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저택의 살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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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세상에, 현장 보존 전혀 안되어있네."
에파의 말 그대로였다.  시신은 이미 옮겨졌고  식기나 음식도 지워진지 오래인듯 했다. 심지어 시체에서 흘렀을 핏자국조차 지워졌으며 남아있는건 아직도 공기중에 남아있는듯한 피비린내 정도였다. 에파는 쿠로사와에게 무언가 질책의 말을 하려고 했었지만 자신의 주인의 시체를 그대로 방치 한다는건 쿠로사와는 물론이고 리에도 못할짓이니까 넘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자신이 죽었다고 해도 자신의 하녀들도 방치하지 않을테니까.  
"흐음.."
자세를 낮춘 에파는 쿠로사와나 리에의 예상과는 다르게 바닥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듯 했다.
"의외로... 바닥은 합성섬유 카페트로군요. 나일론인가?"
"네, 예전에는 양모였지만 제가 주인님의 방을 맡았을때 바꾸셨습니다 양모는 세탁하기 쉽지 않아서 저렴하고 그냥 통째로 교체할수 있는 카페트로 바꾸셨습니다. 실험떄문에 카페트가 더러워지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바닥에 뭔가 증거가 있을까요?"
"있었다고 해도 뒷정리를 할때 가져갈수 있었겠죠. 하지만 증거가 남긴 흔적을 치울수는 없었을테니까..."
그렇게 대답한 에파는 바닥을 샅샅히 살펴보았다. 바닥 밑에 뭐가 숨겨져 있는지를 알아보는것도 아닌 그냥 살필 뿐이였다.
"아, 찾았다."

에파는 장갑을 낀 손으로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더럽혀진, 그래도 금색으로 빛나는 금빛의 물체. 탄피였다.
".308 윈체스터. 흉기와 맞긴 하지만."
에파는 어처구니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총기는 방 안에서 격발되지 않은것 같네요."
"네?"
"하지만 손님. 방안에서 탄피가 발견되었다면 격발되었다는 증거가 아닐런지요."
"그렇게 생각할거라고 한게 함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던져놨겠죠."
그래도 증거라는듯 에파는 탄피를 비닐 백에 넣고 잠궜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간단한거예요. 이 바닥은 합성섬유, 열기에 약할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격발된 탄피는  수백도의 온도가 되는데 그게 땅바닥에 떨어졌는데 바닥 전체에 불탄 자국은 커녕 살짝 녹은 자국도 없군요. 더군다나 이 탄피에도 카페트가 녹아 눌어붙은 흔적조차 없어요. 이 방에서 쐈던 탄피라면, 더군다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 탄피라면 당연히 바닥에 자국을 남겼겠죠."
"그렇군요. 차마 그생각까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안쐈다면 외부에서 저격을 했다는 의미인데.."
에파가 창문을 살펴봤지만 총알이 뚫고 들어온 흔적따위는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돌벽을 관통할만한 능력은 일개 소총탄 따위에겐 없다. 아니 대물저격총이라도 이 돌벽을 뚫을수는 없을것이다.  창문이 열려있었다면 몰라도 이 날씨에 창문을 여는 멍청이는 없었을테니.. 난감한 이야기다.  게다가 시체가 발견되었을때 창문은 모두 닫혀있었다고 하고..

에파는 창문의 잠금쇠를 살펴보다가 무언가를 깨달았다.
"하지만 이 날씨에 왜 창문을 연거지?"
날씨는 변하지 않았다. 에파의 추리에 따르자면 그때의 날씨는 더더욱 안좋았을게 분명하다. 
아무튼 혹시 모를 가능성을 따라가는게 좋을거라 판단한 에파는 쿠로사와에게 질문했다
"쿠로사와씨. 이 집에 총은 그 한자루 뿐입니까?"
"아닙니다. 두자루 더 있었습니다."
"그건 어디있죠?"
"지하 창고에..."
"당장 가서 확인해 보세요!"

쿠로사와가 몇분뒤에 다시 돌아왔을때 쿠로사와는 당황한 얼굴이였다. 항상 무표정만 짓던 쿠로사와였기에 에파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도 대답이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쿠로사와는 뻔한 대답을 했다.
"없어졌습니다. 두자루 다 전부."
"그럼 그렇지... 사라진 두자루중 한자루는 여기 떨어져 있던것과 같은 총이죠?"
"네 그렇습니다."
"대충 감이 잡히네.." 

"그래서 다른 한자루는 무슨 종류인가요? 같은물건?"
"아닙니다. 산탄총이였습니다."
"와, 산탄총이라고. 미치겠네."
에파가 호신용으로 등뒤에 메고 있는건 M60경기관총이였다. 적어도 실내전이라면 산탄총에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무슨방식이죠? 더블배럴?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총알은 두발씩 들어갔나요?"
"네. 그렇습니다. 총을 꺾어서 양 옆으로 두발씩.."
"더블배럴인가.. 뭐 그렇게 밀리지는 않는건가."
에파는 방에 있던 실험도구에 눈길을 돌렸다.
"피해자는 무슨 실험을 한것 같은데..."
"주인님께서는 그.. 불로불사를 연구하고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하셨지만 최근에는 건강의 악화로 인해서 집념이 대단하셨습니다."
"그래요? 뭐 우리야 너무 당연한거라 잊고 살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겐 절실한 일이였겠죠.."

