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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미소년 미아 꼬맹이의 운명적 만남, 지금 이 상황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물론 미소년은 나, 꼬맹이는 차분한 단발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어울리지 않게 입을 삐죽 내민 여자애. 나란 착한 사람은 건방진 미아 꼬맹이를 돕고 있었다.  

 

 "길 잃은 거 아니라니까. 그냥 길이 멋대로 움직인 거야!"

 

 "그래그래, 넌 길을 잃지 않았겠지, 하지만 길은 너를 잃었어."

 

 알 수 없는 말에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길이 멋대로 움직이다니, 여기가 '호구'와트라도 되나? 역시 꼬맹이들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대단해. 그런데 말야.

 

 "꼬맹아, 너 이름이 뭐니? 나이는 몇 살이고? 어디 가던 길이야?"

 

  "우악, 기분 나빠, 왜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거야?  도움같은 거 필요 없어, 애당초 길을 잃은 게 아니니까!  게다가 꼬맹이 아니거든! 열다섯 살이야!"

 

 꼬맹이 맞잖아. 열다섯 살이면, 내 열여덟 상식피디아가 말했다. 열다섯은 꼬맹이라고, 그나저나 이거 위험한데? 이런 꼬맹이가 보호자도 없이 혼자서 다니다니, 이러다 큰일나면 어쩌려고, 요즘 세상이 험악해져서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는데, 걱정이 된다. 사실을 말하자면, 난 로리콘이다. 나는 믿는다. 로리는 사랑이다. 로리는 정의다. 그러므로 난 로리를 지켜야만 할 이유가 있다.

 

 "아무튼, 난 너를 내버려 둘 수가 없어. 나쁜 사람 만나면 어떡해?"

 

 내 말에 꼬맹이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전부터 안 좋았던 것 같은데, '더욱더' 나빠졌다니 신기하네..

 

 "너가 그 나쁜 사람이라고 내 직감이 말했어, 내 직감은 틀린 적 없으니까. 확실해. 아~ 진짜 짜증나네, 내가 뭘 한 거람."

 

 꼬맹이는 그런 말을 하며 길을 갔다. 길을 갔다. 아까 전에 두리번 거렸는데? 길을 갔다. 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나?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행이 아니다. 다만 신경쓰여 저 꼬맹이의 뒤를 밟기로 했다. 

 

 첫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두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세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네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야! 너 아까부터 뱅뱅 돌고 있다!"

 

 꼬맹이의 어깨가 흠칫하는 게 보였다. 그래도 쳐다보진 않는군. 꼬맹이는 내 말을 무시하며 계속 앞으로 갔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첫 번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고, 두 번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고, 세 번째 코너에서 왼쪽쪽으로 돌고, 네 번째 코너에서 왼쪽쪽으로.... 안되겠어 이 녀석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난 꼬맹이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꼬맹이가 나를 본다. 난 말했다.

 

 "넌 너무 아청아청하게 생겨서 위험해, 이렇게 돌아다니면 감방갈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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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소설은 철저히 픽션입니다. 세 살차이 커플의 알콩달콩한 러브코미디 소설인데... 실은 한가지 목적을 위해서 쓰였습니다.

 

 "아청아청" 이 단어를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퀄리티는 나오지 않았지만, 실현 성공!는 재탕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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