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무는 악마

작가의집 2 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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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무는 악마


평탄한 표면에 피로 그려진 말끔한 소환진에서 보랏빛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기운은 뿌연 안개를 뿜어내면서 소환진으로부터 나오는 실루엣을 휘감아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환진에서 나온 실루엣은 발못 언저리까지 몸이 빠져나오자, 비로소 멘트를 시작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성을 다 하는 퍼거토리 영혼거래소 소속 '발을 무는 아-아아아아악!!!"

 

호기롭게 자신의 이명을 강조해서 말하며 나오던 실루엣은 말을 다 마치지도 못하고 구두 밑창이 소환진에서 다 빠져나오자 마자 머리부터 추락하기 시작했다. 곧 이어 빠직하고 뭔가 부러지는 소리.

 

"마... 아시푸트 스토파페... 으아아아아..."

 

소환진에서 나온 존재, '발을 무는 악마' 아시푸트는 바닥에 떨어져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함몰된 머리를 하고선 피투성이가 된 꼴로 멘트를 이으려 애썼지만 이리저리 부러진 몸으론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바닥에 뻗어버린 아시푸트의 눈에 방금 자신이 나온 소환진이 어렴풋이 보였다. 말 그대로 '어렴풋이.' 머리의 함몰때문에 눈이 찌그러져서가 아니라 순전히 소환진이 바닥으로부터 5~6m는 멀리 떨어진 천장에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윽... 왜...?"

 

말단을 갓 벗어났지만 악마는 악마인 아시푸트는 찌그러진 머리를 빠른 속도로 재생해나가며 정신을 차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두침침한 것이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실내인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그 어둠은 아시푸트의 눈이 차근차근히 암순응을 하기도 전에 확 하고 밝아지며 걷혀졌다.

 

"....."

 

이제서야 시야가 트였지만 아시푸트는 안심하는 기색 하나 없었다.

 

"...으아아.. 으아...!"

 

내부의 모습을 둘러보는 아시푸트의 동공이 최소로 축소되었고, 반쯤 열려버린 입은 신음인지 숨소린지 모를 소릴 질질 흘려대기 시작했다.

 

환해진 실내의 벽에 잔뜩 진열되어 있는 것은 각각의 굽 높이 예외없이 10cm는 한참 넘어보이는 각양각색의 스틸레토 힐들과 그리고 보기만 해도 발이 아파보이는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 그리고 결정적으로 발을 착 감싸도록 만들어진 크기의 쇠 침이 잔뜩 박힌 아이언 메이든까지. 기괴하고 발에게 공포스런 물건들이 가득했다.

 

"으아아악!!! 느아아아악!!! 아냐! 아냐아아!!!"

 

이 극심한 시각적 테러로 인해 아시푸트는 주저앉은 자세에서 손으로 뒤를 미친 듯 짚어가며 발버둥쳤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못 가 손에서 느껴지기 시작한 격통, 그리고 비명과 함께 멎고 말았다.

 

"아파!! 뭐야?!"

 

손을 눈 앞으로 가져오자, 아시푸트의 두 동공이 다시 쪼그라들었다. 손바닥에 박혀 아시푸트의 살을 점점 태워먹고 있는 이물질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골기가 두 개 인 것도, 네 개 인 것도 있는 직육면체의 작은 조각들, 아시푸트는 오른손으로 왼손에 덕지덕지 붙은 그 혐오스런 조각들을 빼어던지면서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닥을 쭈욱 쓸 듯 둘러 본 뒤 경악에 차 소리질렀다.

 

"사방 천지가 다 레고잖아!!!!!"

 

혐오스런 플라스틱 장난감 조각들이 바닥에 지천이었다. 그것도 평범하게 놓인 것 없이 모조리 모서리를 천장을 향해 겨냥한 악의가 담긴 배치였다. 아시푸트는 플라스틱 조각들에게 포위되고 나서야 퍼뜩 난 생각에 몸 이리저리, 특히 머리에 무수히 들러붙은 레고조각들을 벌레 털 듯 신경질 적으로 털어내고 뽑아냈다.

 

"여긴 대체 뭐야아아아!!!!"

 

가히 500년만에 느껴보는 급의 공포스럽고 혐오스런 공간에 빠진 아시푸트는 실성한 듯 소리지르며 악을 써댔다.

 

".....!"

 

그 순간, 머리를 부여잡고 주변의 풍경을 보지 않으려 애쓰던 아시푸트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 하나.

