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안샤르베인 0 3,189

병사들은 조금씩 진군 중이었다. 이야기로는 제네시스 장군이 있는 야영지에 합류한 뒤 최종 목적지로 간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말없이 그들을 따르고 있었다. 여전히 이름은 몰랐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꼬마 아니면 살림꾼으로 통하고 있었고, 그도 굳이 다른 이름을 붙여달라고 하지 않았다.

조사는 큰 진척이 없었다. 이상한 생명체가 나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사람들은 곧 잊어버렸다. 눈 앞에 나타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아이에게 집적대는 사람도 있었으나, 그가 입을 꾹 닫은 채 함구했기 때문에 몇번 물어보던 사람들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거 별 일이 없어서 심심할 지경이네."

"인마. 안 나오는 게 좋은 거야."

 

병사들의 잡담을 뒤로 하고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 전 바깥바람을 쐴 때 마주했던 그 기운이었다. 그것도 숨막힐듯이 강한 기운.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현자의 말로 접근했다.

 

"어르신. 잠깐 말씀드릴 게..."

"무엇이냐?"

"이 주변, 뭔가 좀 이상합니다."

 

현자는 한번 슥 둘러보았지만 고개만 약간 갸웃거릴 뿐이었다. 노인이 그에게 물었다.

 

"이상하다니, 무엇이?"

"예?"

 

이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단 말인가? 금방이라도 주변을 옥죄어올듯한 이 기운이. 그가 무언가 더 말하려는 순간 앞에 가던 일행들이 멈춰섰다. 졸지에 앞사람들과 부딪치게 된 병사들이 불평을 늘어놓았다.

 

"뭐야, 멈추라는 명령도 없었는데."

 

하지만 불평은 금새 사그라들었다. 아니, 사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그들의 눈 앞에 펼쳐졌기에.

처음엔 그저 쓰러지는 것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그들 눈앞에서 무너져내린 것은 이미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고깃덩이였다. 날고 기는 베테랑이라 해도 이때는 첫 출전을 한 병사들과 다름없이 한 모습이 되었다.

 

"으아아악!"

"뭐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그들은 순식간에 공황상태가 되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다 한들 대답해 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는 현자를 바라보았다. 그도 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다.

 

"대장, 대장은 무사한가?"

 

한 사람이 간신히 상황파악을 했지만 그들 앞에 닥친 건 최악의 결과였다. 대장조차도 이 살육 속에서 무사하지 못했다. 일부는 넋을 놓은 표정이었고, 일부는 자신만이라도 살아나가겠다고 도망치려고 했고, 일부는 제네시스 장군을 찾아가는 게 좋지 않겠느냔 의견을 보였다. 누구의 의견이 옳은 지 쉽게 결정 내리기 힘든 상황에서 그것은 또 나타났다.

이번에는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병사들은 경악했다.

 

"저, 저게 뭐야?"

"괴물이다! 모두 도망쳐!"

 

그는 눈이 커졌다. 그 괴물은 한 눈에 보기에도 이상했다. 체격에 비해 한쪽 팔이 비대하게 커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이상한 건 팔에서 느껴지는 기운이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기운이 팔 하나에 응축된 상태였다. 괴물의 울림은 단순히 흉폭함 때문인지, 아니면 저 마나로 인한 괴로움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멍하니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를 끌어당겼다.

 

"뭘 멍하니 보고 있는가!"

 

현자였다. 그는 그제사 현자의 말 뒤로 올라탔다. 이미 병사들은 제각기 달아나기 바빴고, 괴물도 쫓아오고 있었다. 더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사람들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Author

Lv.1 안샤르베인  3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3 雪遠 - 3 Novelistar 10.15 2740
212 雪遠 - 2 Novelistar 10.06 3001
211 개목걸이 댓글2 주지스 10.05 2921
210 (본격 아스트랄 판타지)성스러운 또띠야들의 밤-1 댓글3 greenpie 10.04 2843
209 길을 무는 악마 댓글4 작가의집 10.03 3050
208 Resolver(리졸버) - 4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10.03 2899
207 雪遠 - 1 Novelistar 10.03 3625
206 Resolver(리졸버) - 3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28 2843
205 walking disaster 1.1 - 구원 댓글2 전위대 09.28 2891
204 추격 안샤르베인 09.26 2670
203 휴식 안샤르베인 09.25 2695
202 죽음의 완성. 댓글2 흐린하늘 09.24 2641
201 부탁 댓글2 안샤르베인 09.24 2916
200 정리 안샤르베인 09.23 2897
199 반의 성공, 반의 실패 안샤르베인 09.22 2800
198 합류 안샤르베인 09.21 2630
197 드러남 안샤르베인 09.21 2510
196 Reslover(리졸버) - 2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20 2663
195 의논 댓글2 안샤르베인 09.20 2720
194 도주 안샤르베인 09.19 2609
193 의심 안샤르베인 09.19 2565
192 전투 댓글2 안샤르베인 09.17 2677
191 습격 안샤르베인 09.17 2499
190 기억 안샤르베인 09.15 2520
189 [습작] 죽음을 거스르는 방법 Prologue 댓글4 앙그라마이뉴 09.14 2793
188 Resolver(리졸버) - 1 댓글5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14 2792
열람중 위험 안샤르베인 09.14 3190
186 예감 안샤르베인 09.13 2523
185 일행 안샤르베인 09.12 2616
184 심문 댓글2 안샤르베인 09.12 2630
183 관찰 안샤르베인 09.12 2850
182 발견 안샤르베인 09.11 2967
181 무슨 일이 있었나? 안샤르베인 09.10 2603
180 알현 댓글6 안샤르베인 09.10 2546
179 서찰 안샤르베인 09.09 2529
178 Resolver(리졸버) - 프롤로그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09 2521
177 이성적인 악함 댓글1 작가의집 09.08 2556
176 전달 댓글2 안샤르베인 09.05 2549
175 협박 댓글2 안샤르베인 09.04 2524
174 반항 댓글2 안샤르베인 09.03 2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