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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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는 아이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담당 의무병 의외에는 대화를 일절 금지시켰다. 의무병도 할 수 있는 대화는 한정되어 있었기에 자연히 아이는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았다. 병사들은 혼자 살아남은 이 아이에 관해 틈만 나면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추측만 무성할 뿐 알아낼 수 있는 건 전혀 없었다. 메이다나도 틈만 나면 의무소를 기웃거렸지만 얼굴만 겨우겨우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심문이 있은 후 아이는 하루종일 잤다. 깨어난 뒤엔 주변의 물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책이었다. 책이라봤자 대부분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의학서적 외엔 없었지만, 그나마도 건네주자 보기 시작했다. 제대로 읽긴 하는 걸지 의심스러웠지만 그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가끔 기웃거리는 서기는 그 변화를 기록해서 장군에게 전달했다.

 

"책을 읽더란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장군은 흥미롭다는 듯이 그를 관찰했고 몇번 더 심문도 했지만 아이는 딱히 남들이 수상해할만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의심받고 있다는 걸 안다는 듯 행동을 자제했다. 첫날 이후로 거의 의무소밖으로는 나가지도 않았고, 나가더라도 의무병과 동행했다. 그런 모습을 더 수상쩍게 바라보는 자도 있었지만, 이상행동을 하지 않으니 따질 수도 없었다.

아이가 나타난 지도 일주일이 되었다. 장군은 이제 출발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예상과 달리 지원병은 한 명도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지체하고 있을 수 없었다. 야영지를 정리하는 병사들을 살피다가 장군은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말없이 병사들을 돕고 있었다.

 

"거기 너."

 

제네시스의 부름에 아이가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시죠."

"따라올 것이냐, 갈 것이냐?"

 

그는 눈을 잠시 깜빡였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따라오너라. 미안하게 됐지만, 너 한명을 돌려보내기 위해 병사들을 여럿 딸려보낼 순 없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네시스는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당장은 이외의 방법이 없었다.

병사들이 막 짐을 챙겨서 올 때였다. 멀리서 비명소리가 터졌다.

 

"무슨 일이지?"

"괴, 괴물입니다!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제네시스는 그 말에 눈이 커졌다. 일반적인 괴물들이라면 저런 비명이 터져 나올 일이 없었다. 무엇보다 비명이 터진 장소는 베테랑까진 아니더라도 군인으로서 나름 경험이 쌓인 자들이 모인 막사였다. 제네시스는 설명을 재촉했다.

 

"괴물이라니, 무슨 괴물 말이냐."

"그 그것이, 그냥 괴물이 아니라..."

 

병사가 말을 빨리 잇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였다. 무언가 땅에 굴러가는 소리가 났다. 병사들이 돌아보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어느새 소란이 일어난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제네시스는 당황했다.

 

"무슨 무모한 짓을 하려는 것이냐!"

 

제네시스는 아이를 잡으려고 했으나, 이미 망토자락 끝도 닿지 않는 거리로 사라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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