 

"이 지옥- 아니, 천국같은 장소에서 나가야 해!"

 

탈출. 아시푸트는 자신이 나온 천장의 소환진을 상기하자마자 필사의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악마답게 중력따윈 깔끔하게 무시하고 벽을 평지달리듯 하는 아시푸트의 몸짓에 절박함이 가득했다. 소환진에서 떨어진건 어디까지나 멘트에 신경쓰느라 방심했을 뿐. 천장의 소환진은 빠르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손 끝이 진에 닿는 순간, 무언가가 아시푸트의 허리를 거칠게 휘감았다.

 

"끄허억!!!"

 

감긴 부분에서 느껴지는 불타는듯한 고통도 덤 해서. 아시푸트는 다시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아니, '악의 가득한 플라스틱 장난감이 잔뜩 깔린'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곧 이어 빠직하고 떨어지는 소리. 온 몸에 박힌 레고와 허리에 감긴 정체불명의 무언가에게서 가해지는 불 타는 듯한 격통 속. 아시푸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쓰러진 자신을 향해 킬 힐의 뒷 굽을 겨냥해 휘두르는 누군가의 인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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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음..."

 

실로 오랜만에 겪어보는 기절이었다. 200년 만이었나. 라고 생각하며 눈을 뜬 아시푸트의 눈에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와 마치 병실을 연상케 하는 방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킬 힐이니 스틸레토 힐이니 나막신이니 하는 혐오스런 물건은 없었다. 물론 레고도.

 

"여... 여긴?"

"아, 깨어났군요. 안심하세요. 여긴 지옥입니다."

 

아시푸트는 들려온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하늘에 계신 누군가를 경애하며 외칠 뻔 했지만, 가까스로 그걸 목구멍으로 씹어넘기며 기뻐했다.... 아니, 나한테 무슨 서술을 시키는거야?! 불경한 놈 같으니! 아. 미안합니다. 계속하죠.

 

"어떻게 된거요? ...아니, 아니, 이게 아니지. 가까스로 돌아오긴 했나보네요. 막판에 뭔지모를 어-마어마한 썅것에 잡혀서는 꼼짝없이 13번째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싶었는데."

"뭔 소릴 하는거야?"

 

들려오던 목소리가 갑자기 반말을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 말하는 이 사람은 어디 있는거야? 하며 목소리가 들려오는 머리 위를 향해 고개를 쳐들자, 아주 매끈한 두 다리와 허벅지를 살짝 가리는 빨간 미니 원피스, 그리고 물론. 원피스의 스커트 사이로 검은색 레이스가 수놓인 여성용 팬티가 보였다. 그리고 아시푸트의 머리위에서 말하고 있는 그 매끈한 다리의 주인공도.

 

빨간 원피스 위에 흰 연구가운을 걸치고 안경을 쓴 학구적인 매력의 여성. 그렇지만 아시푸트는 상체보단 이 다리의 더 아래에 있는것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 이유인 즉슨-

 

"네가 사는 지옥 말고, 네 놈 새끼의 지옥이라고."

 

걸쭉한 욕설과 함께 다리를 쳐 든 여성의 발에 신긴 13cm정도 이상의 킬 힐 덕분이었다.

 

"천국이야아아아아!!!!!"

 

그래 네 천국, 아니, 지옥인가? 아아아니, 서술자인 내 입장에선 지옥이겠지. 흠흠. 아시푸트는 내려꽃이는 킬 힐의 굽이 자신의 성대를 꿰뚫기 직전까지 괴성을 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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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간만의 기절이었다. 2분 전이었나? 라고 생각하며 눈을 뜬 아시푸트의 눈에 아까와 같은 풍경이 보였다. 달라진게 있다면 아까는 침대위에 올라서선 자신을 킬 힐로 정말 '킬' 하던 미녀가 지금은 침대 옆 의자에 다릴 꼬고 앉아 아시푸트를 '킬' 할 듯 쏘아보고 있다는 정도일까. 아, 그리고 발엔 이제 힐이 신겨져 있지 않고, 발목 양말만 신겨진 정도일까.

 

"다...당신은...."

"아, 깨어났군요. 안심하세요. 여긴 지옥입니다."

"아랫도리에 총 맞고 공산당 때려친 누구 흉내는 그만 좀 내고 싶은데요..."

 

여성은 아시푸트의 대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릴 박차고 일어나 이젠 바닥에 놓여있는 아까 그 킬 힐을 손에 꼬나들었다.

