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톤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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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말은 아니었다 자식들 없으니 적적하다는 푸념 섞인 한숨은 아니었다 그냥 담담한 결정이었다 아버지는 이제 자기 혼자 있을 테니 40평짜리 집 대신 원룸으로 방을 빼고 너는 더 큰 집으로 옮기렴 하고 집을 찾아다녔다 그러곤 이틀 만에 찾은 집이 좋겠다며 후다닥 사인해버린 것이다 한 달 뒤에 짐이 도착할 거란다 나는 이사 준비를 하며 비어 있는 상자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컨테이너선에 실려 오는 것이 아버지였으면 했다 아버지는 이제 깃털을 모두 뽑아낸 이불을 덮을 것이다 새 집은 필요 없어요 중요한 것은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남는 순간들이었어요 아버지에게는 성경의 말씀이 언제나 옳진 않았다 성경보다 여행 가이드북이 더 나을 때가 있단다 계약서를 본 뒤로 나는 성경을 펼치기 싫어졌다 끝맺음이 허술한 의자가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다를 건너오고 있는 옛 집의 잔해들은 도무지 돌아가지를 않아 멈출 방법이나 있을까 이사 날짜가 다가올수록 나는 붙박이처럼 움켜쥔 고립을 바다 너머로 건네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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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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