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저택의 살인 9

폭신폭신 2 2,007
M60의 격발을 멈추자 조금지나서 총탄이 두발 더 날아왔다. 
"소마란 녀석이냐! 피아구별도 못하는것이냐! "
총성은 소음기를 거친 소리였다. 소음기를 가진 총이라면 소마가 가지고 있었다.
"첩이다, 첩이란 말이다!"
에파의 외침을 들었는지 총알이 날아오던 곳에서 사람 머리가 튀어나왔다. 카오루였다.
"다섯발 밖에 없는걸 그렇게 낭비해서 되겠..."
펑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에파는 앞으로 푹 쓰러졌다.



"아우 더럽게 아프네.."
에파는 등쪽이 뻐근한듯 툭툭 쳤다. 그도 그럴것이 12게이지 더블오벅 탄환 두발이 정확히 등에 쇄도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총알을 낭비해서 문제고 여자쪽은 탄을 너무 효율적으로 써서 문제구나."
그렇게 말하며 머리카락을 털어내자 쇠구슬이 여러개 떨어져 나왔다.
"좋은 솜씨였다만 가급적 상대의 약점을 노리거라. 물론 네가 내 머리카락이 방탄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니 어쩔수 없겠다만." 
"죄송합니다 죄송.."
"됐다, 그보다... 이쪽이 문제로구나. 사인은 총상으로 인한 과다출혈."
겐은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급히 지혈했다면 살수도 있었겠지만  단 몇분간의 총격전은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흉기는 이놈이군."
실종되었었던 다른 M1A였다. 비슷한 모양의 소음기를 끼고 있었지만 에파의 귀에 따르면  이미 소음기 내부의 소음재는 못쓸정도가 되었을 물건이다.

"이번건 굉장히 엉성한데.."
분명 에파는 겐을 범인이라고 생각했기에 범인이 죽었다는건 놀라운 일이였겠지만  에파는 별 동요없이 시신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너무 몰아세웠나?"
에파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뒤돌아서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사건은 끝났다. 범인의 자살로써 말이지. "
"네?!"
"그렇다면 설마.."
"그렇다. 이자가 연쇄 살인의 범인이다. 목적은 말할것도 없이 유산 분배를 노린것. 당주가 죽었고, 장남이 죽었으니 이자의 배분은 종전보다 훨씬 늘어났지. 안그런가?"
겐지가 죽었으니 다음 당주는 겐이 된다.  그렇다면 당연히 유산도 그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된다.
"나는 그걸 눈치채고 이자를 추궁했었지.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고 자살한 모양이구나. 쯧. 그럼 다들 돌아가거라. 간만에 편하게 잘수 있겠구나."
더군다나 에파가 테이블에서 집어든 봉투는 더없는 증거가 되었다 '유서'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종이 봉투.
사사하라 부인에게 에파가 살짝 눈짓을 주자 사사하라 부인이 사람들의 해산을 유도했다. 하지만 한명이 남아있었다. 아이노미야 히카리였다.
"하지만. 그렇게 뻔한짓을 하면... 당장 경찰의 수사가 겐 오빠에게 집중될텐데요?"
"맞다, 하지만 경찰이란것들은 무능하기 짝이 없지. 더군다나 이런 낙도를 담당하는 시골 경찰. 이미 중앙으로 넘어갈쯤에는 증거란 증거는 이미 훼손 된 후. 이미 당주의 시신은 썩어가는듯 하더구나. 설사 운이 없어 범인으로 추궁당한다고 해도 재산으로 압력을 가하든 변호사를 사든 할수 있을것이다. 실제로 녀석은 몇번이나 되는 재판을 무죄로 넘기지 않았더냐."
"고작 그런걸로.."
"그런걸로 된거다. 몇번이고 무사히 넘어간 사람에겐 그런 마음이 들기 쉽지.." 

히카리가 물러나자  에파는 겐의 시신을 한번 발로 차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똑똑, 문을 두들기는 소리.
곧이어 리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타치바나양, 열어주세요."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나츠미씨, 제발 열어주세요."
이윽고 문이 열리자 문 앞에는 리에가 있었다.

"무슨일이예요 리에씨."
"제가 볼일이좀 있어서 말이죠."