에파는 유리로된 실험도구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희미한 탄자국이 남아있다는걸 알아챘다.
"화약?"
에파는 생각해냈다. 자신이 이 방에 막 들어왔을때 맡았던 희미한 화약냄새와 피비린내가 섞인 냄새. 그런 냄새가 온갖 냄새에 섞여있었다.
"리에양, 아침식사를 가지고 왔을때 이상한 냄새를 못맡으셨나요?"
"맡았지만 이곳은 원래 온갖 냄새가 나는곳이라..."
 화학약품이 넘쳐나는곳이니 그럴만도 하다. 거기에 음식냄새까지 섞였으면 일반인은 구별 못하는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럼 대충 여기서 벌어졌던 일은 알겠는데..."
"그럼 범인을 알아 내신겁니까?"
"아뇨, 그건 아직 모르겠네요. 범인의 범위를 좁힐수는 있지만.."
에파는 무언가 생각하다가 쿠로사와에게 물었다.
"쿠로사와씨가 생각하시기에 총의 사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에상외로 쿠로사와는 선뜻 대답해주었다.
"아마 이 저택에 계신분들이 대부분 쓰실수 있을겁니다. 어린시절에 주인님께서 사격을 알려 주셨고 사용인들도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당장 저도 주인님과 외국에서 몇차례 사냥을 즐긴적이 있습니다."
"집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총을 쏠수 있습니다."
에파가 리에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리에가 말했다.
"리에양은 주인님의 서재 창문에서 난동을 부리던 새들을 정확하게 쏴맞춘적도 있었지요. 비록 창문도 같이 깨졌었지만..."
"집사님...!"
"그때가 어제같은데... 하아.. 아 아닙니다."

모두가 총을 쏠수 있다고.. 그렇다면 용의자를 제대로 좁히지도 못한다. 총을 만진적도 없을 꼬맹이 여자애 하나만이 사라질 뿐.
이때까지 에파의 정리에 따르면 그나마 용의선상에 올릴 인물들은 고용인들 뿐. 그나마도 겜지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들 모두가 알리바이가 있었다. 사용인들은 2인 1실을 쓰는데다가 야간 순찰도 끝낫을 시간이라 모두 방에 있거나 잠을 자고 있었다고 했고 그나마 특이한건 타치바나 나츠미 정도. 나미츠는 리에와 같은 방을 쓰고 있었기에 리에가 에파와 함께 있었던만큼 알리바이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엉뚱하게 아이노미야 겐이 그녀와 함께 있었다고 증언해주었다. -"아, 확실히 증명해 드리고 싶은데 난 콘돔을 싫어해서 말이야 나츠미가 임신하면 증거라고 해주려나?" 라는 증언도 해 주었다- 

"그렇다면 역시 유산 싸움이 가망성이 높은데.."
에파는 머리를 긁적였다. 
"쿠로사와씨.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유산의 분배는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그건 말씀드릴수 없습니다."
"쿠로사와씨, 제가 지금 시시콜콜한 재벌 유산문제때문에 이러는게 아니라는걸 아실텐데요."
"그건 알지만 말씀드릴수가 없습니다. 정말로 주인님께선 그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해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까.."
"혹시 유언장을 남기시진 않았습니까?"
"적어도 제가 아는 한에는 없습니다. 주인님께서도 전혀 말씀을 해주질 않으셨고.."
"그렇다면 법률로 분배되나.. 그렇다면 사용인들은 어떻게 될까요?"
"저희들은 이 저택에 고용된 몸이니 저택을 물려받으신 분의 밑에서 일하게 되겠지요. 그분께서 원치 않는다면 해고되겠지만 일단 고용인들 대부분 당분간은 충분히 생활할 저금이 있습니다."
"하긴, 여차하면 호텔같은곳이라도 취직할수 있겠지.."

틀렸다.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는다. 

"참, 손님."
"네?"
"오늘 저녁도 리에 양과 함께 보내실겁니까?"
"아, 같이있을거예요. 아직도 몇몇사람들은 리에 양을 안좋은 눈으로 보는것 같아서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오늘밤 열 한시쯤에 찾아뵈도 되겠습니까?"
"네? 무슨 일로.."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에파는 쿠로사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도록 하죠. "
"감사합니다 손님."

그때였다. 펑 하는 소리가 들린것은. 그리고 이어서 어린 여자 아이의 찢어지는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총성?"
"코토리님의 목소리가 아닌가요?"
"산탄이다! 12게이지야!"
반사적으로 리에양을 밀며 문 옆에 숨고 바로 M60을 꺼내들어 슬쩍 문 밖을 쳐다보는 에파. 
오랜 경험이 거의 본능으로 이끌어버린 행동이였다. 총성이 날 이유가 없는곳에서의 총성에는 무조건 엄폐한다.
하지만 이어지는건 보통 그런 상황에서의 연속되는 총성이 아니라 엄마를 찾는 여자아이의 울음소리였다.
"1층인것 같습니다."
"가자!"

1층으로 내려가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문이 보였다. 그 문 너머에서 엄마를 찾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 셋을 셀테니까..!"
젊은 남자 둘이서 몸을 문에 부딪쳤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옆에서 망연자실한듯 앉아있는 소녀가 보였다.
"비켜! 문에서 떨어져! 위험하다고!"

에파는 그 둘을 밀어내고 자물쇠에 총구를 겨눴다. 에파의 오른쪽 눈동자가 붉어지고 확신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부 귀 막아! 셋, 둘, 하나!"
M60의 방아쇠가 당겨지자 오토락은 계속되는 총탄의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부러졌고  개머리판을 휘두르자 박살나 문이 활짝 열렸다. 
열린 문 너머에 있는것은. 어린 여자애가 산탄으로 얼굴이 박살난 시체를 끌어안으며 엄마를 부르짖는 참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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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으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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