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공모에 낼 소설] 결혼식 (1/2)

BadwisheS 2 2,906

1

배를 타고 한 시간쯤 쭉 남쪽으로 항해하면 해 지는 방향으로 희미하게 십자가가 하나 보였다. 고기잡이배에 어울리지 않는 손님들의 목적지가 바로 그 곳이었다. 손님들이라 함은, 잔뜩 들떠 서로 재잘대고 있는 청춘 남녀들과, 아무래도 온 몸에서 끓어오르는 젊음이 느껴지는 그들과는 달리 늙고 왜소한 나를 포함한 대여섯 명이었다.

십자가가 보이는 방향으로 이십여 분 쯤 더 항해하면 비로소 수평선에 숨겨져 있던 섬이 드러났다. 거센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언덕 꼭대기에는 지금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성당이 홀로 서있었고, 언덕 너머로는 마찬가지로 아무도 살지 않는 십여 채의 민가와 무너져가는 분교가 있었다. 기후와 어울리지 않게 언덕 주변을 무성히 둘러싼 소나무는 바닷바람을 머금어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는데, 그마저도 침식된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다른 소나무들에 비하면 양호했다. 예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 이 섬은 그저 길 잃은 어부들과 물새들의 쉼터였다.

내가 어째서 이 노쇠한 몸을 이끌고 그들과 이 곳에 왔는지에 대해서는 생각만큼 그다지 어려운 이유도 아니었다. 그들이 물었을 때 생각나는 곳이 여기밖에 없었다. 그렇다, 이 곳은 나의 고향이었다. 지금 대화 중인 이 청춘 남녀들과 같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언덕 위의 성당에서 나를 먹여 주고 키워 주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하나님과 만나게끔, 그 영성을 감히 접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은사님의 재를 언덕 너머 절벽으로 뿌리고 섬을 떠난 것을 잊고 산지 수십 년이 지나도록, 그리고 그들을 만났을 때조차도 나는 이 곳을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이 곳을 기억나게끔 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지난여름의 일이었다. 내가 이 섬에서 지내던 때는 아직 코흘리개였던, 나보다 일찍 부모와 이 섬을 떠난 후 간간히 연락하고 있는 남자의 딸이 찾아왔다. 그녀의 이름은 민아현으로,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하다 내게 찾아왔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했고, 그녀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처음 만나는 내게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아버지의 고향에 같이 찾아가주실 수 없겠느냐고 물었는데, 그 때 비로소 나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고향과 은사님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그 다음날에는 두 청년, 도민호와 정유민이 찾아왔다. 그들은 내가 알고 지내던 젊은 한 쌍의 연인이었는데, 자신들의 결혼식의 주례를 보아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그들의 부탁을 수락했는데, 그러자 그들은 비밀로 혼례를 올리려는 그들의 계획을 말하며 적합한 장소를 추천해달라는 것이었다. 생각나는 장소가 이 곳밖에 없었던 나는 졸지에 아버지의 뼛가루를 가진 부부와, 결혼을 코앞에 둔 연인을 내 고향으로 끌고 온 것이다.

2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무성해진 풀과 잔가지들을 쳐내고, 드디어 나는 옛 성당에 도달했다. 이 섬에 거주하던 마지막 사람인 내가 떠난 후로 쭉 방치되어 있을 곳이었건만, 예배당 한 쪽에는 덜덜거리며 돌아가는 석유발전기와 여기저기 찢어진 전선뭉치, 그리고 삭아버린 그물이 방치되어 있었다. 가끔 들리는 어부들이 등대 대신 벼랑 언저리에 전구를 달아놓은 모양이었다. 아마도 곧 해가 지니 길을 잃지 않도록 미리 발전기를 시동해두고 일을 나갔나 싶었다. 나는 어부들의 물건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히 정돈하고, 선내에서 먼저 가져온 비로 바닥의 먼지를 쓸기 시작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민호, 유민, 그리고 동행한 일행들은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기 위해 아직 언덕 아래에 있을 터였다.

그런데 한참 비질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먼저 나타난 유민이 비를 뺐어들었다.

나이도 있으신데, 몸 아끼셔야죠. 제가 할게요.”

허허, 나야 쉬이 일하니 괜찮지만, 다른 노인들이라면 상당히 언짢게 여기셨을 것이네, 자네.”

나는 걸레를 들고 먼지와 거미줄이 쌓인 창틀을 닦았고, 분주히 비질을 하던 유민은 먼지를 마시고 기침을 콜록콜록 하면서도 비를 놓지 않았다. 그런데 비질을 하던 유민이 대뜸 내게 물었다.

신부님도 저희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세요?”

이것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도민호와 정유민은 분명히 결혼을 앞둔 연인이나, 그들은 둘 다 남자이다. 그들은 그것 때문에 항시 주변의 지인, 그리고 가족들과 마찰이 심했고, 내가 그들을 알게 된 계기 역시 그 마찰로 인함이었다. 그들이 심란한 마음으로 자신들의 행동이 옳은 것인가, 새벽에 남몰래 기도하던 때에 만난 것이 그 계기이다. 사실은 나도 그들의 관계가 옳은 것인지는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머뭇거리다 답했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네.”