가벼운 미소를 띈 에파가 당연하다는듯 나츠미의 방으로 들어왔다. 리에도 조용히 따라 들어왔고 문은 자동으로 닫히고 잠겼다
나츠미의 방에는 리에가 쓰던 침대가 있었고 에파는 그쪽에 걸터앉았고. 리에는 테이블 위에 다과를 놓기 시작했다.
"손님, 죄송하지만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쉬고 싶습니다만..."
"중요한일이니까 이 밤중에 잠옷차림으로 왔겠죠."
에파가 나츠미의 얼굴을 슬쩍 보고는 말을 이었다
"또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겐 도련님의 일이라면 전 계속 이방에 있었기 때문에 해드릴 말씀이..."
"어머, 피해자가 겐이라곤 한마디도 안했는데요? 리에양, 말한적 있나요?"
"말한적 없습니다."
리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총소리가 나서 나갔었어요. 그러니까 하녀로서 집안에 더이상 나쁜일이 생기면 안되니까..사적인 일로 임무를 방치한다던가 그런일을 하면 안되겠고.."
"아아..그러셨구나 하긴 리에양이 패닉에 빠져서 진정시키느라 고생좀 했거든요.."
"사람들 틈에 있어서 잘 못보셨을거예요. 하지만 겐님이 총알을 두발이나 맞아 돌아가셨고 리에양이 그걸 보고 겁을먹은걸.."
"잠깐, 겐의 시체에 총상이 2발 있었다구요?"
"네. 배쪽에 두발.."
"아뇨, 겐의 시신은  총상이 다섯군데였어요. 적어도 사람들이 본건 그랬죠. 난데없는 총격전이 벌어져서 사이에 끼여있던 겐이 총알을 세발 덤으로 맞았죠.  아마도 과다 출혈로 사망한 이후에 박힌것 같은데..."
"그..그랬나요? 멀리있어서 제대로 보질 못해서요, 조명도 좀 어두웠고.."
" 복부에 세발, 가슴에 한발, 다리에 한발 맞아서 피투성이가 된 시체를 멀리서 보고서 복부에 두발 맞았다고 말씀하시는건가요?" 
"아니 제가 말이 헛나와서.."
"그리고, 사건 현장엔 저만 있었어요. 리에양은 쿠로사와씨와 함께 제 방에 있었고. 제말이 맞죠?"
"네 전 집사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당신은 제한된 시간만 볼수 있었던겁니다. 내가 도착하기 직전의 상황까지만 알수 있고. 그 이후로는 알수 없겠죠."

극도로 긴장해버린 나츠미가 덜덜 떠는모습이 리에의 눈에도 보일정도였다. 마치 태연을 가장하려는듯 찻잔을 집었지만 그 손은 당장이라도 찻잔을 떨어뜨릴듯이 떨리고 있었다.
"이제 말장난은 그만하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번 살인사건의 범인. 아니 공범인 타치바나 나츠미 양."

"노..농담도 작작..."

