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갈아입었다.
밥을 먹었다.
가방을 메었다.
신발을 신었다.
@@@
이른 아침 거리는 조용했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소리가 들린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모습은가볍지 않았지만, 왠지 모를 생기가 느껴졌다. 학교가 보인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문 안으로들어간다. 그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 지나쳐갔다. 문구점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부터 문을 열고손님 맞을 준비를 한 모양이다. 그 안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문구점 특유의 냄새가 가득 채운다.
"찾으시는 물건 있으세요?"
문구점 주인이 물었다. 대답하지 않고 살짝 미소 지었다. 주인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다 이내뒤돌아 갔다.
"모눈종이, 모눈종이, 모눈종이가 어디 있지?"
손가락으로 진열대를 쭉 살펴본다.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이는지 문구점 주인을 불렀다. 주인은 거침없이 걸어 문구점 구석에 가서 모눈종이를 꺼내왔다.
"여기 모눈종이 있어요. 얼마나 필요하세요?"
"30장 주세요. 근데, 이것보다 더 큰 건 없어요? 좀더 컸으면 좋겠는데…"
그 말에 주인은 다시 가서 전보다 약간 더 큰 모눈종이 묶음을 가져왔다. 익숙한 손놀림으로모눈종이를 세어 건네어준다. 계산을 하고 문구점 밖으로 나간다. 문구점 주인은 들어와서 계속 가만히 있는 손님에게 다시 말을 했다.
"손님, 어떤 물건 찾으세요?"
주인은 대답을 듣지 못 했다. 시계를 봤다.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밖으로 나왔다. 이제 학생들이 안 보인다. 뛰는 소리가 들란다. 조그마한 학생이 달려 지나간다. 너 엄청 늦었어.지금이 몇 시인데, 왜 이제야 등교하는 거니… 이미 넌 지각해있다.
실없는 생각을 했다. 그때 경적 소리가 울린다. 트럭이 찻길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다가오고있다. 비현실적인 상황에 몸이 굳었다. 트럭이 몸에 살짝 닿았다. 종료, 끝, 모든 게 다 끝. 닿았다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이미 죽었다.
===========================================
아마추어 작가들이 소설 초반에 기합이 너무 많이 들어가 문장을 너무 쓸데없이 길게 쓰는 것이 맘에 안 들어 써보았습니다.
여기서 등장인물은 전지적 작가 시점의 화자, 집을 나서 학교를 지나 문구점에 들렀다가 트럭에 치여 죽은 우리의 주인공(...), 문구점 주인, 모눈종이를 고르는 사람, 지각한 학생, 모두 5명.
묘한 글을 쓰려고 묘한 음악을 들으면서 쓰니까, 뿅 맞은 것처럼 멍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