 

"말 대답 할 꺼야? 안 할꺼야?!"

"아- 안하겠쏘! 닷 씨는 안하겠쏘!"

 

부르르 몸을 떨며 아시푸트가 갑자기 이상하게 바뀐 말투로 대답했다. 여성은 반응이 맘에 들었는지 일그러뜨리던 얼굴을 벙글벙글 웃는 상으로 바꾸더니 자리에 앉아 다리를 홱 꼬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아시푸트를 바라만 보고 있자, 아시푸트는 자신만의 전매특허 특기인 영업용 미소를 아주 조심스럽게 지으며 또 조심스레 말했다.

 

"저어... 고객님? 절 부르신 이유가 어떻게 되시죠? 그리고 다짜고짜 절 학대하시는 이유가... 물론 저야 맞는걸 좋아하지만 제가 싫어하는 걸로만 골라 그렇게 때리시면 저도 아프거든요. 그러니까..."

 

여성은 대답대신 팔짱을 끼더니 방문을 향해 소리쳤다.

 

"사쿠리! 확인 해 봐."

 

방 문이 빼꼼히 열리고, 누군가 고개를 쏙 내밀었다. 잔뜩 찌푸리고 부루퉁한 표정. 그러나 아시푸트는 그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시푸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려 애쓰며 외쳤다. 목소리는 나왔지만 몸은 결박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어...! 약지 발가락이 아주 죽여주시던 고객님!!!"

 

.....아휴, 이 또라이새끼. 눈치없이 굴면 맞기만 하지. 저거 봐. 킬 힐 날아오잖아. 그 말이 끝나자 마자 킬 힐의 굽이 아시푸트의 아랫도리에 수 회 내리꽂혔다. 아시푸트는 악마가 되어도 똑같은 그 격통에 소리도 못 지르고 몸부림쳤다.

 

쨌든 문 사이로 고개를 내민 사람은 1화의 고객님이자 소위 '약관 사기'의 피해자였던 여학생이었다. 여학생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고개를 다시 빼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겠어?"

 

연구가운을 입은 여성은 안경을 코 끝에 다시 걸치며 아시푸트에게 물어왔다.

 

"아, 알겠어요! 확실하게! 저 고객님이 자기 약지 발가락이 어-엄청 맛나다고 자랑했는데, 직접 맛보니까 영 아니었던거죠? 그쵸? 에헤헤. 저도 그 땐 립 서비스 차원에서-"

 

붕신아.

 

"끼아아아아아악!!!"

 

킬 힐의 굽은 아시푸트의 복부에서 십이지장과 함께 춤추기 시작했다.

 

"틀렸어. 일단 저 '고객님'은 내 동생이고. 내 마도서를 멋대로 훔쳐다가 악마 소환을 한 걸 들켜서 방금까지 혼냈던 참이고, 넌 그 때 소환된 악마 나부랭이고, 메뉴얼대로라면 넌 아무 대가 없이 이후의 소환에 대한 설명만 하고 다시 연옥으로 떨어져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고, 사정을 캐물어서 들어보니 내 동생의 발을 능욕하다 못해 영혼까지 스크래치 냈지. 그리고 나선, 뭐? 약관 설명에 대한 조그마한 대가? 난 빡쳤고. 네 녀석을 여기 소환했지. 고로, 넌 내 함정 카드를 발동시킨거야."

"인터넷좀 작작 하셔야겠어요. 고객니-아아아악!!!"

 

킬 힐의 굽이 폐부와 간을 유린하며 탭댄스를 췄다.

 

"말 대답 할꺼야? 안 할꺼야?!"

"안 하겠쏘! 닷 씨는 안하겠쏘!"

"개소리 집어쳐! 아까도 안 한다고 하더니 무슨 말대답을 안 한다는거야!"

 

복부와 흉부에서 핏줄기가 피육피육 솟는 와중에 아시푸트는 잔뜩 질리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아, 진심. 재미없으니까 드립좀 그만 치시면 안될까요?"

 

킬 힐이 이제 약발이 먹히지 않는지 이 상태에서도 멀쩡히 반항하자, 여성은 한숨을 툭 쉬며 킬 힐을 뺐다. 그리고 조곤조곤히 말하기 시작했다.