"첫번째 사건당시. 당신은 사건 전날 저녁 12시에 당주의 요청으로, 뭐 야참이나 간식같은거겠죠. 아무튼 그걸로 인해 들어갈수 있었을겁니다. 그리고 약간의 화약을 실험기구 앞에 뿌려놓았겠죠.실험기구가 놓인 테이블은 검은색이니 눈에 띄지도 않았을테구요  밤늦게까지 실험을 하는 당주가 야참을 먹는건 일상적인 일이였을거고 야참을 다 먹은 당주는 실험을 시작했겠죠. 하지만 열기에 민감한 화약은 조그만 불똥으로도 폭발하기 쉽거든요  더군다나 쓰인 화약은 실험용으로 들여놓은 물질을 대충 조합해 만든 흑색화약. 무연화약보다 열기에 더 민감하게 폭발하죠. 극소량이라서 주변에 별 피해는 주지 않았지만 흑색화약 특유의 지독한 연기는 환기를 하지 않고는 못배길정도였겠고. 오래된 저택 특성상 환기는 창문에 의존하였을테고 때문에 환기를 위해서 당주는 창문을 열었겠죠.  그리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건의 주범. 아이노미야 겐은 그때를 노리고 있다가 저격..."
"하지만! 그래서는 주인님께서 그런자세로 돌아가실수 없.."
"저도 그게 좀 고민이였어요. 어차피 이 트릭은 방 안에서 쐇다는것만 증명하면 되는거고 굳이 그런 자세로 쏴죽일 필요도 없을 뿐더러. 밖에서 조준해보니 키 작은 사람은 쏠수도 없을정도로 사각이 아슬아슬 했거든요. 왜 굳이 그렇게 위험한 짓을 했냐... 답은 간단하더라구요. 범인들이 그렇게 아슬아슬한 사각을 원한게 아니고 아슬아슬한 순간에만 쏠수밖에 없었다고." 
"그게 무슨...."
"번개예요."
"번개?"
리에가 에파를 바라보자 에파는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제가 실전에서 구르면서 여러번 쓴 기술인데. 소음기가 없거나 할때 적에게 들키지 않게 저격을 하는 방법이 있었죠. 뭐, 원리는 간단해요 포탄이 폭발할때 쏴버리는거니까. 포탄이 폭발하는 시간은 포탄 특유의 비행음 때문에 알수 있고 그 순간 쏴버리면 폭발음에 총성이 묻혀버리죠. 그럼 적들은 자기들이 저격을 당하는지도 모르는채 하나 하나 쓰러져가는거고.. 이번 사건에서는 번개가 그 역할을 했어요."
에파는 차를 한모금 마신뒤 이야기를 계속했다.
"정확히는 천둥이죠. 천둥도 훌룡한 대체제니까요. 이번 사건에 쓰였던 총기는 소음기가 영 부실한 상태의 물건이였죠. 상태가 나은 물건은 눈속임을 위해서 방 안에 놨었어야 하니까. 애초에 그 소음기로도 방 안에서 쏘면 바로 들키니까요. 하지만 천둥이 울릴때 쐈다면? 천둥은 포탄에 지지 않을만큼 훌룡한 대체제예요. 번개가 치면 어느정도 뒤에 울릴걸 예상할수 있는데다가 천둥소리는 저격에는 충분할만큼 오랫동안 울리죠. 그렇다고 번개가 사람 맘대로 치나요? 작전이 성공해서 당주는 문을 열었지만 번개가 치지 않아서 겐은 쏠수가 없었던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는 그 순간 당주는 이미 앉아있었던거죠. 저격은 성공했지만 키가 170cm이하면 쏠수도 없는 제한된 사각이 완성되어버렸던 거죠.."
에파는 스콘을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맛있다 이거."
"저기 겐 도련님이 살인범이라고 한다면 왜 마지막에 살해당하신거죠? 그리고 총이 방 안에 있었잖아요? 주인님이 총이 방 안에 있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
"그거 제가 겐은 자살한거라고 말해놨어요. 끝까지 안나가신 티내시네요? 물론 진실은 나츠미씨가 쏴죽인거지만."
"읏..."
"그리고 나머진 차례대로 설명할테니 그냥 좀 들어줘요. 외운거 까먹는단 말이야.. 총은 나중에 정신없는 틈을 타서 나츠미씨가 떨궈놓은거잖아요?"
"말이나 되나요?! 그 길다란걸?!"
"뭐, 맞는 말이예요. 사실 M14..아니 M1A가 워낙 긴 총이니 숨기기 힘들죠. AR-15였으면 핀만 살짝 빼서 접혀놨다가 필요할때 순식간에 조립버리면 그만이긴 한데, 복잡하기 짝이 없는 M14로는 미친짓이긴 해요."
"그럼 어떻게 숨기고 있다가 그걸 떨어뜨렸단 말인가요? 그렇게 긴걸 들고 있었다간 누구라도 알아챘을텐데."
"흐응 그렇죠. 하지만 이 트릭은 제가 가장 먼저 풀어버린 트릭이예요."
"어떻게 말이죠?"
"이 저택만큼 하녀복도 오래되었잖아요? 정확히는 디자인이."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직접 보는쪽이 빠르려나."
에파는 리에의 하녀복 치맛자락을 들춰버렸다. 
 "꺗!"
리에가 급히 손으로 막아봤지만 이미 훤히 드러난 후였다.
"이 집의 하녀들의 복장엔 버슬을 입어야 하죠, 여기서 쓰인 M1A는 16인치 배럴이라 1미터도 안되는데다가 소음기도 싸구려라 그렇게 크지도 않고 합쳐서 길어봐야 1미터 좀 넘는 정도,나츠미씨는 키도 여자치고는 괜찮은 편이고 프로포션이 잘빠져서 다리도 긴 만큼 허리도 높고 그만큼 버슬도 높으니 그정돈 좀 무리해서 우겨넣으면 들어가겠네요."
"그런건..."
에파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치맛자락을 들어올렸다. 드러난 크리놀린의 밑으로 무언가 금속제의 물건이 살짝 보였다.
"M107 대물저격소총. 전장 144cm 우리집에선 이렇게 치맛속에 무기 넣고 다니는건 흔한 일이거든요. 버슬이 아니라 가변식 크리놀린을 쓰긴 하지만. 어쨌든 집에서 흔히 해오던 일이니 금방 눈치챌수밖에." 
 에파는 능숙하게 발로 M107을 꺼낸다음 차 올려 손에 집어들었다. 
"이런 손놀림은 연습좀 해야 하지만 버슬안에 쳐박아놓은걸 바닥에 몰래 떨구는 정돈 누구라도 할수 있다구요. 선조흔이 다른 정도야 나중에 똑같이 생긴 실제 범행에 쓰였던 총과 바꿔치기해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겠고. 아, 탄피는 나중에 방 정리할때 몰래 와서 놓으셨죠? 알리바이야 뭐 공범이 서로를 증언해 줬으니 쓸모가 없고. 다음으로 넘어가죠."

