10.26 144
334 VII-7. 낡은 옷의 원한 작두타는라이츄 10.20 163
333 외전 I. Stay alive, Stay abyss 작두타는라이츄 09.24 198
332 무채색 꿈 Literaly 09.20 238
331 VII-6. 죽은 자의 편지(2) 작두타는라이츄 08.14 253
330 VII-5. 죽은 자의 편지 작두타는라이츄 08.14 258
329 제일 길었던 3분 노숙까마귀 07.30 266
328 VII-4. 팔척 귀신 작두타는라이츄 06.04 329
327 VII-3. 구명령(救命靈) 작두타는라이츄 05.09 308
326 [Project:Union] 유트뵐리스와 차문화 Badog 03.26 338
325 VII-2. 지박령이 된 가장 작두타는라이츄 03.18 387
324 VII-1. 갇혀버린 영웅 작두타는라이츄 03.18 356
323 prologue VII-두 개의 무덤 작두타는라이츄 03.18 349
322 [Project:Unon] 알바네즈 요리에 대한 회고록. Badog 11.17 454
321 IKAROS P짱 10.26 455
320 VI-6. Die Schwarz Tulpen 미식가라이츄 10.13 380
319 VI-5. Die Lavendelblute 미식가라이츄 10.12 368
318 VI-4. Die Spinnenblume 미식가라이츄 10.11 350
열람중 꼬치구이 노숙병아리 09.19 447
316 착탄음 - 수정 사야카후손 09.06 403
315 착탄음. 사야카후손 09.04 399
314 VI-3. Die Kirschbluete 미식가라이츄 08.24 435
313 VI-2. Gloxinia 미식가라이츄 08.24 408
312 괴담수사대 ; VI-1. Die Tuberose 미식가라이츄 07.31 421
311 괴담수사대 ; Proligue VI. Gelben Rose 미식가라이츄 07.31 516
310 콜라 노숙까마귀 07.09 451
309 마녀의 밤 단편선 - 손님 Badog 07.09 449
308 이게 너의 손길이었으면 Novelistar 07.06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