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X-2. 모방범

작두타는라이츄 0 2,388

라우드와 파이로, 야나기는 의뢰를 받고 도쿄의 스기나미구로 향했다. 그 의뢰라는 것은, 카시마 레이코 괴담과 관한 살인 사건이었다. 피해자들은 다리가 잘린 채 사망해 있는 상태였던데다가 현장 근처의 CCTV를 조회해 본 결과 긴 머리의 여자가 발견되었고, 경찰은 이를 카시마 레이토라는 괴이가 일으킨 소행이라고 여겨 괴담수사대에 의뢰를 했던 것이다.

 

"스기나미 도착! 경찰서는 어디로 가면 되는거냐... "

"여기로 마중 나온다고 했던 거 같은데. "

"음... 아아, 저 사람인 모양이군. "

 

머리를 짧게 깎은 남자가 세 사람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세 사람이 다가가자, 남자는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차에 타라는 손짓을 했다.

 

"저는 사건을 담당하는 마츠모토라고 합니다. 예전에 뱀공주와 관련된 일을 해결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괴담수사대에 이 사건에 대해서 의뢰를 하기로 했습니다. "

"저스티스 라우드라고 합니다. 이 쪽은 파이로, 그리고 이 쪽은 야나기고요. 그나저나 카시마 레이코 괴담이라는 건... "

"자세한 건 서에 가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설명하자면 꽤 복잡해서요... "

 

역에서 20분 정도를 차로 달려 경찰서에 도착하자, 마츠모토는 경찰서로 들어가 무어라 말을 했다. 그리고 세 사람을 동료에게 소개하자, 동료는 세 사람을 자리에 앉게 했다.

 

"마츠모토 선배가 얘기했던 괴담수사대에서 오신 분들이군요. 저는 마츠모토 선배와 같이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케이지마라고 합니다. "

"저스티스 라우드입니다. 이쪽은 파이로, 그리고 이 쪽은 야나기고요. "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 사건에 대해 설명을 좀 해 드릴까 하는데... "

"그 전에, 카시마 레이코 괴담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카시마 레이코 괴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요... 피해자들이 하반신이 없어진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데, 혹시 카시마 레이코가 하반신을 베어가는 건가요? "

"카시마 레이코는 괴이입니다. 미군에게 강간당해서 열차에 투신당했다던가, 열차 사고로 하반신이 잘려서 죽었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하반신이 잘린 채 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카시마 레이코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한 달 이내에 얘기를 들은 사람 앞에 나타나 질문을 하는데, 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 하면 신체의 일부를 뺏어간다고 합니다. 신체 일부...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다리를 떼어 간다고 하네요. "

"음... 대부분 다리를 떼어간다라...... "

"자기에게 없는 신체 부위가 하반신이니, 주로 다리를 뺏어가는 모양이지. 그나저나, 그게 진짜 카시마 레이코인지 알아보려면 그 괴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지 조사가 필요한데 피해자가 다 죽어서 그건 힘들겠군... "

"사실, 생존자가 드물게 계시긴 합니다. 다만 한 분은 조사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과다출혈로 인해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 ICU에 입원해 계셔서요. "

"음... 그렇군요. "

 

피해자가 전부 사망 내지는 과다출혈로 위중한 상태라,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알아가야 할 지 막막하던 찰나, 파이로는 뭔가 생각난 듯 손가락을 딱, 튕겼다.

 

"우리도 아까 카시마 레이코에 대한 얘기를 들었으니 진짜 카시마 레이코라면 우리 앞에도 나타날거야. 단, 진짜 카시마 레이코라면 우리 둘에게는 질문을 안 하겠지. 우리 둘은 언데드라, 다리를 잘라가도 의미가 없거든. "

"...언데드요? "

"이 몸은 죽은지 오래 된 유령이다. 이쪽은 시귀고. 살아있는 인간은 이 녀석 하나거든.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에게서 들은 말은 없었어? 실제로 그 괴담을 들었는지라던가.. 아니면 피해자간의 공통점이라던가. "

"공통점이라... "

 

한참을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마츠모토와 달리, 케이지마는 컴퓨터 모니터를 시선을 돌린 다음 엑셀 파일 하나를 열었다. 거기에는 뭔가가 여러 줄 적혀 있는 것이 보였지만 일부는 한자라 그 옆에 있는 후리가나를 이용해 읽어야 했다.