에파는 차를 마시려다 잔을 내려놓았다. 잔이 비었음을 확인한 리에가 다시 채워주자 한모금 마시곤 말을 이었다.

"두번째 사건은 뭐 말할게 딱히 없어요. 유산싸움때문에 자리를 비우기 일쑤인 츠키코씨의 방에다가 샷건트랩을 설치하면 끝. 대판 담배를 피울사람이 열게 뻔한 담배가 있는 찬장에 말이죠. 뭐, 그게 비록 간식거릴 찾아달라는 여자아이의 눈앞에서 벌어진것은 계산 외겠습니다만.."
나츠미는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 이제 떨리는 손은 홍차가 넘칠지경에 이르렀다.

"정말로 계산 외였던건 동생인 류 군과 츠키코씨가 연정을 품었다는거였죠. 그사실을 알려준게 우리였었죠 리에양?"
"네.."
"당신이 동생의 연인을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것. 그 사실에 패닉에 빠진 나츠미양은 이 방에 있게되었고 그 뒤의 사건은 완전히 꼬이게 되었죠. 그래요 세번쨰 사건인 겐지 살인. 그 사건도 두번째만큼은 아니라도 정말로 간단하게 해결할수 있었을거예요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사우나에서 겐이 겐지를 죽인후. 남자들이 간 후 여자들이 오기 전까지 목욕탕 재정비를 맡은 나츠미씨가 시체를 처리해버린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였고 겐은 겐지를 죽인후 사우나 근처에서 씻는척 하면서 혹시라도 누가 사우나 문을 열지 않게 감시했죠. 더군다나 탕에 들어가지 않을수 있는 훌룡한 명분도 있구요. 빠져죽을뻔했다나 뭐라나. 어쨌든 그 훌룡한 명분 덕분에 겐의 일은 끝났지만. 나츠미씨가 패닉에 빠져버려 욕실 정리에 빠져버렸기에 시체를 처리할수 없었을겁니다.  사실 욕실 정리까지는 무사히 발각되지 않았지만 시력이 나쁜 히카리씨가 욕실 내에선 안경을 쓸수 없어서 고장 표지를 못보고 문을 열어버렸죠. 때문에 남자가 범인이라고 특정할수 있었어요. 하지만 공범이 있었다는것도 깨달을수 있었죠. 당주는 사용인이 아니면 자기 방에 들이지 않았으리란걸 알았으니까. 유일하게 체격조건이 맞아서 단독범행이 가능했던 료 군은 츠키코씨를 죽일 이유가 전혀없었고 말이죠. 그렇다면 남은건 공범이 있다는 결론 뿐."
에파는 찻잔을 비우고 차를 채우려는 리에를 손짓으로 막았다

