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내려친 곡괭이가 습기찬 돌을 부숴 깨트렸다.
소녀는 구슬땀을 흘리며 양손으로 힘껏 곡괭이를 내리치며 이따금 흙먼지에 기침했다. 몇일째 이 광산 깊은 곳에서 채굴하고 있었지만 라피스 라줄리나 에메랄드, 적뇌석(赤雷石) 따위만이 굴러다닐뿐 금강석은 나오지 않았다. 어느 순간 966번째로 내려친 곡괭이가 부서져버렸고 대가리는 튕겨져나간뒤 벽에 부딪히며 소녀의 근처에 놔뒹굴었다.
"아, 증말 못해먹겠네 진짜...."
소녀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벽에 기대 주저앉았다. 이젠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아까전까지 파던 틈에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금강석이 반짝거렸지만, 예비로 챙겨온 곡괭이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고-방금 부서진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설마 다시 만들기위해 나간다 해도 너무 깊이 들어와서 다시 이곳에 돌아올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진퇴양난에 빠진 소녀는 자조섞인 웃음으로 자기 자신을 조롱했다. 그것밖에는 할수 있는게 없었다.
"아하하하하..."
이내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횃불의 불이 꺼지며 모든게 암흑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