그러시겠죠. 이런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유민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직까지 안 깨진 것이 신기할 정도인 낡은 스테인드글라스가 깨지더니, 그 틈으로 바람이 몰아쳤다. 그러자 무언가 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창틀 한편에 먼지가 쌓여 보이지 않던 마리아 상이었다. 여기저기 긁히고 삭았지만 온화한 마리아 상의 모습이 은사님을 참 닮았다. 아마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했을지도 모른다.

아니요,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사랑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숭고한 최고의 목적이니까요.’

내가 분교를 졸업했을 쯤 은사님께서는 찰리라고 이름붙인 개를 기르기 시작하셨는데, 그녀가 그 개를 워낙에 예뻐해 자주 사랑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질투라도 했는지,

으엑, 개를 사랑한다고요?’

하고 그녀에게 버릇없이 굴곤 했었다. 그러면 그녀는 언제나처럼 싱그럽게 웃으며, 마다하는 나를 데려와 개를 쓰다듬게 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누구이건 간에 모두 소중한 가치이고, 최고의 목적이란다. 너도 그것을 알았으면 좋겠어. 알았지? , 찰리 귀엽잖아.’

그녀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유민에게 다시 말했다.

솔직히 내 눈으로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네. 난 누군가와 사귀어본 적이 없으니 말일세.”

?”

아직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오랜만에 들린, 은사님의 목소리를 따르기로 했다.

원래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이상해보이니 말일세.”

……그렇군요. 그런 뜻이었어요?”

그런 뜻일세.”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예배당의 청소가 대강 끝나갈 때쯤, 깨진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석양을 보던 유민은 무심결에 내게 중얼거렸다.

해 지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나도 한동안 벼랑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창틀 너머로, 어릴 때의 해질녘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색색의 빛을 보고 감탄을 자아냈었던 기억이 겹쳐졌다. 그와 동시에 옆에서 석유발전기가 덜덜거리며 쉬지 않고 커다란 전지에 전력을 공급해주고 있었다.

해가 지고 시간이 지나면 저 벼랑에 매달린 전구들이 섬을 밝힐 걸세.”

석양에 홀려있던 유민은 그 빛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 그렇군요…….”

저 전구 하나는 등대를 대신할 수 없겠지만, 그것이 둘이 모이고 셋이 모여 빛을 낼 때 비로소 방황하는 어부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네. 자네도 이 식을 마친 후에, 서로를 밝히는 등불로 살아가 주었으면 하네.”

한참동안 감상에 잠겨있던 유민이 입술을 떼고 대답했다.

신부님. 신부님은…… 이제까지 저희들의 등불이었어요. 만약에 신부님이 계시지 않았으면 이 곳에 올수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살다 살다 별 소리를 다 듣는군. 과한 칭찬일세.”

그 후로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우리 둘은 한참동안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아무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3

일행이 도착한 후 우리는 내일까지 이 곳에 머무를 것을 감안해 잡다한 준비작업을 마치는데 남은 시간을 사용했다. 석유발전기만 덜덜거리던 예배당은 말끔히 정돈되고, 삭아가는 목제 사회대 앞에는 압축탄과, 썩은 잔가지와, 나뭇조각들이 버무려진 대가리 없는 페인트 통이 낙엽의 마지막 숨을 뱉어내고 있었다. 사회대마저 치워내고 접이식 의자가 성스러운 의식마냥 둘러쌓은 페인트 통은 솔 향을 은은하게 내고 있었고, 청춘 남녀들과 내가 아른거리는 불길 너머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늦은 소개지만, 청춘 남녀들이란 바로 민호, 유민, 아현, 그리고 아현의 남편인 진수, 이렇게 4인을 말하는 것이다.

몇 분간 불을 쬐던 아현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이제껏 옆에 두고 있던, 그의 아버지의 뼛가루가 든 함을 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러자 진수는 그것을 언짢은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면 아버지가 남편인지, 남편이 아버지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켜봐야 합니까?”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진수가 한숨을 쉬었다. 그가 말하길,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안절부절못하며 자신조차도 외면하고, 항상 아버지의 지인들을 수소문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속이 얼마나 타 들어가는지, 그는 매우 짧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의 굳은 얼굴은 간결한 말 몇 마디보다 어림잡아 수 배는 확실하게 그의 마음을 표현해주었다. 그것을 보고 우선 나는 아현을 따라나서 보기로 했다.

성당 건물 뒤편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전선이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고, 그것에는 전구알들이 연결되어 널려 있었다. 나는 조심히 전구알들을 피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전 효녀가 되지는 못했어요. 매번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시면 대충 아빠, 사랑해라고 마음 없이 몇 마디 말하고 끊는 게 전부였거든요. 그래서인지 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들의 이름보다는,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하셨다고 해요. 얼마나 가족들에게 실망하셨으면 고향 생각을 하며 지내셨을까요.”