"마지막은 계획에 없었던 충동적 살인이겠죠. 세번째 사건이 나츠미씨 때문에 엉망으로 되어버리자  겐은 몸이 달았고 나츠미씨도 류군과 츠키코씨의 관계를 숨겼던 겐에게 말할게 있었겠죠. 그리고 나츠미씨에게 모든걸 덮어씌우려는 겐에게 격분. 총을 뺏어 쏴버렸다..정도겠죠. 사실 마지막 사건은 너무나도 허술해서 말이죠. 애초에 소총으로 자살하려는 인간이 배때지에 총을 쏠리도 없죠 입에 총구를 물고 당겨버리지. 그리고 선조흔이 다른 두개의 총탄이 발견된다면 이미 첫번째 사건의 트릭도 끝. 게다가 겐은 살아있었어요. 카오루가 저를 범인으로 오해하고 사격만 안했다면 살았겠죠. "

에파는 테이블 위에 종이 봉투를 올려놓았다. 봉투에는 유서라고 인쇄되어있었다.
"누가 봉투 겉면에 인쇄를 하죠? 그것도 유서를? 더군다나 이 집엔 프린터도 없는데 말이죠. 게다가 봉투 안은 비어있었죠. 아마도 겐은 애초부터 유사시 당신에게 모든걸 덮어 씌우려고 했던겁니다. 아마 겐은 살해당하기 전에 당신에겐 이렇게 말했겠죠? 내가 의심받고 있으니 유서를 쓰고 섬 구석에 숨어있으면서 자살한척 하라고. 하지만 말도 안되는 일이예요 이 작은 섬에 숨는다구요? 경찰이 그렇게 멍청할리 없죠. 시체도 나오지 않았는데 '아 자살했나보네 사건 종결.' 신참 경찰도 그렇겐 안할겁니다. 적어도 일주일은 수색할거고 그동안 발견이 안될리 없어요. 그렇다면 겐의 생각은 간단해요. 당신이 유서를 쓰면 그대로 죽였겠죠, 쏴죽였든 정말로 물에 빠뜨려버리든. 당신도 그 사실을 눈치채고 쏴버렸던거죠. 때문에 당신이 자필로 썼어야 할 봉투 안은 당연히 비어있게 되는거고. 뭐 사실 복잡할것도 없어요. 사용된 총기를 검사해보면 지문이 나올거고. 설사 훼손되었다고 한들 총기를 격발하면 손에 화약 잔사물이 남기 마련이예요. 지금 당신을 구속해버리고 내일, 오래걸려봐야 모레쯤 올 경찰에게 넘겨서 그걸 검사하면 끝이고 말이죠."

말을 끝낸 에파는 조용히 나츠미를 바라보았다. 할말 있으면 해봐라. 그런뜻이였는진 모르겠지만 나츠미는 한모금도 마시지 않은 찻잔을 내려놓은채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였다.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어요.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는건.."
어느새 완전히 손떨림이 멈춘 나츠미는 단숨에 식은 찻잔을 비우고는 리에에게 말했다.
"리에, 차 말고 술을 좀 부탁해. 주인님도 이해해 주시겠지.. " 
리에가 에파의 눈치를 봤지만 에파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리에는 조용히 문 밖으로 나왔다.


