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구이

노숙병아리 0 2,636
맛있는 꼬치구이가 모닥불 위에서 타닥거렸다. 솜씨좋게 꼬치를 집어 입에 집어넣었다. 입을 닫기가 무섭게 입 안이 뜨거워졌다. 호호하고 입김을 불고선 턱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삭하게 잘 구워져  씹을 때 마다 감자칩같은 소리가 났다.뜨거운 육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강 비린내가 났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몇분 전 까지만 해도 팔팔하던 놈이라 더 맛있었다.다시 입 안이 뜨거워졌다. 입김을 불다가 A의 표정을 보았다. 못 볼거라도 본 것 같았다. 순간 입을 벌려 안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나 나나 나쁜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그만뒀다.
"먹을래?"
잘 구워진 다른 꼬치를 내밀며 물어보았다. 너무 잘 구워줘서 B에게 주긴 아까운 꼬치였다. A는 새파랗게 질려 손사래를 쳤다. 그의 손 끝이 꼬치를 쳤다. 꼬치에 꽃혀있던 물방개가 떨어져 모래밭 위에 나뒹굴었다.
"그걸 어떻게 먹냐? 안 징그러워?"
"싫으면 굶어."
떨어진 물방개를 집어 쳐다보았다. 하얗게 물든 두 눈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전혀 징그럽지 않았다. 그냥 기분 나쁜 광경이었다. 모래를 몇번 털어내고 한 입 베어물었다. A가 고개를 돌렸다. 그를 놀려먹는것도 재밌지만 이제 슬슬 재워야 한다.
"안 먹으려면 빨리 자. 내일 일찍 출발할거다."
물방개의 나머지 부위를 씹으며 물장군을 집어들었다. A가 오늘 저녁을 포기해준 덕분에 오늘 저녁은 편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밤은 여관에라도 들러서 괜찮은 식사나 해줘야겠다.
====
트위터에서 "맛있는"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보고 삘받아서 써본 것.

분량은 언제나 짧습니다.
언젠가는 고쳐야 할 버릇. 언젠가는.

Author

2,956 (71.3%)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3 [자연스러운 문장 연습] 귀머거리 BadwisheS 03.26 2526
172 미아 이야기 2 (끝) 네크 08.06 2526
171 하바네로 잉어킹 09.25 2522
170 섬 저택의 살인 9 댓글2 폭신폭신 07.06 2521
169 그와 그녀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 1. 언리밋 12.12 2520
168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난투극 - 2 RILAHSF 04.04 2520
167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댓글2 블랙홀군 02.16 2519
166 섬 저택의 살인 6 폭신폭신 07.02 2519
165 과제로 낼 예정인 소설-전개 부분 댓글4 안샤르베인 10.18 2516
164 계약 안샤르베인 12.30 2515
163 경계를 넘어선 만남(完) 댓글2 안샤르베인 12.01 2512
162 VIII-3. 인과응보 작두타는라이츄 02.06 2510
161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1 네크 05.16 2509
160 바톤터치 댓글1 글한 11.17 2509
159 라노벨 부작용 다움 06.27 2508
158 마지막 약속 댓글3 안샤르베인 04.18 2504
157 [はやぶさ] prologue 댓글3 개복치 03.30 2504
156 Magica - 3 마미 12.03 2498
155 한방꽁트 - 빈티지 패션 트렌드 cocoboom 04.03 2498
154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2 네크 05.22 2496
153 색깔의 무게 (1) 글한 11.13 2496
152 미아 이야기 1 네크 08.01 2496
151 雪遠 - 3 Novelistar 10.15 2494
150 無力と言う罪_Borderland 댓글1 블랙홀군 06.05 2492
149 짧은 글 댓글2 다움 03.27 2490
148 안개왕 이야기 네크 05.09 2487
147 만월의 밤 自宅警備員 06.26 2486
146 VIII-4. 꽃으로 치장된 끝 작두타는라이츄 03.03 2486
145 애드미럴 샬럿 4 폭신폭신 04.12 2484
144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1 네크 07.10 2484
143 의논 댓글2 안샤르베인 09.20 2479
142 애드미럴 샬럿 2 폭신폭신 07.30 2479
141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5 네크 07.28 2479
140 꿈을 꾸는 이야기 네크 04.19 2477
139 괴담수사대-Laplace's riddle 국내산라이츄 09.18 2476
138 Prologue VIII. Cryogenic curse 작두타는라이츄 12.01 2472
137 섬 저택의 살인 7 폭신폭신 07.03 2470
136 Lovers Oi My lovers Novelistar 08.22 2470
135 단상 1 WestO 05.11 2468
134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3 네크 07.15 2464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