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꽁트 - 풍운 마왕동!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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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의 밀명을 받고 마괴 황문을 쫓던 장송은 그가 전설의 비급을 찾아 마왕동으로 향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황문은 황제군을 이끌던 장군이었으나 악한 마음을 품고 반역했다. 그가 익힌 태음진공은 음의 비술로써 정신을 현혹하는 무술이나 장송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이는 장송이 강건한 인물로 어떠한 미혹에도 흔들림이 없는 올곧은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송의 추적으로 위험한 고비를 몇 차례나 넘겼던 황문은 태음진공과 표리일체한 무공 태양진공을 찾아 나서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태양진공은 현재는 전승되지 않는 전설상의 무공이었다. 이것을 태음진공과 아울러 익힌 자는 능히 천하를 쥘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집요하고 간악한 꾀를 지닌 황문은 조각조각 흩어진 전승을 모아서 태양진공의 흔적을 더듬어 나갔다. 마침내 비급의 형태로 그 전모가 전해지고 있고, 어느 외딴 산골에 있음도 알아냈다.

 

장송은 사악한 마괴의 목표를 분쇄하기 위해 분골쇄신했으나 한 발 늦고 말았다. 황문이 이미 마왕동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야 말로 황문과 사생결단을 낼 각오로 그를 뒤쫓았다. 마왕동으로 향하는 여정은 그의 모험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다. 사악한 황문은 그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공작과 음해를 거듭했다. 그러나 고결한 정신과 고강한 무공을 지닌 장송을 좌절시킬 순 없었다. 차례차례 암살자와 함정을 무력화시키고 그는 마지막 목적지에 당도했다.

 

"이곳이 마왕동!"

 

그가 도착해서 살펴보니 이미 마왕동은 자연동굴이라 할 수 없었다. 3척 높이로 조각된 돌사자가 그것을 증명한다. 악당의 손에 떨어져 역적질을 위한 본거지로 개조되어 있었다. 이미 몇 차례가 황문의 근거지를 소탕한 그였으나 이 천해의 미궁에 사악한 조작까지 가해져 있으니 어려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었다.

 

이윽고 공력이 담긴 목소리가 동굴 밖으로 울려 퍼졌다.

 

"올 줄 알고 있었습니다, 장송. 그 끈질긴 정신에 경의를 표하죠. 그러나 천하는 나의 편입니다. 태양진공을 습득하는 걸 막고 싶거든 그 문으로 들어오시죠."

 

마괴의 목소리였다.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음험함, 사악함. 그는 이미 비급을 손에 넣고 연마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장송은 그럼에도 문을 열었다. 그에겐 지금까지 넘겨온 사선에서 얻은 자신감과 경험이 있었다.

 

내부는 몹시 어둡고 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 그가 완전히 들어오자 문이 닫히고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후후 네가 장송이구나. 듣기만큼 강해 보이지 않는다만. 내 이름은 괴암. 과연 나의 암흑진공을 당해낼 수 있을까?"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암흑 속에서 치명적인 암수가 뻗어왔다. 어둠 속에서도 암살자가 뿜어내는 날카로운 살기는 손에 잡힐 듯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감각은 그뿐. 살초가 언제 어디서 뻗어올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장송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재빨리 짐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 그것은?"

 

부싯돌과 횃불이었다. 혼자 먼 길을 다니는 여행자의 필수품이다. 불이 붙자 어두웠던 사방이 훤해지고 암살자의 추악한 얼굴도 드러났다. 괴암은 말했다.

 

"왜 그런 걸 가지고 있는 거냐?"

 

"밤길은 위험하잖아."

 

"젠장! 무공 고수 주제에 준비성도 좋다니. 하지만 난 아직 지지 않았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송의 주먹이 내리꽂혔다. 단 한 방에 얼굴이 만두에 넣을 다진 고기처럼 변했다. 괴암의 전의는 그 순간 사라졌지만 자비 없는 장송의 공격은 그의 전신을 북어 두드리듯 쏟아졌다.

 

"죄, 죄송합니다. 내려가실 길은 저쪽입니다. 안내해 드릴까요?"

 

"됐으니까 불이나 켜줘."

 

"예, 옙!"

 

내려가는 길은 두꺼운 석문에 막혀 있었다. 그러나 장송이 운기조식 한 번 하자 맥없이 가루가 됐다. 장송은 또 다른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지하로 들어섰다. 자, 어떤 위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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