"뭐든게 그자식의 말대로였다면 난 아무런 저항없이 이 일을 마무리 지었을거예요. 정말로 자살을 해줄수도 있었고 경찰에게 순순히 자수하고 순순히 벌을 받았을거예요."
"동기는 뭐였죠? 그렇게까지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제가 겐이랑 자는건 알고 계셨죠?"
"네."
"주인님은 모르셨어요. 사실 주인님을 볼수 있는건 서재뿐이였으니 거기서 모른척 하면 끝이였죠. 그래서 주인님에게 말씀드렸다면,... 어쩌면 주인님께서 겐 그자식을 혼내고 끝날수도 있었겠죠. 물론 그녀석이 해꼬지를 할수도 있었지만 솔직히 처음 겁탈당했을때는 그런것따윈 두렵지 않았거든요. 어차피 더럽혀진 몸 같이죽자..라고 할까요?  하지만 문제는 류였어요. 겐은 날 협박해봐야 안통한다는걸 알았는지 류를 잡고 물어늘어지더군요. 부정따위는 얼마든지 날조할수 있다고."
에파는 그저 듣고만 있었다. 사실 사용인에겐 주인의 아들이 작정하고 해코지 하려고 하면 피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 더군다나 이런 섬에선 사용인 하나쯤 죽어도 정말로 아무도 모를것이다.
"그래서 전 매년 이맘떄쯤이면 그놈에게 다릴 벌릴수밖에 없었죠. 길어봐야 일주일인데 그동안만 눈 딱 감고 참으면 류는 무사할수 있으니까.  그렇게 몇년을 보냈죠. 류는 보시다시피 멋지게 성장했어요. 그런데 이번엔 류에게 츠키코가 성관계를 요구한거예요. 전 전혀 몰랐어요. 겐이 말하기 전까진. 류도 아무말도 해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겐의 꼬임에 넘어들어간거죠. 겐이 이렇게 말했거든요. '저 늙다리의 유산만 얻을수 있으면 고생도 끝이다. 유산만 받으면 너와 네 동생을 돈도 쥐어줘서 풀어주마.  나도 돈만 있으면 헐렁한 너따윈 더이상 필요 없고 남자 새낀 더더욱 필요없다. 그러니 나를 도와라.' 라고.  그래서 계획이라는걸 들어봤더니 당장은 안들킬진 몰라도 자세히 조사하면 들킬것 같더라구요. 녀석은 조사시간이 걸릴테니 묻어버릴수 있다고 했지만 경찰을 그리도 얕보다니. 당장 당신도 며칠만에 다 풀어냈잖아요?  그래서 녀석이 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걸 눈치챘었어요. 츠키코 살인도 제가 주장해서 넣은거죠. 원래는 츠키코는 죽일 생각이 아니였어요. 살인을 하나 더 늘리는 위험성에 비해서 유산이 늘어나는건 너무 적었거든요.  하지만 그 더러운 년한테서 내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제가  주장해서 어차피 둘 죽이네 셋 죽이나 마찬가지라며 죽인거죠. 그런 뒷사정이 있을줄은 꿈에도 모른채로 말이죠. ...저기 담배좀 피워도 될까요?"
메모지에 계속 메모를 하던 에파의 손이 나츠미의 말이 끊기자 곧 멈추었다.
"담배 없어요. 그리고 담배 끊으세요."
".... 하아..."
 나츠미는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그 뒤로는 예상하신대로네요. 츠키코씨의 이야길 듣고 ... 제가 동생의 행복을 짓밟았구나... 마음속의 무언가가 끊어진것 같아서.. 거의 기절하다시피 해버렸었고.. 때문에 겐지 도련님의 시체를... 아아...그때 모든걸 말해버렸다면 겐지 도련님은 살아계셨을까요..."
에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겐을 죽인건 그런 거짓말을 했던 녀석이 약속을 지킬리가 없다는걸 뒤늦게서야 깨달았기 때문이예요.  바보같으니... 그리고 녀석이 죽으면 류도 이 저택을 떠날수 있을것 같고..."
"끝인가요?"
"더이상 말씀드릴건 없는것 같네요."
"그런가요..."


에파는 메모지를 찢어냈다.
"이정도면 되려나..."
메모를 훑어본 에파는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구속하지 않으시나요? 도망갈지도 모르는데."
"네? 왜요?"
"전 범인이고 경찰에 넘겨야 하니까요."
"왜요?"
"왜냐니..?"
"제가 이 사건을 조사한건 범인을 알고 싶다는 리에양의 개인적인 의뢰 때문이였지 일본 경찰이나 기타 사법기관의 의뢰가 있었던게 아니거든요. 당신의 처분은 리에양이 돌아왔을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올지, 아니면 혼자 술병을 들고 올지에 따라 결정되겠죠. 그보다 리에양, 훔쳐보는건 안좋은 버릇 아닌가요?"
"앗."
문이 열리고 리에가 한손에 포도주 병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리에양도 참, 포도주를 그렇게 들고 있으면 체온때문에 맛이 변한다구요."
"죄송합니다.."
"그럴건 없고. 한잔씩 따라주시겠어요? 그리고 나츠미씨, 이정도면 겐의 필체와 비슷하겠죠?"
리에가 내민 하얀 메모지에 뭐라고 적혀있었다.  나 아이노미야 겐은 으로 시작하는 문장..
"똑같은것 같습..잠깐 뭐하시는거예요?!"
"뭐냐니, 증거조작이죠. 아까 말했잖아요? 사람들에겐 겐이 단독범행을 저지르고 자살을 한걸로 했다고. 그랬으니 당연히 유서가 있어야죠... 아 만지지 말아요. 이 유서에는 나와 겐의 지문만 남아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전 사람을 죽였는데... 모셔온 분들을 그렇게.."
"에이 뭐, 전 인간들이 모셔왔던 신들을 떼죽음 시켰고 사람도 삼천명째 죽인뒤로는 귀찮아서 안세고 있다구요.  그런데 리에양, 정말 이걸로 괜찮나요?"
"괜찮아요. 자식과 사용인의 잘못을 미리 막는것도 주인된 자가 할일이라고 주인님은 말씀하셨거든요. 분명 주인님도 나츠미씨를 용서하실거예요. 겐 도련님은 저세상에서 한참동안 혼나시겠지만요. "
"그러려나... 그건그렇고... 두분, 츠키코씨의 넋을 위해서 건배라도 하는게 어떨까요."
"네..."