 

"이게 뭔가, 케이지마 군? "

"피해자의 이름, 나이, 그리고 특이사항을 정리해 둔 파일이예요. 특이사항이라고 해봐야 부검 결과나 사인 같은 것이지만... "

"음... 연령대는 대부분 20대... 30대 이상은 찾기 힘들고 10대도 간간이 보이네. 사인은 과다출혈. 가만... 열 번째 피해자랑 두 번째 피해자가 친구 관계였나요? "

"네. 그 외에도, 피해자끼리 친구이거나 대학 동기, 아르바이트 동료 등... 어느정도 친분 관계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

"먼저 죽은 쪽이 나중에 죽은 쪽에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죠. 같이 들었거나... 특히 아르바이트 장소라던가, 강의실이나 교실같은 데서는 얘기하는 대상이 하나이더라도 듣는 귀는 여럿 있거든요. "

"듣는 귀라... 그렇겠네. 소리를 한 방향으로 쏠 수는 없을테니... "

 

피해자간의 관계는 특정지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음 피해자를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피해자가 사망한 상태라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볼 수 조차 없었다. 파이로는 크로노스의 시계라도 들고 올 걸 그랬나, 생각했다.

 

"이 사람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기도 힘들 것 같고... 사건은 스기나미 내에 거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렇다 할 정보를 모으기는 부족해. 그리고 다음 피해자를 특정할 수도 없고... 정말로 녀석이 우리에게 오기를 기대하는 수밖엔 없겠어. 최근에 사건이 일어났던 건 언제야? "

"사흘 전, A 소학교 앞 골목길이었어요. 그 옆에 편의점이 있었고 마침 퇴근하던 알바생이 신고해 준 덕분에 목숨은 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사를 갔다가 알게 됐죠. 범인은 길고 산발머리를 한 여성이었고, 톱을 들고 다녔다고 하네요. "

"그 분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

"케이시마 군, 한 번 그 분에게 연락을 취해볼 수 있겠나? "

"네.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연락해보고 피해자분과 연락이 닿는 대로 그 쪽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숙소로 돌아온 파이로는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다.

 

"시계를 가져왔으면 그나마 좀 수월했겠군. "

"애시보고 가져다 달라고 하면 안 돼? "

"애시가 전화기를 통해 이 쪽으로 올 수는 있지만, 물건을 가져 오는 건 불가능해. 특히나 신의 아티팩트라면 괴이인 애시와는 상성이 좋지 않거든. "

"그렇군... 그나저나 카시마 레이코를 퇴치할 방법은 없는거야? "

"질문에 대답을 잘 하면 돼. 물론 질문도 답도 정해져 있지만... 그 외엔 없어. "

"골치 아픈 녀석이네... "

 

다음날, 라우드는 케이지마에게서 얼마 전 카시마 레이코를 만났다던 피해자와 연락이 닿았고 피해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피해자가 기꺼이 협조해 주겠다고 한 사실과 현재 입원해 있는 병원에 대한 정보를 들은 라우드는 병원으로 향했다. 로비에 들어선 그는 간호사에게 환자를 면회하러 왔다고 하면서 이름을 얘기했고, 간호사는 친절하게 병실 위치를 가르쳐주었다.

 

"실례합니다, 괴담수사대에서 왔는데요... "

"아, 어서 오세요. "

 

라우드를 반긴 것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휠체어가 있었다. 보호자는 잠깐 어디에 간 모양인지, 침대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유리코라고 합니다. 케이지마씨의 연락은 받았습니다. 사건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

"네. 저는 한국의 괴담수사대입니다. 저스티스 라우드라고 하고요. "

"괴담수사대에 대해서는 예전에 인터넷으로 접했었어요. 뱀공주 사건을 해결하셨다죠? "

"네. 이번에도 카시마 레이코 사건을 해결하려고 왔습니다. "

 

라우드는 코끝으로 흘러내린 안경을 치켜들고 수첩과 펜을 꺼내 들었다.

