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안샤르베인 2 2,229

떨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정신을 차려야 살 수 있다는 걸 경험 덕에 알고 있었을 뿐. 상대가 대화가 통하는 타입이란 건 행운이었다.

무엇보다 그가 더 초조해하고 있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호기심이 들기도 했지만 소년은 억누르기로 마음먹었다. 저자가 왜 여길 왔고 이런 짓을 저질렀든, 무사히 돌아가기만 하면 그만이었으니까. 약속 상대는 지금쯤 화가 머리끝까지 났겠지만, 사정을 말한다면 이해해 주겠지.

그의 시선이 꽂힌 게 느껴졌다. 입술을 주시하고 있었다.

 

"뭘... 부탁하실 겁니까?"

 

대답이 빨리 이어지지 않자 초조한 모양이었다. 소년은 일부러 뜸을 들였다.

 

"글쎄. 그걸 언제 말할지는 내 맘인... 우왁 뭐하는거야!"

 

갑자기 상대가 얼굴을 들이대서 소년은 기겁했다. 가려져 있던 푸른 눈이 슬쩍 비쳤다.

 

"전 지금 당장 알아야 합니다! 급하단 말입니다!"

 

상대의 목소리는 진심을 담고 있었다. 소년은 난감해졌다.

 

"끄응... 좋아. 하지만 일 끝나고 그냥 도망가버리면 신고해버릴거야."

"알겠습니다."

 

소년은 이내 마음 약하게 굴었던 걸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손목을 붙들고 달렸다.

 

=============================

 

둘이 들이닥쳤을 때, 엘리자드는 책상의 서신을 정리중이었다. 밖에서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경비병이 두 사람을 가로막고 승강이 중이었다. 도대체 누가 이 곳으로 왔나 싶어 문 틈으로 내다보던 그녀의 안색이 변했다. 벌컥 문이 열렸다.

 

"왕자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왕자라는 말에 경비의 안색이 변했다. 황급히 고개를 숙여서 예를 표하는 경비병은 무시하고, 소년은 입을 열었다.

 

"어, 소란 피운 건 미안한데, 손님이 있어서 그래."

 

그 말에 엘리자드는 소년 옆의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온통 검은 옷을 뒤집어쓴게 언뜻 보기엔 수상해 보이는 손님이었다. 그는 자신과 같이 온 사람이 왕자라는 사실에 놀랐는지, 아까전부터 소년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소년이 옆을 힐끗 보고는 눈치를 줬다. 그제서야 그가 앞으로 나왔다.

 

"제네시스 장군님의 서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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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흐린하늘
와, 왕자...?
안샤르베인
넹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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