예나 지금이나 죽은놈만 억울한거라며 중얼거리며 에파는 잔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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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편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쓴다음에 정리해서 올려놓는게 나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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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레나
공포의 1000글자 제한때문에 어쩔 수 없죠(...)
폭신폭신
그날 그날 급조해서 쓰다보니 설정이 미묘하게 틀리는경우가 있어서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65 애드미럴 샬럿 1 폭신폭신 07.15 2100
열람중 섬 저택의 살인 9 댓글2 폭신폭신 07.06 2008
163 섬 저택의 살인 8 폭신폭신 07.04 2068
162 네버랜드 - 3. 엄마? 마미 07.03 2022
161 섬 저택의 살인 7 폭신폭신 07.03 1991
160 네버랜드 - 2. 알브헤임 마미 07.02 1921
159 섬 저택의 살인 6 폭신폭신 07.02 2020
158 섬 저택의 살인 5 폭신폭신 07.01 1934
157 도타 2 - 밤의 추적자 팬픽 Novelistar 06.30 1975
156 섬 저택의 살인 4 폭신폭신 06.29 1869
155 네버랜드 1. 웬디 그리고 피터팬 마미 06.28 1845
154 라노벨 부작용 다움 06.27 2006
153 파리가 사람 무는거 본적 있어? 댓글2 다움 06.27 2312
152 카라멜 마끼아또, 3만원 어치 민간인 06.26 2070
151 섬 저택의 살인 3 폭신폭신 06.26 1892
150 섬 저택의 살인 2 폭신폭신 06.24 1837
149 섬 저택의 살인 1 폭신폭신 06.23 1840
148 무제 민간인 06.22 2043
147 발을 무는 악마 댓글6 작가의집 06.19 2166
146 [본격 휴가 나온 군인이 쓰는 불쌍한 SF 소설] 나방 (#001 - 강산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사람뿐) 레이의이웃 06.11 2040
145 인문혁명 댓글2 Tongireth 06.11 2258
144 손님을 맞는 이야기. 폭신폭신 06.05 1981
143 훈련소에서 댓글1 폭신폭신 05.25 2072
142 [공모전에 낼 소설 초안] 꿈, 혁명, 그리고 조미료와 아스피린 (1) 댓글1 BadwisheS 05.19 2174
141 학교에 가는 이야기. 폭신폭신 05.13 2010
140 세달만에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 폭신폭신 05.12 1834
139 뚜렷 한흔적 댓글2 다움 05.10 2099
138 Spinel on the air(스피넬 온 디 에어) - 프롤로그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4.26 1902
137 마지막 약속 댓글3 안샤르베인 04.18 2030
136 빛이 지는 어둠 속 작가의집 04.14 2172
135 아름다웠던 하늘 김고든 04.10 2120
134 이별의 아침 아이언랜턴 04.09 1879
133 따뜻함을 사고 싶어요 다움 04.09 2035
132 Evangelion Another Universe 『始』- Prologue 벨페고리아 04.08 1816
131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난투극 - 2 RILAHSF 04.04 2015
130 어느 늦은 봄의 이야기 언리밋 04.03 1861
129 The sore feet song 블랙홀군 04.02 1913
128 짧은 글 댓글2 다움 03.27 1978
127 [자연스러운 문장 연습] 귀머거리 BadwisheS 03.26 2034
126 더러운 이야기 댓글2 기억의꽃 03.23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