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부작용

다움 0 2,400

 착한 미소년 미아 꼬맹이의 운명적 만남, 지금 이 상황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물론 미소년은 나, 꼬맹이는 차분한 단발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어울리지 않게 입을 삐죽 내민 여자애. 나란 착한 사람은 건방진 미아 꼬맹이를 돕고 있었다.  

 

 "길 잃은 거 아니라니까. 그냥 길이 멋대로 움직인 거야!"

 

 "그래그래, 넌 길을 잃지 않았겠지, 하지만 길은 너를 잃었어."

 

 알 수 없는 말에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길이 멋대로 움직이다니, 여기가 '호구'와트라도 되나? 역시 꼬맹이들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대단해. 그런데 말야.

 

 "꼬맹아, 너 이름이 뭐니? 나이는 몇 살이고? 어디 가던 길이야?"

 

  "우악, 기분 나빠, 왜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거야?  도움같은 거 필요 없어, 애당초 길을 잃은 게 아니니까!  게다가 꼬맹이 아니거든! 열다섯 살이야!"

 

 꼬맹이 맞잖아. 열다섯 살이면, 내 열여덟 상식피디아가 말했다. 열다섯은 꼬맹이라고, 그나저나 이거 위험한데? 이런 꼬맹이가 보호자도 없이 혼자서 다니다니, 이러다 큰일나면 어쩌려고, 요즘 세상이 험악해져서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는데, 걱정이 된다. 사실을 말하자면, 난 로리콘이다. 나는 믿는다. 로리는 사랑이다. 로리는 정의다. 그러므로 난 로리를 지켜야만 할 이유가 있다.

 

 "아무튼, 난 너를 내버려 둘 수가 없어. 나쁜 사람 만나면 어떡해?"

 

 내 말에 꼬맹이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전부터 안 좋았던 것 같은데, '더욱더' 나빠졌다니 신기하네..

 

 "너가 그 나쁜 사람이라고 내 직감이 말했어, 내 직감은 틀린 적 없으니까. 확실해. 아~ 진짜 짜증나네, 내가 뭘 한 거람."

 

 꼬맹이는 그런 말을 하며 길을 갔다. 길을 갔다. 아까 전에 두리번 거렸는데? 길을 갔다. 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나?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행이 아니다. 다만 신경쓰여 저 꼬맹이의 뒤를 밟기로 했다. 

 

 첫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두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세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네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야! 너 아까부터 뱅뱅 돌고 있다!"

 

 꼬맹이의 어깨가 흠칫하는 게 보였다. 그래도 쳐다보진 않는군. 꼬맹이는 내 말을 무시하며 계속 앞으로 갔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첫 번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고, 두 번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고, 세 번째 코너에서 왼쪽쪽으로 돌고, 네 번째 코너에서 왼쪽쪽으로.... 안되겠어 이 녀석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난 꼬맹이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꼬맹이가 나를 본다. 난 말했다.

 

 "넌 너무 아청아청하게 생겨서 위험해, 이렇게 돌아다니면 감방갈지도 모른다고?"

 

-------------------------------------------------------------

 

 

 본 소설은 철저히 픽션입니다. 세 살차이 커플의 알콩달콩한 러브코미디 소설인데... 실은 한가지 목적을 위해서 쓰였습니다.

 

 "아청아청" 이 단어를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퀄리티는 나오지 않았지만, 실현 성공!는 재탕도 성공!

Author

Lv.1 다움  2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93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난투극 - 1 RILAHSF 03.07 2500
292 애드미럴 샬럿 폭신폭신 03.15 2522
291 현자 더듬이 03.16 2299
290 죽음의 죽음 댓글3 더듬이 03.16 2552
289 언제든지 돌아와도 괜찮아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3.18 2479
288 더러운 이야기 댓글2 기억의꽃 03.23 2454
287 [자연스러운 문장 연습] 귀머거리 BadwisheS 03.26 2427
286 짧은 글 댓글2 다움 03.27 2391
285 The sore feet song 블랙홀군 04.02 2349
284 어느 늦은 봄의 이야기 언리밋 04.03 2272
283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난투극 - 2 RILAHSF 04.04 2401
282 Evangelion Another Universe 『始』- Prologue 벨페고리아 04.08 2275
281 따뜻함을 사고 싶어요 다움 04.09 2424
280 이별의 아침 아이언랜턴 04.09 2289
279 아름다웠던 하늘 김고든 04.10 2484
278 빛이 지는 어둠 속 작가의집 04.14 2590
277 마지막 약속 댓글3 안샤르베인 04.18 2399
276 Spinel on the air(스피넬 온 디 에어) - 프롤로그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4.26 2268
275 뚜렷 한흔적 댓글2 다움 05.10 2468
274 세달만에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 폭신폭신 05.12 2226
273 학교에 가는 이야기. 폭신폭신 05.13 2465
272 [공모전에 낼 소설 초안] 꿈, 혁명, 그리고 조미료와 아스피린 (1) 댓글1 BadwisheS 05.19 2580
271 훈련소에서 댓글1 폭신폭신 05.25 2493
270 손님을 맞는 이야기. 폭신폭신 06.05 2429
269 인문혁명 댓글2 Tongireth 06.11 2790
268 [본격 휴가 나온 군인이 쓰는 불쌍한 SF 소설] 나방 (#001 - 강산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사람뿐) 레이의이웃 06.11 2445
267 발을 무는 악마 댓글6 작가의집 06.19 2544
266 무제 민간인 06.22 2439
265 섬 저택의 살인 1 폭신폭신 06.23 2292
264 섬 저택의 살인 2 폭신폭신 06.24 2255
263 섬 저택의 살인 3 폭신폭신 06.26 2268
262 카라멜 마끼아또, 3만원 어치 민간인 06.26 2473
261 파리가 사람 무는거 본적 있어? 댓글2 다움 06.27 2726
열람중 라노벨 부작용 다움 06.27 2401
259 네버랜드 1. 웬디 그리고 피터팬 마미 06.28 2298
258 섬 저택의 살인 4 폭신폭신 06.29 2294
257 도타 2 - 밤의 추적자 팬픽 Novelistar 06.30 2367
256 섬 저택의 살인 5 폭신폭신 07.01 2319
255 섬 저택의 살인 6 폭신폭신 07.02 2420
254 네버랜드 - 2. 알브헤임 마미 07.02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