 

"아시푸트 스토파페스 카키-포디 피에데발, 번역하면 발발 발발 발-발 발발. 피학과 풋 페티시에 아이덴티티을 둔 퍼거토리 영혼거래소 말단 악마. 최근에서야 '이명'같은걸 받은 말단이지. 특성이 특성이신 고로, 발에 해로운 것들로 공격하면 특효. 대신 발에 해롭지 않은걸로는 아무리 공격해도 기분만 좋아할 뿐인 피학증 변태지. 그러니까..."

 

여성은 가운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길고 꼬질꼬질한 천조각을 주욱 빼들었다. 아시푸트는 그 물건이 아까 자신을 휘감았던 그 무언가였음을 직감했다.

 

"그...그건!"

 

여성이 잔인한 웃음을 지었다.

 

"이거슨 전족이여!"

 

아시푸트는 그 말만으로도 기겁하여 구속된 몸을 격하게 흔들어댔다. 여성은 킬 힐을 집어던지곤 양 손으로 전족을 길게 잡고 아시푸트의 목을 조를 듯 들어왔다.

 

"중국 산골 수녀원에서 80년간 남자 한 번 못 보고 죽은 수녀가 76년간 신었던 전족이여!"

 

말이 안되는 설정과 아이러닉의 극을 달리는 그 전족의 사연을 듣자마자 아시푸트는 긴급탈출을 하기 위해 혀를 깨물고 스스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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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절묘하게 잘 선택한 기절 타이밍이었다. 라고 생각하며 눈을 뜬 아시푸트의 눈에 극심히 여왕스러운 벨벳의자에 앉아 자신을 향해 꼰 다리를 내밀고 있는 아까 그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여성의 발엔 아까도 신경쓰이던 발목양말이 신겨져 있었다. 윗도리는 연구가운에 레드 원피스를 입었으면서 발에는 곰돌이 무늬 발목양말이라니. 하아, 뭐 이런 언밸런스한 조합이 다 있담. 이런건 절대 흥분할 거리가 못 되지. 적어도 나이트 가운이나 목욕가운을 입고서 맨발인 편이... 라고 이런 저런 생각을 서술자를 통해 늘어놓는 아시푸트의 얼굴은 이미 곰돌이 양말의 앞에서 거친 숨결을 쉭쉭 뿜어내고 있었다.

 

"어머, 아무리 애써도 내 발엔 네 혀 끝 하나도 못 댈거야. 너 지금 천리행군을 한 전투화 끈으로 엮어만든 밧줄에 묶여있거든."

 

헐떡거리던 숨결이 멎을 뻔한 아시푸트였다. 보통 악마, 아니. 보통 사람이라도 천리행군을 마치고 극한까지 너덜거리는 전투화 끈 정도는 쉽게 끊을 수 있겠지만 아시푸트는 아니었다. 이유야 잘 아시리라 믿는다. 이 녀석은 발에 해로운 모든 것에 상극이니까. 아... 청자한테 말을 놓으면 안돼지. 아시푸트는 왠지모르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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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로 무릎꿇려 결박당한 아시푸트의 머릿속은 이제 탈출보다 그저 저 예쁜 다리 끝에는 어떻게 생긴 발이 붙어있을가 하는 생각으로 더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일단 양말 너머로 새어나오는 미약한 내음로 보아 이 여자의 살 냄새, 즉 채취는 뭇 남자를 향수 한 방울 안 바르고 홀릴 수준. 양말을 벗으면 어떤 채취가 더 날지는 두고 볼 상황이었다.

 

"이런 발 변태 같으니. 발이 가까이 있으니 아주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여성은 홀홀 웃어댔다.

 

"....."

 

아시푸트는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 천리행군 마친 전투화 끈이고 뭐고 다 끉어버리고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 양말을 벗겨내고 그 안을 '봐야했다'. 작정한 아시푸트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낌과 함께 몸을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얼레? 너 지금 우는거야?"

 

여성은 악마 나부랭이가 우는 게 신기하다는 듯 아시푸트를 바라봤다. 그러나 용의주도하게도 아시푸트의 얼굴과 자신의 발 사이의 거리를 좁히진 않았다. 좋아, 주목해라. 더 주목 해! 하며 아시푸트가 속으로 광소를 시작했다. 물론 입에서 새어나오는것은 흐느낌 뿐.

 

"흑... 흐윽..."

 

아시푸트의 흐느낌은 더 격해졌고, 눈물 방울도 덩달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성은 설마하니 완벽히 결박되었다고 질질 짜기 시작하는 악마를 보게 될 것은 예상 못 했는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 때였다.

