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전1
한 위대한 창조주가 있다.
그는 우선 드넓은 우주를 대충 창조한 뒤, 그 우주 안의 한 행성에 각기 다른 외모와 성격, 지식을 가진 인간들을 대충 만들어 놓고, 그들이 살만한 건축물과 자연 환경을 대충 만들었고, 그들의 심신을 기쁘게 할 여러 위대한 예술적인 작품들과,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수천년간의 역사를 대충 적어 대충 만든 박물관에 대충 전시해 놓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들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킬 여러 논문과 저술, 문학 작품들을 그들 중 여러 아무개들의 이름으로 써 대충 아무 책장에나 꽂아놓았고, 그들의 입이 즐겁도록 여러 음식들과 먹을 수 있는 식생들을 행성 곳곳에 대충 만들고 심었고, 그리고는 그들로 하여금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던 그들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낄 겨를이 없도록 서로의 마음에 서로에 대한 행복, 사랑, 질투, 무료, 허무 등의 감정들을 대충 심어놓았다. 창조주가 그렇게 '완성'된 한 어두운 세계에 불을 켜는 것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을 대충 끝내기까지는 그들의 시간으로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창조주는 자신이 만든 세계의 임의의 인간들에게 회의감을 주기 위해 아무개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행적을 대충 칭송하는 것 같은 글을 한 편 써놓고, 그것을 마치 그 아무개가 쓴 것처럼 기억을 주입시켜 놓고 이 세계의 시간이 움직이게끔 했다.
그리고 10초가 지났다.
당신은 지금 그 글을 대충 읽고있다.
──버전2
당신은 지금 어떤 글을 대충 읽고있다.
한 위대한 창조주가 있다.
그
는 우선 드넓은 우주를 대충 창조한 뒤, 그 우주 안의 한 행성에 각기 다른 외모와 성격, 지식을 가진 인간들을 대충 만들어
놓고, 그들이 살만한 건축물과 자연 환경을 대충 만들었고, 그들의 심신을 기쁘게 할 여러 위대한 예술적인 작품들과,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수천년간의 역사를 대충 적어 대충 만든 박물관에 대충 전
시해 놓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들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킬 여러 논문과 저술, 문학 작품들을 그들 중 여러 아무개들의 이름으로
써 대충 아무 책장에나 꽂아놓았고, 그들의 입이 즐겁도록 여러 음식들과 먹을 수 있는 식생들을 행성 곳곳에 대충 만들고 심었고,
그리고는 그들로 하여금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던 그들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낄 겨를이 없도록 서로의 마음에 서로에 대한 행복,
사랑, 질투, 무료, 허무 등의 감정들을 대충 심어놓았다. 창조주가 그렇게 '완성'된 한 어두운 세계에 불을 켜는 것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을 대충 끝내기까지는 그들의 시간으로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창조주는 자신이 만든 세계의 임의의
인간들에게 회의감을 주기 위해 아무개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행적을 대충 칭송하는 것 같은 글을 한 편 써놓고, 그것을 마치 그
아무개가 쓴 것처럼 기억을 주입시켜 놓고 이 세계의 시간이 움직이게끔 했다.
그리고 10초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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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그냥 대충 쓴거죠 뭐(…)─는 싸구려 로부스타 커피믹스.
근데 투명드래곤이나 크툴루가 침략하면 거의 대부분의 세상은 간단하게 주저앉지 않나요(…).
스즈미야 하루히에서 코이즈미가
'사실 세상은 방금 전에 하루히에 의해서 창조된 것인지도 모른다'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죠,아마.
무엇보다 이 소설의 관건은 '제목을 얼마나 잘 짓느냐'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