내가 어릴 때 나보다 어렸던 자네의 아버지는 일찍 이 섬을 떠났지. 그에게 남아있는 고향의 기억이라고는 남아있지 않을 걸세. 나도 그 때는 기억이 안 나는걸.”

물론 사실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덧붙여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말들도 어느 정도는 거짓이 섞여 있었다. 고백하건대 사실 나는, 이제까지 고향과 은사님을 잊고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아현에게 나는 마치 도움을 줄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이미 늙어 남을 이끌어주어야 할 나이인 아직까지도 그녀와 동병상련하는 처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아버지는 고향을 그리워하셨던 걸까요?”

아직도 생각하곤 한다. 은사님이 개 따위를 사랑하지 않고, 나를 보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 늙어버린 몸뚱이에 주책없이 나는, 아직도 진심으로 그녀를 안고 싶어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은 여름날 내게 찾아와, 죽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과 더불어, ‘야속함을 말하며 펑펑 울던 아현을 보며, 마음의 썩어문드러진 곳만 긁어 피를 짜내는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다시는 찾아오려 하지 않았던 섬으로 돌아온 것 역시 그러한 일종의 허무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만약 아현이 정말로 효녀였다면 나는 이 섬에 그녀와 함께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이 벼랑 위에는 두 죄인, 아현과 내가 있었다. 그녀는 죽은 아버지에 대한 야속함으로 울고 있고, 나는 죽은 은사님에 대한 야속함으로 그녀에게 눈물을 빌려주고 있다. 이제 울기에는 시간이 너무나도 많이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원하셨던 것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을 걸세. 그는 아마도 고향의 포근함과 같은 가족의 온기를 바랐겠지.”

아현은 눈물을 닦고 목소리를 추슬렀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돌아가셨는데, 저는 아직도 아버지에게 불평을 하고 있어요. 저는 도대체 어째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까지 이런 죄를 저지르는 것일까요……?”

해 줄 수 있는 말이 더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 앞에 서있는 아현과, 나 자신에게 이전부터 대답하고 싶었다.

내 은사님께서는 모든 사랑은 아름답다고 하셨지. 자네의 불평 역시 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일세. 그 사실을 언제 돌아보게 될지, 그건 중요하지 않네. 자네는 아직도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세. 그것만이 중요하네. 이제 아버지를 놓아드리게. 자네의 불평에 죽은 사람은 대답할 수 없다네. 내려놓는 것은 고통일세.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어야 하네.”

그리고 나는 아현이 그녀의 아버지의 재를 뿌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어느새 진수 역시 그 옆에 앉아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홀로, 마음속에 다시 은사님의 재를 뿌렸다.

  4

우리는 그렇게 다시 예배당에 모였다. 다섯 목소리가 그다지 넓지 않은 예배당을 가득 채우고는 천천히 흩어졌다. 발전기는 한층 얌전해져 덜덜거리다가 다시 웅웅거렸는데, 그 소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어 자칫 경박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았다. 목소리는 차츰 줄어, 어느새 포 씹는 소리와 땅콩 까는 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순간, 달까지 품어 없앤 회색 바다가 허름한 예배당의 깨진 창문과 다른 보이지 않는 구멍 사이로 약간의 빗방울과 함께 거센 바람을 불어제쳤다. 페인트 깡통 위로 넘실거리던 불덩이는 이리 흔들렸다, 저리 흔들렸다 하는데, 나는 그것으로부터 이 곳에 앉은 네 청춘 남녀들이 제각각 담고 있을,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염려를 보았다. 회상 속의 이 곳 새벽 예배당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니거나 이기적인 이유로 기도했을, 젊었던 시절의 나를 보는 은사님도 그런 마음이셨을까! 알 수 없다.

비가 오는데요.”

민호가 말했다. 그가 말해주어 다행이었다. 그는 원래, 자칫 음울해지거나 난잡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는 것에 소질이 있었다.

그렇구만. 그럼 우리도 슬슬 시작하지. 우리가 이 곳에 온 이유가 하나 더 있으니말일세.”

이제 그들의 결혼을 위해야 할 시간이었다. 초에 불을 켰다. 분위기는 방금과 다르게 사뭇 엄숙해졌다.

 

나는 생각했다. 이 곳에는 수많은 형태의 사랑이 모여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을 마음에 평생을 산 나의 볼품없는 그것, 그것을 위해 사회에 맞서는 어쩌면 위태로운 민호와 유민의 그것, 죽은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번갈아가며 마음을 괴롭히는 아현의 그것,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어찌하지 못하고 지켜봐야 하는 진수의 그것이 바로 이 곳에 모인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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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Sir.Cold
초안으로 봤던거랑 전개가 조금 다르군요. 잘 읽었습니다.
BadwisheS
초안이 메시지에 집중했다면 수정된 글은 이야기 진행 속에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데 주력하려 했으나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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