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루프트헬름의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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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가 갈색으로 물든 들판을 거친 가을 바람이 휘감고 지나갔다. 계절에 알맞는, 시원함을 머금은 따뜻한 바람이었다. 그 들판 위에서 늙은 노인이 성문을 등지고 서서 눈 앞의 길을 따라 펼쳐진 지평선 너머, 쭉 놓여진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꽤나 오랬동안 그 곳에 서있었지만, 돌아갈 마음을 얼굴 위에 띄우는 일은 없었다.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어느정도 기울자, 숲 속에서 두명의 남성이 걸어나왔다. 그들은 들판 위에 난 길을 따라 똑바로 성을 향해 다가왔다. 그들은 바로 노인이 기다리던 사람들이었다.
"오래걸리셨습니다."
반갑게 남자들을 맞이하며 노인이 말했다. 둘의 행색은 비슷하게 추레했지만 짐을 더 많이 들고있는 뒤의 남자가 더 지쳐보였다. 앞 사람의 짐이 없는것이, 두 사람분의 짐을 모두 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결코 부당하다는 표정이 아니었다. 여행에 지쳐있었지만, 오히려 알수없는 보람이 엿보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앞사람의 종자였기 때문이다.
"루프트헬름을 이어받은 자로써 해야할 일인걸요. 크로호븐으로부터 영지를 받은 조건이기도 하구요."
"그것도 벌써 300년 전 이야기입니다. 저물어가는 까마귀와의 맹약은 이제는 더이상 그들 자신도 관심갖지 않을겁니다. 애초에 도련님의 조부때부터 거의 사문화된 맹약이니 말입니다."
루프트헬름의 맹주, 디트리히 루프트헬름은 그 말을 들으며 입고있던 로브를 벗어 종자에게 건냈다. 그는 로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어 어께에 들쳐맸다. 둘은 자연스럽게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애초에 거대한 가문들의 성과 비교하자면, 루프트헬름의 성은 성이라기보다 별채에 가까운 크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트리히는 죽은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이 성과 얼마 되지 않는 영지가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에 만족했다. 그는 신중하고 또 현명한 영주였지만, 자신이 아직 경험이 부족한 풋내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닿고 있었기 대문이다. '분수 이상의 것은 과욕이고, 과욕은 화를 부른다.'. 루프트헬름의 본가, 크로호븐가에 내려져오는 격언 중 하나였다. 디트리히 스스로의 좌우명이기도 했다.
"그래서, 회의는 어땠습니까?"
"언제나와 다를바 없었죠. 아무리 몰락해간다지만 뱀의 혓바닥으로 서로를 위협하는 자들이 어찌나 늘었던지. 세상 돌아가는 것에 제대로 따라가지도 못하면서 욕심은 끝이 없더군요."
노인은 얼굴을 감싸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뒤를, 디트리히의 종자가 졸졸 따라왔다.
"아마 다다음번이나 다다다음번의 회의에서 세르비히가처럼 가문이 해체될것 같습니다. 다들 그때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안달이더군요."
"당연합니다. 더 많은 땅은 더 큰 힘을 의미하니까요."
"요한, 더 큰 힘은 더 큰 문제를 불러올 뿐이라구요."
"맞는 말입니다."
홀로 들어서기 전, 디트리히는 종자를 보고 말했다.
"한센, 고생 많았어. 내 짐만 내 방에 두고나서 편히 쉬도록 해. 오늘 더 찾지는 않을거니까."
"갑옷은 누가 벗겨드립니까?"
"나 혼자 벗을 수 있다고. 걱정마."
"벗을 수야 있곘죠. 더럽게 힘든게 문제지."
"하하. 들어가봐."
조용히 웃고는, 디트리히를 앞질러 한센이 성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히 요한이 말을 이었다.
"맞는 말이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은 것 또한 아닙니다. 최근 계속되는 도적의 습격에 병력 소모가 증가하고 있단 말입니다."
"하지만 새로 편입한 주민을 징집하는건 무리가 있잖아요. 여론도 안좋아지니, 용병으로 충당해야죠."
"그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용병을 운용하려면 돈이, 돈을 얻으려면 더 큰 영지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맞는 말이었다. 디트리히도 이해하고 있었다. 시대가 바뀌어가고 있엇다. 시작의 열두 가문은 몰락해가고 있었고, 새로운 희망과 가치를 품은 새로운 가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혼란을 먹어 커가는 도적들이 세를 불리고 마을과 상단, 심지어는 성채를 약탈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한달전, 실제로 겪지 않았는가.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는게 좋겠네요. 여기서 이야기해도 없는 마을이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이야기는 됬고, 뭐 특별한 소식은 없어요?