 

아시푸트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울먹이는 얼굴을 여성에게 향했다.

 

더러운 뒷골목에서 직접 꺾은 들 꽃을 팔고 있는 가난한 소녀의 동정 유발, 갖고싶은 장난감이 앞에 있는데도 이미 철이 들어 부모님께 사달라고 떼를 쓰지 못한 채 손톱만 물어뜯는 꼬마의 떨리는 시선처리, 미아보호소에서 세 시간만에 엄마와 재 상봉한 아이의 눈물, 놀이공원 벤치에서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경쾌하게 다리를 앞뒤로 휘저으며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핥는 소녀의 천진한 기운, 낮잠자는 아기의 정수리에서 풍기는 향내, 소년 성가대의 목소리, 그리고 다소 반칙같지만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의 눈망울까지.

 

극한까지 이른 영업용 모드! 아시푸트가 평생에 걸쳐 입수하고 습득한 이 모든 요소를 견뎌낸 인간은 여지껏 없었다. 모두가 마치 '순간아 멈추어라! 네 녀석 참 아름답구나!' 라고 생각하며 아시푸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면 빨리 발을 핥으라고 입에 알아서 발을 쑤셔넣고, 심지어는 그 이상의 것들을 원하는 인간 말종들도 많았다. 문제는 대상이 악마였기에 그 말로가 좋지 못했다는 정도랄까.

 

"야..양말... 벗어주시면 안될까요? 흐윽... 빨라고 해도 안 빨테니까 제발..."

 

자, 이제 어쩔테냐 이 안경잽이 폭력녀야. 라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표정연기를 계속하는 아시푸트. 여성은 아까 아시푸트가 고개를 들 때 부터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을 확 붉히고 있었다. 그러나 시선은 절대로 아시푸트에서 떼지 못하는.

 

마치 순진하디 순진한 10대 소년이 친구가 보여준 도색잡지를 보고는 눈을 떼려 하지만 결론적으로 못 떼는것과 같은. 그러한 상황이었다. 이건 영업대상이 쇼타콘인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인도 견디기 힘든 수준의. 일반인도 쇼타콘으로 만들고야 마는 '악마의 유혹' 수준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 그게 말야..."

 

여성은 붉어진 얼굴로 어렵게 시선을 피하려 애썼다.

 

"고객님... 아니, 누나라고 불러도 되요?"

 

쇼타콘이라면 이성의 끈이 톡 하고 끉어질 멘트를 '조심스레', 그리고 '나지막하게' 날리자, 여성의 목에서 끅 하고 뭔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 소리가 한차례 나더니 여성의 코에서 핏줄기 하나가 조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여성도 자기가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어느정도 감이 올 상황이었다. 유혹에 반쯤 넘어갈랑말랑 하는 그런 상황. 그러나 저항은 못하는 소위 '몸은 솔직한걸?' 상황이다.

 

"으...으음..."

 

아시푸트의 몸 전체에서 누구도 절대 무시 못 할 음란과 배덕의 기운이 뿜겨져 나오고 있었다. 안경잡이 여성은 이런 나부랭이 악마를 상대하는데엔 일단 상성에 맞는 무기나 포박 도구만 준비해두고 찬찬히 괴롭히면 될것이다 정도만 상정하고 소환을 실행했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상대는 말단 중 말단이지만 일단 상담악마로 1000년 근속을 유지하던. 그리고 종종 고객을 세 치 혀로 속여먹고 발을 물고 빠는걸 낙으로 삼던 약디 약은 악마였다.

 

아시푸트는 여성의 얼굴에서 시선을 찬찬히 내리더니 그 신경쓰이는 발목양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누나... 누나의 발을 보고싶어. 그 양말좀 벗으면 안 될까?"

"흐흐...흣..."

 

아시푸트가 뿜어대는 기운을 직격으로 잔뜩 받으며 자기도 모르게 히죽히죽 웃어대는 여성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당장에 킬힐과 전족을 휘둘러 이 악마놈을 부숴버려야 온당했다. 그러나 대신에 양말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발을 눈물이 그렁그렁한 경애의 눈으로 바라보며 갈구하는 귀여운 소년의 모습을 보고 싶었고, 그 애처로운 얼굴을 발로 지근지근 짓밟고 싶었고, 그 입에 억지로 발을 우겨넣어 숨막혀 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욕망이 끓어넘치고 있었다.