 

"케이지마 씨에게서 듣기로는  나흘 전에 카시마 레이코를 만났다고 하던데... 혹시 그 전에 카시마 레이코 괴담을 들은 적이 있었나요? "

"음... 괴담에 대해서 들은 적은 없었어요. 대학 선배가 이전에 저와 같은 일을 겪고 ICU에 입원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카시마 레이코라는 사람은 누구인지도 몰랐고요. "

"직접 얘기를 들으신 적은 없는거죠? 혹시 누군가가 카시마 레이코 괴담을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은 있으신가요? 유리코 씨에게 직접 얘기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괴담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걸 우연히 들었다던가... "

"저는 평소에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서 무슨 얘기를 나누는 지 듣지 못 해요. 하지만 아마 제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나눴을 가능성은 있겠네요... "

"얘기를... 전혀 들은 적이 없는데 습격을 당하셨다고요? ...제가 알기로 카시마 레이코는 괴담을 들은 사람에게만 찾아간다고 했던 거 같은데... 이상하네요. "

 

분명 어제 케이지마에게 들었던 카시마 레이코 괴담은, 괴담을 들은 사람에게 그녀가 찾아와서 질문을 하고,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 하면 신체의 일부... 대부분은 다리를 앗아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유리코는 그 얘기를 듣지 못 했는데도 그녀가 찾아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라우드는 의아했다.

 

"혹시 범인의 인상착의는 기억하시나요? "

"머리가 허리까지 올 정도로 길었고, 산발이었어요. 얼굴은 어두워서 확인을 못 했고요... 하얀색 원피스같은 걸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톱을 들고 있었어요. "

"길고 산발인 머리에 하얀 원피스... 혹시 그녀를 만났던 게 언제쯤인지 기억하시나요? "

"나흘 전 밤 열한시였어요. "

"밤 열한시... 혹시 그 여자가 뭔가 물어봤나요? "

"음... 뭔가 물어보긴 했던 것 같은데... "

 

유리코는 무언가 생각하는 눈치였지만, 이내 생각난 듯 했다. 질문을 받긴 했지만, 카시마 레이코가 일반적으로 한다고 알려졌던 질문의 내용은 아니었고, 그냥 서점을 찾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뒤통수를 가격당했고, 정신을 차렸을 땐 두 다리를 잃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나마 무릎 아래가 잘렸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살아남았다는 게 다행이었다.

 

"저 말고도 피해자가 꽤 많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서 해결되었스면 좋겠네요. "

"꼭 해결해드리겠습니다. "

 

라우드는 유리코에게 인사를 건네고 병실을 나왔다.

 

라우드가 병원에 유리코를 만나러 갔을 무렵, 파이로는 편의점에 점심 거리를 사러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수상한 여자를 발견했다. 검고 긴 산발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다. 그녀는 불안한 듯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저 몰골로 대낮에 돌아다니다니... '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어느 건물로 들어섰고, 그녀의 뒤를 밟은 파이로는 기척을 숨기고 벽 속에 숨어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가 향한 곳은 어느 카페였다. 카페로 들어 선 그녀는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파이로는 벽 속에 숨어서 그런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너, 카시마 레이코 이야기 알아?

-뉴스에서 봤어.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서 질문을 하고, 거기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 하면 신체 부위를 앗아간대!

-아아, 정말?

-와아, 끔찍해...

-아이, 여기 주스.

-응, 고마워! 네 건 아직이야?

-내 건 빵이랑 같이 달라고 해서, 조금 기다려야 해.

 

카시마 레이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지켜보던 그녀는, 그 중 한 명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커피를 전부 받은 학생들이 카페를 나가자, 그녀는 학생 무리를 따라갔다. 학생 무리를 따라가는 것 까지는 봤지만, 하필 그 떄 야나기에게서 전화가 와서 파이로는 벽 속을 빠져나왔다.

 

"어, 무슨 일이야? "

"라우드가 점심 규동으로 하자는데? "

"아, 그래? 난 가츠동. "

"알았어. 그나저나 편의점 간다더니 왜 이렇게 안 와? "

"쉿,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줄게. "

 

파이로가 통화를 하는 사이, 그녀는 사라졌다. 학생들이 멀리서 여기까지 올 리는 없고, 인근 고등학생인 듯 했다. 그녀는 카페 점원에게 아까 왔던 학생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 지 묻고, 호텔 근처의 식당으로 갔다. 파이로가 막 도착했을 때, 따끈따끈한 규동이 완성돼서 나왔다.

 

"어디까지 갔다 왔길래 늦어? "

"편의점에 가다가 이상한 여자를 만났거든. 머리가 엄청 산발이고 흰 원피스를 입었는데, 카페에서 학생들이 카시마 레이코 얘기를 하는 걸 듣더니 그 학생들 무리를 따라가던데. "

"머리가 산발이고 흰 원피스를 입었다고? "

"어. 왜 그렇게 놀라냐? "

"아까 피해자가 말했던 범인의 인상착의도 그랬는데...? "

"!!"

