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저택의 살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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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중인 태풍의 영향으로 몰아닥치는 풍랑과 폭풍우에 둘러싸인 작은 섬의 한가운데에 어울리다면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울리지도 않을듯한 서양식의 저택.
그 정문을 누군가가 두들기고 있었다. 아직 저녁임에도 폭풍속의 섬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문을 두들기는 사람의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황금색의 금발은 어둠속에서 홀로 빛나는듯 했다.
그렇게 비바람속에서 삼분동안의 노크 끝에 누군가가 문을 열었다.
"누구십니까?"
"비를좀 피할수 있을까요? 비가 너무 심해서.."
청년, 아니 소년에 가까운 하인은 불청객을 위아래로 슬쩍 훑어보았다 
물에빠진 생쥐꼴. 엣되어 보이면서도 묘하게 색기가 느껴지는 얼굴은 빗물에 흘러내렸고 얼굴에서 떨어져 내려온 빗방울은 크면서도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젖가슴에 떨어져서 안그래도 흠뻑 젖은 옷을 더욱 적셔 뽀얀 살색이 옷 밖으로 비치게 만들었다.

"뭐하고 있는겁니까 타치바나군? 주인님의 당부를 잊으신건 아니겠지요."
"물론입니다 사사하라 부인."
"그렇다면 당장 주인님의 당부를 따르도록 하세요. 언제까지 손님을 빗속에 세워두실 참입니까. 당장 손님께서 묵으실 방을 마련하도록 하세요."
"네, 부인."
소년 하인은 뒤에서 나타난 중년의 하녀의 말을 따르려는듯 빠른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들어오십시오 손님."
"아니..저 홀딱 젖어버려서 말이죠, 그저 비만 피할곳만 있으면..."
"들어오십시오. 어차피 이 섬에는 제대로 된 건물이라고는 이 저택 뿐이니까요."
"저기 그러면 수건이라도, 이대로는 복도를 더럽힐것 같아서.."
"괜찮습니다. 그런걸 처리하는게 저희들 사용인의 일이니까요 그럼 부디 따라와주십시오, 목욕탕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긴 테이블에 열명정도의 사람이 앉아있었다. 초조한 표정을 짓는 남자, 뻔하다는 표정을 짓는 여자  담배를 꺼내려다가 하인에게 저지당하는 남자등 누군가를 기다리는것 같은 분위기였다.
시간이 좀 지나서 그들의 앉아있는 방에 있던 문이 열리자 나이든 집사가 조용히 걸어나왔다.
"오신다던가?"
초조해하던 남자가 집사를 다그쳤지만 집사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주인님께서는 참석하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휴.."
"그럼 즐거운 대화 나누시기를.."
집사는 다른 문을 통해 방을 나갔다. 

"제 말대로죠?"
"이런건 아버지께서 확실히 해결해줘야 하는데 말이지."
"아버지꼐서? 형은 자식들이 '아이구 아버지 곧 뒤지시는데 유산을 나눠줍쇼' 하면 기분이 좋겠수다."
"살날도 얼마 안남은 노친네가!"
"여보! 그러다 아버님께서 들으시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젠장."
"오늘도 말싸움만 하다 끝나겠네..."
가장 말석에 앉아있던 막내딸, 아이노미야 히카리의 중얼거림대로 친족회의라는 이름의 유산싸움은 벌써 며칠쨰 진전이 없었다 
사실 히카리에겐 관심도 없는 회의였다. 자신의 언니,오빠들처럼 어엿한 회사를 가지고 있는 몸도 아니거니와 장기 불황으로 어려워진 회사때문에 자신과 부하 직원들의 가족까지 생각해야 하는삶이 아니라 그럭저럭 잘 팔리는 소설을 써서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직도 결혼하지 않았고 당연히 아이는 없었다. 막내딸의 후손은 없어도 별 상관 없겠지만 그래도 유산 분배를 위한 명분이 되는건 분명한 사실. 이런 저런걸 모두 합쳐봐야 자신에게 떨어지는건 정말로 명목상의 얼마 안되는 유산 뿐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

차라리 이럴 시간에 차기작으로 예정해놓은 소설의 자료를 얻기 위해 집사나 하인, 하녀들을 취재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이 집안의 후손이기에 친족 회의라는 명분의 싸움에서는 벗어날수는 없었다.
뭔가 재미있는 사건이라도 일어나지 않으려나. 히카리는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의미없는 회의..라기보단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2층 응접실에서 이십여분 거리에 있는 손님용 객실. 20대로 보이는 청년 하나, 그리고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하나. 그리고  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소녀 하나가 객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소녀는 벌써 자고 있었으며 나머지 셋은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아, 이게 무너지냐!"
"겉보기론 당연히 되는것 같아도 안되는 경우도 있단다 아우야."
"소마, 오빠한텐 여전히 안되네.."

무너져버린 나무토막을 다시 쌓아올리며 소년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까 불청객이 하나 온 모양이던데."
"불청객?"
"응, 타치바나가 그러더라고."
"이런 날씨에 불청객이라니. 아니 애초에 이런 섬에 무슨 볼일이 있다고?"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야. 쭉쭉빵빵한 금발 백마라고 하더라고!"
"뭐가 중요한건데."
"사요, 남자들에겐 이보다 더 중요한건 없어." 

비장한 목소리에 여자쪽이 한심하다는듯 답했다.
"소마, 너만 그렇거든?"
"여성의 육체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요가 불쌍해..."
"맞아라 인마."
여자쪽이 남자를 쥐어박았다. 청년은 그 모습을 보고는 미소지었다
"그보다 카오루 형, 중요한 정보가 있어."
"흐음?"
청년은 흥미가 있다는듯 반응을 보였다.

"그 금발 백마가 1층 욕실을 쓴다는 모양이야."
"뭐?! 1층 욕실?!"
1층 욕실이라면 커다란 창문이 있어서 밖에서 보면 훤히 드러나는 구조다. 어차피 섬에는 보통때는 사용인까지 합쳐봐야 스무명도 안되는 인원만 있으니 상관없었지만. 지금의 경우라면...

"어때 형, 끌리지 않아?"
"틀림없는 정보겠지?"
"카오루 오빠까지?!"
"말하지 않으려는걸 용돈까지 쥐어주며 얻은 정보라고."
"그렇다면 당장 출발한다. 우산, 아니 우비 챙겨."
"오빠!"
"미안하다 사요, 하지만 남자는 다 이런 동물이다. 너도 연애할 기회가 생기면 심사 숙고 하도록 해."
"뭐, 저렇게 자라지도 않는 가슴으로는 무리겠지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소마가 쓰러졌다.

"이녀석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일어나라 소마! 고작 이런 고난에 무릎꿇는 사내였냐!"
"그럴리 없잖아! 평생동안 백마의 목욕을 훔쳐볼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어!"

사요는 어처구니없는 눈으로 두사람을 바라보았다. 겨우 여자 목욕하는거 훔쳐보겠다고 이난리라니.
"잠깐 두사람 잊은거 아니겠지? 할아버지가 불청객에게도 극진히 대하라고 하셨잖아! 훔쳐보다 들키면 분명.."

"사요."
카오루가 더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사요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죽을걸 알고도 전장으로 가야만 할 때가 있는거다."

이 둘은 틀려먹은 인간이다. 사요는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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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시험따위

하하하하

망했어요

하하하하

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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