 

어떤 존재를 보고선 때려부수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비단 그 존재가 싫고, 혐오스러워서만은 아니다. 마치 결혼식에 있는 5층 케이크를 빨리 자르고싶은 마음 처럼, 잘 놓인 도미노를 넘겨뜨리고 싶은 마음처럼, 형형색색의 꽃잎 비빔밥을 무참히 비벼버리는데서 통쾌함을 얻는 것 처럼.

 

아시푸트의 아이덴티티중 하나가 '피학'인 만큼 아시푸트는 상대방을 가학적 성향으로 변모시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몰아가는데에 능했다. 그런고로, 아시푸트의 기운은 여성을 점차 쇼타콘에 사디스트인 글러먹은 인간말종으로 타락시키고 있었다.

 

"그...그럼 보여주기만.. 할까...?"

 

아시푸트는 영업용 모드를 계속하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일단 양말만 벗는다면 그 발을 입에 물기까지는 그야말로 시간문제. 쇼 타임이었다.

 

여성은 코피를 쓰윽 닦아낸 다음 긴 손가락을 양말속에 넣고 양말을 단숨에 쓱 벗겼다.

 

"이...?!"

 

왜.

 

"#%&@%!!!!"

 

아시푸트가 갑자기 여성이 표정을 보지 못하도록 고개를 돌린 채 허공을 쳐다보며 목소리가 안나오도록 입 모양으로 여러가지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니까 왜.

 

"!@^#$@$&!@$%&$%!!!!!!"

 

하아. 인상쓰지마, 얼마 전 까진 악마 축에도 못 끼던 나부랭이 악마야.

 

"#$^@&*^%^!!!!!!!!!!"

 

알았어! 알았다고! 째려보지 마! 다시 하면 되잖아! 서술자를 이렇게 막 부려먹지 말라고!

휴우...

 

여성은 긴 검지 손가락을 종아리부터 쓸며 천천히 내리며 그 끝을 양말로 향했다. 그리고 매끄럽게 곡선을 이루는 아킬레스의 안쪽을 타고 양말과 발목의 빈틈을 노려 들어갔다. 검지 손가락에 의해 천천히 벗겨지기 시작한 발목 양말. 아킬레스의 미미한 잔주름과 완만한 곡선이 제일 먼저 보였다. 그리고 발꿈치. 볼록한 복숭아뼈와 발꿈치에 걸린 양말을 빼내려 검지손가락에 약하게 힘줄이 돋았다.

 

결국 모습을 드러내는 발꿈치와 복숭아뼈는 보통사람이라면 허옇게 일은 각질과 굳은살의 흔적따윈 없이 뽀얗고 매끄러웠다. 아직 물어보질 않았지만 물면 거친 것 없이 묵직한 그러니까 입 안 가득 물리지만 거칠지 않은 느낌이 날 것 같았다.

 

"흐음-"

 

그리고 잊고 있던 하나. 양말이 반쯤 벗겨지자 발의 채취가 본격적으로 풍겨나왔다. 마약냄새를 귀신같이 맡아내는 경찰견마냥 아시푸트만이 맡을 수 있는 짙은 페로몬의 향기가. 양말은 이제 보기좋게 움푹 패인 족저근막과 매끈한 발등을 거쳐 발 볼을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이거 관리상태가 최상인데. 발 모델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게다가 골격이랑 근육 분포도 타고났어. 엄마, 이거 완벽해. 나 어쩌지. 등등 별별 감탄의 생각을 하는 아시푸트였지만 프로답게 영업용 모드는 절대 풀지 않고 촉촉한 눈망울로 계속해서 여성을 타락시키는 중이었다.

 

양말은 기어이 여성의 발에서 분리되고 말았고, 여성의 발은 완전히 맨발이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결국 여성의 발가락까지 보고 만 아시푸트 스스로였다.

 

"...이거 픽션인가."

"뭐?"

 

아시푸트의 파충류 같기도 고양이 같기도한 동공이 확장되다 못해 눈동자의 흰자를 모조리 잡아먹어버렸다. 아시푸트의 촉촉한 눈망울에 비친 다선개의 발가락은... 뭐라 표현해야 할까. 심각하게 정련되고 심각하게 아름다웠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시푸트가 머리속에서 퍼뜩 생각해낸 것을 잠시 이야기 해 보자면 '이거 무슨 투 러브 트러블도 아니고, 그 만화는 발가락이 무슨 유인원 발가락 마냥 길어서 뭔가 징그럽고 이질감 있었는데. 이건 무슨, 이건 무슨, 이건 무슨, 황금 비율이야?! 적당히 길고 얇기까지 해! 태어나서 걸어보기는 해본 발인가!' 정도랄까. 내레이터인 날 제외하면 이해 할 사람은 적을 그런 경악섞인 감탄이었다.

