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찌르레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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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했다. 그 남자 역시 여인을 사랑했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전쟁이 일어났다. 남자는 전쟁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소녀는 슬퍼했다. 남자는 약속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써보내리라고. 

그리고 그가 떠난후 정말로 일주일에 한번씩 그의 편지가 그녀의 앞으로 도착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인은 전쟁의 큰 전투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가 사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고 전해졌다.

편지는 더이상 오지 않았다.

여인은 통곡했다.


여인은 마법사였다. 오래된 마법의 지식을 알고있었다.

여인은 전장으로 떠났다. 매케한 연기와 추덕추덕 타오르는 불꽃으로 뒤덮인 평원에서 소녀는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펜이 놓인 머리를 발견했다.

다 타고 눌러 붙어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든 머리였다.

소녀는 그 머리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공동묘지로 향해 백골을 모아 가져갔다.

필요한 조각 한조각 한조각을 조심스레 모아 가져갔다.

그리고 오래된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그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소녀는 전장으로 돌아가 알아보기 힘든 시체를 모조리 잘라 가져갔다.

필요한 부분 한부분 한부분을 조심히 잘라 모아갔다.

그리고 오래된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그는 되살아 나지 않았다.



여인은 마을로 향했다.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의 뼈를 모았다.

한조각 한조각씩, 그렇게 뼈를 모으다, 골반만이 남았을때 그녀는 잡혔다.

그녀를 위한 단두대가 광장에 마련되었다.

칼날 아래서, 여인은 남자의 이름을 외쳤다.


다음날 누군가 여인의 머리를 가져갔다. 

여인이 사랑한 남자였다.

그는 그녀의 붉은 머리칼과 녹색 눈동자와 하얀 이를 뽑아갔다.

그리고 붉은 깃과 녹색 눈과 하얀 부리와 발을 가진 붉은 찌르레기를 만들었다.

붉은 찌르레기는 하늘로 날아갔고, 남자는 하늘을 지켜보았다. 

그 새가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뒤로 붉은 찌르레기는 숲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그런 붉은 찌르레기에겐 특별한 습성이 있다.

바로 둥지를 지을때 죽은 동물의 작은 뼈를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끝]







"본 콜렉터?"
"엥? 알고있네?"
난희는 놀라며 말했다. 피오나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울피나한테 들었어. 엘프 사이에선 유명한 이야기라던데?"
"뭐, 그렇긴 하지. 짧지만 비극적이기도 하고, 붉은 찌르레기는 영겁의 숲 전역에 서식하는 동물이기도 하니까."
한밤중의 숲을 비추는 캠프파이어는 조용히 타들어가고 있었다. 고요한 추위를 그 불꽃이 잠시나마 덜어가고 있었다.
"이 이야기의 전승중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뭔데?"
"무서울지도 몰라? 잘때 울피나에게 메달리지나 말아."
은근히 겁을 주는 난희 앞에서 피오나는 자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버티고 있었다. 아이의 티가 사라지지 않은 그 태도에 난희는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데카세트 숲 근처에 전해지는 전승에선, 붉은 찌르레기가 보름달이 뜨는 밤만 되면 이렇게 운다고 해. '피르트-' '피르트-'하고."
"그게 뭔데?"
"사랑하던 남자의 이름."
그리고 그 순간, 숲 속에서 새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면 이 숲 이야기를 안해줬네."
피오나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난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 숲의 이름은 데카세트라고 하더라고. 밝은 보름달이 뜬 밤에 오기 참 좋은 곳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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