 

파이로는 라우드에게 그녀가 따라 간 학생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 지 알아왔다는 것과, 톱은 보지 못 했다는 것도 얘기했다.

 

"톱은 뭐... 가방같은 데 들고 다니거나 하겠지. "

"가방같은 거 안 들고 다니던데. 하긴, 톱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큰 톱만 있는 건 아니니까. 싩톱이라던가 하는 건 적당한 크기이면 숨길 수 있을걸? "

"음... 그런가... 하긴, 식칼도 숨겨갖고 다니는 마당에. "

 

그 날 저녁, 파이로는 낮에 갔던 카페 점원이 알려준 학교로 찾아갔다. 흰 옷을 입은 여자는 근처 골목길에 숨어서, 아까 봤던 학생들을 찾는 듯 했다.

 

'여기 학생들도 야자를 하나? 고등학생들이 늦게까지 남아있을 일은 잘 없는데. '

 

잠시 후, 아까 카페에서 봤던 학생들 무리가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그 중 한 명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물으려고 했다.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그 때, 그녀의 어깨를 누군가 툭 쳤다. 돌아보니, 거기에는 긴 머리의 여자가 서 있었다. 앞에 있는 여자와 마찬가지로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다.

 

"누구세요? "

"손 줘. "

"지금 쓰고 있는데. "

"다리 줘. "

"쓰고 있는 거 안 보이냐. 그리고 이 몸은 언데드라 다리같은 거 잘라봐야 의미 없다. "

"...... 내 이야기, 누구한테서 들었어? "

"너, 임마. "

"흐음... 너, 나에 대해서 알고 있지? "

"...네녀석이 카시마 레이코냐? "

"역시, 알고 있구나. "

 

그녀는 자신을 진짜 카시마 레이코라 소개한 다음, 앞에 있는 여자가 거슬린다고 했다. 저 여자는 가짜 카시마 레이코이며, 자신을 따라하는 모방범이라는 것. 그녀는 그것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많아졌고, 신체를 모을 일도 많아지긴 했지만 자신에 대한 인식이 저 여자 때문에 너무 달라졌다고 하면서, 그래서 직접 저신이 처벌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니가 오리지날인 건 질문 내용을 보면 알 것 같은데. 그리고 저 녀석, 경찰이 찾고 있어서 가능하면 생포하는 쪽이 좋거든. 목숨은 붙여 놔라. "

"넌 저 녀석이 어떻게 되건, 상관 없는거야? "

"나도 저 녀석을 쫓고 있는 입장이거든. 저 녀석 때문에 한국에서 여기까지 왔다 이 말이야. 실로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지. 애초에 어떤 이유가 됐든, 어떤 방법이 됐든 인간이 인간을 해하는 건 안 되는 일이기도 하고, 저 녀석은 너를 따라한답시고 벌써 여러 명 저승으로 보냈어. 그리고 살아남은 인간들 역시 정상적인 생활은 할 수 없게 되어버렸지. "

"...... 넌 언데드인데 어떻게 살아 있는거야? "

"소사한 존재다. 저승에서 몸을 새로 받아서 인간들이랑 같이 일하고 있을 뿐. 아무튼, 저 녀석 처리할거라면 가급적 목숨은 붙여둬라. "

 

파이로는 카시마 레이코를 뒤로 하고, 흰 옷을 입은 여자가 학생을 기절시키려는 찰나에 가윗날을 빼 들고 끼어들었다. 그녀는 톱을 멀리 튕겨낸 다음, 학생과 흰 옷을 입은 여자 사이를 막아섰다.

 

"네녀석이 무슨 흥미본위로 사는 지는 모르겠지만, 애꿎은 사람이 죽는 건 못 보겠다. 네놈때문에 멀리 한국에서 예까지 와야 하는데, 이 몸은 비행기 타기도 더럽게 까다롭거든. "

"!!"

"괜찮아? 다치지 않았어? "

"네, 덕분에요... "

"어서 집에 들어가. 이 녀석은 내가 맡지. ...아니, 사실 맡을 사람이 하나 더 있긴 해. 혹시 누군가 찾아와서 손과 다리를 달라고 하면 둘 다, 쓰고 있다고 해. "

 

흰 옷을 입은 여자가 도망가려던 찰나, 카시마 레이코가 그녀의 앞을 막아세웠다.