"'그 이야기'로 일축할만한 문제가 아닙니다만.."
요한도 한숨을 푹 쉬었다. 안심했다기보다, 마땅한 대책이 없음에 한탄하는 듯한 한숨이었다.
"뭐,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앗습니다. 로젠에 인간과 수인족, 그리고 엘프로 구성된 떠돌이패가 찾아왔고..."
"잠깐, 엘프가 떠돌이패에 있다구요?"
디트리히가 놀라워하며 되물었다.
"엘프가 여기까지 뭐하러 온거죠?"
"뭐, 엘프 하는 일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왜인지는 모르지만 동행한건 확실한 모양입니다. 몇주간 로젠에 머무르고, 여기도 한번 찾아온다고 합니다."
"흠. 누나가 좋아하겠네요."
"누님분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소생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언제요?"
"2주일 정도 됬습니다."
"역시 빠르네요. 누나다워요."
디트리히는 홀 구석에 나있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노인도 자연스럽게 그를 뒤따라들어갔다. 지하 특유의 습기찬 냉기가 돌틈 사이로 스며나왔고, 온화한 가을의 태양빛은 전혀 새어들어오지 않았다. 디트리히는 벽에 걸려있던 횃불을 뽑아들어 불을 붙이고, 그 빛을 앞세워 나선형으로 나있는 돌계단을 따라 밑으로 내려갔다.
또각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차갑게 울려퍼진다. 디트리히는 그 소리가 좋았다. 돌로 만든 성채 어디든, 그런 또각거리는 발소리가 났지만, 이곳, 지하만큼 그 소리가 선명하고 뚜렷한 곳은 없었다. 지하감옥, 그 곳에 발을 내딛으면 비어있던 그 공간이 발소리만으로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직 그만이 그 곳을 채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어릴적부터 지하감옥에 자주 내려갔다. 어짜피 이곳에 누군가 갇혀있는 일은 거의 없었던지라, 다른 사람의 제지도 받지 않았었다. 때문에 이곳은 어릴적의 그에게 있어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어느새 그들은 크지않은 지하감옥의 반대쪽 끝에 다다랐다. 철로 보강된 나무문은 성 안의 그 어떤 문보다 육중하고 튼튼했다. 지하감옥을 자주 내려왔었던 디트리히였지만, 이 문의 안쪽만큼은 들어가 본 적이 얼마 없었다. 그곳은 그의 누나, 알렉사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성채 모두를 가진 디트리히조차 마음대로 들어서지 못하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문 앞에 멈춰서고 문고리를 두들겼다. 쾅쾅.
이내 문이 열렸다. 긴 로브를 입고있는 알렉사는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진한 연기를 내뿜었다. 눈가는 쾡했고, 긴 머리는 제대로 관리받지 못해 부스스 헝클어져 있었다. 그런 그녀가 디트리히를 바라보고 맨 처음 한 소리는 쌀쌀한 것이었다.
"왔네."
"왔지."
반갑다는 미소. 알렉사는 받지 않았다.
"담배 좀 끄지 그래."
디트리히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알렉사는 크게 담배를 들이쉬었다. 그리고 파이프의 뚜껑을 닫았다.
"미리 말해두겠지만, 쉽지 않았어."
"항상 그렇게 말하면서 무슨."
"죽은 사람을 말 그대로 되살리는건 진짜로 힘들다고. 백금을 받아도 모자랄 판인데. 누구는 가문을 받아서 편하게 사셔서 모르겠지만 말야."
신경질적인 어조. 아마, 제대로 자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걸 할 수 있는게 누나밖에 없으니까 아버지는 누나에게 마법을 물려준거야. 내가 아니라. 가문은 귀찮은 일 투성이라고. 솔직히 난 누나가 부러워."
"아부하기는."
그렇게 말은 했지만, 알렉사는 피식하고 환하게 웃었다.
"선물은?"
"일각수의 뿔과 마녀의 잉크."
"마녀? 어디의?"
"동쪽의 숲이라던데? 옛 비트베르겐의.."
"오. 좋은걸로 가져왔네. 들어와, 들어와. 내가 동생을 문전박대했구나. 히히."
알렉사는 문을 활짝 열고는, 들어오라는듯 팔을 안쪽으로 벌렸다.
"여자친구는 지하실에 있어."
"문을 찾을수는 있긴 해?"