 

"으...으..."

 

어찌되었든. 문제가 생겼다면 영업용 모드까지 켜고 고객같지 않던 고객을 거의 다 홀려놓았는데, 그 와중에 고객이 보인 완벽하고 맛이 정말로 좋아보이는 발 덕에 역으로 아시푸트가 이성을 놓아버릴 지경이었다는 것이었다.

 

"헤...헤에... 누나 발이 참... 뭐랄까. 맛-아니, 멋져요."

"응? 동생 갈궈서 맨날 오일 마사지 하니까."

 

1차 타격. 오일 소리에 구미가 당긴 아시푸트의 성대가 땡겨지는 바람에 '소년 성가대의 목소리'가 해제되어버렸다.

 

"하하하.. 그..그러시구나. 근데 발에 각질도 없어뵈는게. 평소 잘 안걸으세요?"

"방구석에서 맨날 마도서 연구만 하는데 왠 걸음."

"아."

 

2차 타격. 걷지도 않는다고? 다리가 불구인 사람은 뼈밖에 안남아서 별로이긴 한데, 이 사람은 다리도 멀쩡한데 안 걸어다닌다고? 그럼 근육도 멀쩡하단소리잖아. 그럼 진짜 보는 것 처럼 식감이 마시멜로 버금갈거라고? 정말? 하하하. 말도 안돼. 라고 생각하며 이성을 유지하려 애쓰던 아시푸트였지만 이미 늦었다.

 

"발 이리 내요. 당장."

 

천리행군을 마친 전투화 끈 밧줄이 투툭투툭 부서지면서 기어이 끉겨버렸다. 속박에서 자유롭게된 아시푸트는 사양할 것 없이 본 모습을 드러냈다.

 

"이리 내라니까! 입안에서 형태를 충분히 즐겨준 다음 싹뚝 물어다가 꽉꽉 씹어삼켜주지!"

 

영업용 모드는 간데 없고, 아시푸트의 얼굴이 촉수로 가득한 혐오스런 큰 입으로 가득 메워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촉수 사이사이에 톱날같은 송곳니들도 가세해서 흉한 모습을 더 했다.

 

"오오. 오."

 

여성은 갑자기 변해버린 아시푸트의 모습에 약간 놀라더니만 배시시 웃으면서 재빨리 주머니에 들었던 뭔가를 입 속으로 홱 집어던졌다. 날아간 것은 검지손가락만한 유리 플라스크. 그러나 독자가 예상한 것 처럼 깨지면서 대 폭발이 일어나는 그런 종류는 아니었다. 대신 입 안의 촉수며 이빨이며 점막들이 전부 다 썩어 부스러지기 시작했다.

 

"어으윽! 뭐...뭐!"

 

여성은 입 속에 손을 집어넣으려다가 손 까지 썩어문드러지는 것을 느끼고 손을 빼는 아시푸트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킬킬 웃었다. 그리고 벗었던 발목양말을 도로 쓱 신어버렸다.

 

"*^%(&$%^#%^!!!!"

 

그런 거 없어. 그냥 쓱 신었다고.

"그거 지간형, 각화형, 수포형 무좀균들 다 한데 모아 배양한 앰플이야. 쓸데 없이 움직이면 옳다쿠나 하고 목구멍 안으로 더 들어가버릴걸? 그나저나. 잘 관리한 맨발만 들이대면 알아서 미친다는 정보가 사실이었구나?"

 

괴수의 모습을 한 아시푸트의 입에서 괴성이 다시금 뿜어나왔다.

 

"그 발 내 놔!!! 그걸 본 이상 취하지 않고선 연옥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

"우오- 무서워라. 역시 천년하고도 몇천년 더 먹은 나이로는 그 말투가 더 어울려요, 이 쇼타 변장 영감쟁이야."

 

여성은 도발을 계속하려했지만 입속에서 창궐하던 '대 풋 펫치 생물학병기'가 서서히 사그라드는걸 보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쉬워하며 연구가운 안주머니에서 전족붕대를 쓱 꺼냈다.