 

"히익- "

"내 이야기, 어디서 들었어? "

"내가 진짜 카시마 레이코야... 너야말로 어디서 들은거야? "

"흐-응, 역시... 다리를 가져가는 편이 좋을까? 아냐, 넌 특별히 팔을 가져가줄게. 그 팔로 날 거슬리게 한 벌이야. "

 

다음날, 라우드는 마츠모토에게서 범인이 잡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세 사람은 경찰서로 가 마츠모토를 만났다.

 

"범인은 카시마 레이코 괴담을 보고 그것을 모방한 모방범이었습니다. 다만, 자신도 같은 수법에 당했다는 게 좀 이상하네요... "

"범인을 그렇게 만든 건, 진짜 카시마 레이코의 짓입니다. 아마도, 모방범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매우 불쾌했던 모양이죠. "

"정말입니까? 정말 카시마 레이코를 만났습니까? "

"범인과 아주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질문을 듣고 그 쪽이 오리지날이라는 걸 알아차리긴 했지만... 애초에 진짜 카시마 레이코라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굳이 미행하지 않더라도 찾아갈 수 있고 말이죠. "

 

이후 케이시마가 보낸 메일에 따르면, 범인은 카시마 레이코를 모방한 여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어째서 카시마 레이코를 모방한 범죄를 저지른 것인지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을 뿐더러, 어떤 질문을 해도 함구했다고 한다. 아마도, 카시마 레이코가 뺏어갔던 신체는 손이 아니라 혀였던 모양이지.


Author

8,759 (78.7%)

<덜렁거리는 성격. Lv.1에 서울의 어느 키우미집에서 부화했다. 먹는 것을 즐김. >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93 말퓨스 스토리-월야편(月野編)(1) 반선녀, 상실-(프롤로그) 말퓨리온의천지 06.04 2879
292 제 3차 싱크대그라드 공방전 SoylentGreen 05.07 2985
291 Project NA-그리스어가 적힌 반지 비잔뽕이부족합니다 04.25 3238
290 [Project NA] 저주받은 쉽 비스킷 SoylentGreen 04.24 3294
289 월드 오브 트로브-1 국내산라이츄 04.17 2895
288 한방꽁트 - 풍운 마왕동! 2부 댓글2 cocoboom 04.13 2854
287 한방꽁트 - 풍운 마왕동! 1부 cocoboom 04.10 2836
286 한방꽁트 - 빈티지 패션 트렌드 cocoboom 04.03 2737
285 한방꽁트 - 부주의의 발견 댓글3 cocoboom 04.02 3036
284 [はやぶさ] prologue 댓글3 개복치 03.30 2738
283 한방꽁트 - 자율주행이 바꾸는 생활 cocoboom 03.30 2899
282 한방꽁트 - 어떤 블랙기업 댓글2 cocoboom 03.29 3012
281 한방꽁트 – 저주받은 갑옷 cocoboom 03.28 2961
280 한방꽁트 - 25일의 은행업무 cocoboom 03.27 2881
279 언더테일 팬픽 - 샌즈와 끔찍한 시간 댓글2 Badog 03.09 3230
278 눈 빛 댓글2 Novelistar 02.03 2887
277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 네크 12.20 2846
276 이번에도, 또다시. 네크 11.16 2663
275 오타쿠들이 멸망에 대처하는 자세 댓글3 네크 10.01 2888
274 괴담수사대-Laplace's riddle 국내산라이츄 09.18 2725
273 아날로그:속마음 마시멜로군 09.16 2941
272 Lovers Oi My lovers Novelistar 08.22 2717
271 하피 이야기 1 네크 08.16 2646
270 열두 이름 이야기 네크 08.16 2852
269 별의 바다 이야기 네크 08.14 2946
268 어느 클레피의 열쇠 국내산라이츄 08.13 2973
267 미아 이야기 2 (끝) 네크 08.06 2775
266 장대 이야기 네크 08.03 2637
265 미아 이야기 1 네크 08.01 2754
264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5 네크 07.28 2717
263 숙취 Novelistar 07.26 2979
262 폭발 노숙까마귀 07.23 3059
261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4 네크 07.18 2812
260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3 네크 07.15 2695
259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2 댓글4 네크 07.10 2792
258 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1 네크 07.10 2725
257 [PW-Proto.]마지막 비행 노숙까마귀 07.04 2614
256 Close my eyes, Darlin' - Part 1 시마이요 07.04 2565
255 결심 Novelistar 06.30 2601
254 믿지 못하는 이야기 네크 06.29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