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안샤르베인 0 2,757

메이다나는 잔뜩 볼을 부풀린 채 앉아 있었다. 후계자 수업을 받기 위해 그토록 졸라 따라왔는데도, 후방에서 다른 병사들이 하는 일이나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수색 임무에도 그는 포함되지 않았다. 뭐가 나타날 지 모르니까, 라는 것이 이유였지만 메이다나는 수긍할 수 없었다. 몇 년째 이웃 왕국과 대치상태인 상황에서도 이곳만은 침략당하지 않았기에. 물론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곳이었지만 그럼에도 안전을 중시하는 아버지가 맘에 들지 않았다.

자신은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받을 나이였다. 귀족 사회에선 성인의 나이가 됐다 하더라도 몇 년 정도는 끼고 사는 것이 일반적이긴 했지만 엄연히 독립도 가능했다. 수련도 충분히 거쳤고 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었다. 아버지의 심정을 짐작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애꿎은 돌만 걷어찼다. 돌은 꽤 멀리 날아가는가 싶더니...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거냐?"

"으헉 아버... 아니 장군님 그게 아니고요."

 

제네시스의 이마 정중앙에 명중한 돌이 힘없이 떨어져내리자 그는 당황했다. 장군은 미간을 좁히나 싶더니 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이제 성인이면 철 없는 짓 하지 말고 얌전히 대기나 하고 있어라."

"끄응..."

 

메이다나는 맞은 자리를 매만졌다. 혹이 부풀어 있었다. 입이 비죽 나온 채로 메이다나는 그가 가는 곳을 바라보았다. 저긴 의무소인데?

병사들 중엔 아직 다친 사람이 없었다. 메이다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기웃거렸다.

 

=======================

 

"자고 있는 것 뿐입니다. 좀 있으면 깨어날 겁니다."

"그렇군. 수고하게."

 

의무병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제네시스는 자리에 앉았다. 피가 거무튀튀하게 말라붙어 본래의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나이는 메이다나보다도 어린 듯했다. 어째서 이런 지역에 아이가, 그것도 무사히 있을 수가 있을까? 그는 물어볼 것을 천천히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그때, 소를 기웃거리던 메이다나가 의무병과 충돌했다.

 

"아얏!"

"...또 너냐?"

 

장군이 표정을 구겼는데도 불구하고 메이다나는 결국 의무실로 기어들어왔다. 그리고 제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놀란 표정이 되었다.

 

"이...이게 뭐에요?"

"피다."

"서, 설마 죽은건... 아니죠?"

"죽었으면 데려올 리가 있나."

 

제네시스는 한숨쉬었다. 어느새 딸과 말을 섞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메이다나는 관심있는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왜 이런 애가 숲속에 있었지? 여긴 그리 안전한 데 아니라면서요."

 

장군은 말이 없었다. 메이다나는 빤히 장군을 올려다보았지만 대답을 기대할 수 없음을 깨닫곤 볼을 잔뜩 부풀리며 다시 아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다가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어? 우, 움직였어! 깨어나려고 해요!" 

Author

Lv.1 안샤르베인  3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33 IKAROS P짱 10.26 2758
332 어느 클레피의 열쇠 국내산라이츄 08.13 2749
331 유정아 댓글1 민간인 03.05 2747
330 외전 II: Madness scissor 작두타는라이츄 10.26 2747
329 악마들과의 인터뷰 댓글2 작가의집 11.04 2746
328 [건담00 크로스오버 팬픽]건담00K - The Flag Fighters - (4) 이나바히메코 09.14 2741
327 [푸파 시리즈] 더러운 손 ① 로크네스 09.21 2732
326 프로자식 레나 10.23 2731
325 StrandBeest(해변동물) 아게루짱 06.08 2731
324 공분주의자 선언 작가의집 10.19 2729
323 과제로 낼 소설 - 결말 댓글2 안샤르베인 11.08 2729
322 [공모전에 낼 소설 초안] 꿈, 혁명, 그리고 조미료와 아스피린 (1) 댓글1 BadwisheS 05.19 2728
321 HIGH NOON -3 잉어킹 11.21 2726
320 [푸파 시리즈] 변신 이야기 ③ 로크네스 09.27 2725
319 빛이 지는 어둠 속 작가의집 04.14 2725
318 [소설제 : I'm Instrument] 새벽의... 앨매리 01.31 2723
317 雪遠 - 2 Novelistar 10.06 2723
316 Robot Boy - 2 댓글1 Novelistar 03.17 2723
315 전설의 포춘쿠키 댓글1 민간인 02.19 2722
314 백마를 탄 놈 랑쿤 04.29 2721
313 유리 구슬과 밤이 흐르는 곳 - 1 Novelistar 10.21 2719
312 한방꽁트 – 저주받은 갑옷 cocoboom 03.28 2719
311 Tycoon City 데하카 11.02 2718
310 Workerholic-Death In Exams(2) 댓글3 Lester 01.01 2718
309 시간 야생의주지스 01.07 2718
308 발을 무는 악마 댓글6 작가의집 06.19 2717
307 기사의 맹약 댓글1 안샤르베인 12.22 2716
306 [어찌됐건 스토리와 제목 창작연습을 하기 위한 소설] 대충 창조한 세상 댓글8 BadwisheS 10.22 2715
305 통 속의 뇌 댓글1 네크 03.22 2715
304 HIGH NOON -2 잉어킹 11.21 2714
303 남자로 돌아왔는데 두근거림이 멈추지않는다 댓글1 네크 05.23 2713
302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관리자 댓글3 RILAHSF 02.27 2712
301 [창작 SF 단편] - 인간, 죽음 Loodiny 02.10 2711
300 죽음의 죽음 댓글3 더듬이 03.16 2710
299 아날로그:속마음 마시멜로군 09.16 2710
298 마그리트와 메를로 퐁티 그 사이에서. 댓글2 Sir.Cold 01.25 2708
297 궤멸 (사람에 따라 좀 잔인할 수 있습니다) 미식가라이츄 06.06 2708
296 나는 너의 미래다 - 1 민간인 11.28 2707
295 개목걸이 댓글2 주지스 10.05 2707
294 별의 바다 이야기 네크 08.14 2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