 

"헉"

 

그와 동시에 아시푸트의 괴물같던 모습이 평시의 모습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잠시만요. 언니? 아니, 누나! 제발 그건 쓰지 말죠. 인간적으로!"

그러나 여성은 언제 낀 건지 모를 라텍스 장갑낀 손 위에 전족붕대를 휘휘 두르며 벙글벙글 웃었다.

 

"죄송해요! 동생분 발 문것도 다 사과드릴게요! 아까 이때다싶어 수작부린것도요! 제발요! 제 발요!"

 

아아아. 이 와중에 말장난이라니. 마지막 한 마디에 여성의 표정이 짜게 식고 말았다.

 

"잠깐... 이건 의도한게 아냐! 이봐요, 내레이터!"

 

이런 개새- 아니지. 흠흠. 제 4의 벽은 서술자가 의도하지 않은 이상 캐릭터가 깨부수라고 있는게 아니란다, 아시푸트군.

 

"어어... 아냐! 젠장! 미안해! 미안하다고!"

 

여성은 붕대를 다 감은 손을 한 번 슉슉 휘둘러 날렵한 잽을 구사하더니 히쭉 웃으며 말했다.

 

"이건 내 동생 몫."

 

라이트 훅이 날아왔다. 아시푸트의 왼 뺨이 말 그대로 박살나 뼈를 드러냈다.

 

"으...으아아아!!!"

 

이젠 쇼타콘이 아니라 료나물 애호가가 헐떡댈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건 잠시나마 홀릴뻔 한 내 몫."

 

묵직하게 무게를 실은 보디블로가 날아와 하복부에 꽂혔다. 물론 부서지고 으깨진 척추와 내장이 뒤섞여 등 뒤로 터져나온 아시푸트의 애처로운 꼴도 겹쳐서.

 

"이이....씨. 아무리 전족이라지만 이건 말도 안돼!"

 

돼!

 

"이건... 누군진 모르겠지만 또 화난 한 사람 몫."

 

크게 휘두른 주먹이 아시푸트의 벌려진 입 속으로 조준되어 날아갔다.

 

-----

 

실로 오랜만의 죽음이었다. 결국 13번째를 채우는군. 이라 생각하면서 사경속을 아직 헤메고 있는 아시푸트의 눈 앞에 아까 그 고객님- 아니, 폭력배의 맨발이 어른거렸다. 아아... 맛이 어떨지 너무나 궁금했는데. 아시푸트는 어른거리는 그 발을 손으로 살며시 잡아 입에 물었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혀로 할짝거리며 탐닉했다.

 

"으음..."

 

질감은 굉장히 딱딱했다.

 

"딱딱해?"

 

아사푸트는 눈을 홱 떠버렸다.

 

"아, 깨어났어요 아시군? 안심하세요. 여긴 연옥이니까. 으흥, 그리고 거기 안 쪽으로 좀만 더...핥아줘요."

 

이 목소리는. 아시푸트의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이건... 의외지만.. 아흐흥...! 내 발을 그렇게 원할줄은 몰랐네요. 아으... 거기.. 거기!"

"....으어"

 

완전히 정신이 든 아시푸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고, 열심히 핥던것이

 

"으...응? 아시군. 왜 그래요?"

 

발굽이란 사실을 알아챘다. 그것도 끔찍하기가 그지같은 관리관의 것을.

 

"어어, 벌써 끝이에요? 괜찮으면 좀 더 핥아도 좋은데..."

 

아시푸트는 거침없이 혀를 깨물었다. 13번째 죽음 이후 또 한번의 기절을 위해.

 

-----

 

- 보내 준 선물은 잘 받았는지?

- 알려 준 정보도 잘 써먹었음.

- 기회되면 다음에도 또 부탁함.

- 사절. 여동생 달래는게 어마무지하게 까탈스러움.

- 기회되면 다음에도 또 부탁함.

- '안경마도사' 님이 대화방을 나가셨습니다.

- 기회되면 다음에도 또 부탁함.

system : 미안하지만 아무도 듣고 있지 않습니다.

- 기회되면 다음에도 또 부탁함.

system : 미안하지만 아무도 듣고 있지 않습니다.

- 기회되면 다음에도 또 부탁함.

system : 미안하지만 아무도 듣고 있지 않습니다.

- 기회되면 다음에도 또 부탁함.


싫다니까 이 음란마귀년아.


-----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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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앙그라마이뉴
최고입니다.
작가의집
~~대체 뭐가 최곱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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