알렉사의 방은, 일반적인 방보다는 더 넓었지만, 수많은 책장과 두루마리가 정리되지 않은체 책상이고 바닥이고 가리지 않고 널부러져 있어 훨씬 좁아보였다. 아마 그 반절은 쓰레기지만 디트리히로써는 구분할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 앞으로 나아갔다. 분명 이 근처에 알렉사의 침대가 있을테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디트리히는 좀 치우라는 잔소리를 꺼내고 싶었으나, 그 이야기가 입에서 나온 직후 어떤 대우를 받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알렉사의 뒤를 따라갔다. 누나는 결코 입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었다.
"요한은 여기서 기다려줘요."
"예, 그러죠."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문서의 산 아래서 의자를 찾아내 그 위에 앉았다. 아마 알렉사보다 이 방에 무엇이 있는지 더 잘 알 양반이었다. 오랜세월 디트리히와 알렉사를 지켜보았기 때문일까. 분명 디트리히와 알렉사보다 더 그 둘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디트리히는 생각했다.
"그나저나, 시체랑 사귀는건 악취미라고 이 누나는 생각하는데."
"되살렸다면서. 천하의 알렉사가 자신없어서 시체라고 부르는건 아닐테고."
"자신없다니. 오히려 그 반대야. 그건 우리 가문의 역사에 기록해도 좋을만큼 엄청난 결과라구! 그렇죠, 요한?"
"예. 저도 루프트헬름가에 일하며 그 정도의 성공은 처음 보았습니다."
책장 너머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요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거'라니, 너무하잖아."
퉁명스럽게, 디트리히가 대꾸했다.
"어머, 지금 나하고 되살아난 사람을 과연 사람으로 취급해야하는지에 대한 토론을 시작해 보자는거야? 우리 동생이 많이 컸네."
"...아니."
디트리히는 바로 거절했다. 그녀와 논쟁하는 것이 얼마나 불리한 것인지, 디트리히는 이미 수십번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었다. 자신이 얻은 작은 승리를 자축하며 알렉사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슬리퍼의 굽으로 바닥을 툭툭 건드렸다. 세번째로 자리를 옮겨 바닥을 두드렸을때, 다른 소리가 밑에서 들려왔다. 알렉사는 바로 그 위의 문서더미를 치우고, 지하실로 향하는 문을 열쇠로 열었다.
"여기야. 자, 들어가기 전 몇가지 알아둬야 할게, 살아있을 때 회복의 룬을 심장에 박아넣었더라고. 그래서 소생술을 하는데 있어서 신체의 부패율이 거의 없다시피해도 되. 일반적인 소생술과 다르게, 이건 살아있을때와 거의 다를게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야. 덕분에 혼의 정착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생체 마력을 인체 회복에 사용하도록 조작해서 스스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 아마 이 정도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크루호븐에도 몇 없을껄?"
"이번에 가본 바로는, 아마 아무도 누나만큼은 못할꺼야."
"그래서 말인데.."
알렉사의 환한 미소. 디트리히는 그녀의 환한 미소를 전에도 몇번 본 적 있다. 까칠하고 잘 웃지 않는 그녀가 웃는 모습.
"몇가지 하자가 있어."
"몇가지?"
"히히. 큰건 아냐. 큰건."
하지만 그 어투는 꼭 변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디트리히의 불안은 조금씩 커져갔다.
"첫째로는.. 기억이 불완전해.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얼마나 심한데?"
머뭇거림.
"알렉사?"
"그러니까... 그... 일어났을때 말야, 자기 이름도 모르더라구."
"뭐? 누나! 그건..."
"아까 말했잖아! 일시적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영구적일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지."
"뭐... 그건..."
말 끝을 흐린다. 디트리히는 이 문제를 더 추궁하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스스로 문제를 인정할때 가만히 놔줘야 하는 법이다.
"그건 됬고, 나머지 문제는 뭔데."
"아, 그건 내 잘못 아니야. 회복의 룬이 기능하고 있었어도 완전히 파괴된 부위는 손을 쓸수가 없었다고."
"그러니까 정확하게 어떤 문제인건데?"
"왼쪽 팔을 잘라냈어. 팔꿈치 아래로 전부."
"누나!"
"시... 시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누나는 항상 스스로가 잘못한걸 알고 미안해할떄 웃는거 알고있어?
"...알지."
한숨.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고,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의 성공은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디트리히는 문을 열고 밑으로 내려갔다. 지하의 지하. 좁디 좁은 통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났다. 세평 남짓한, 어둡고도 공허한 방. 쇠사슬이 그 속에서 쩔그럭대며 끊임없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알렉사, 손님이야?"
그리고 가녀린 목소리가 디트리히와 알렉사를 향해 날아들었다. 갑작스런 목소리에 깜짝 놀라 디트리히는 알렉사에게 속삭였다.
"뭐야, 통성명까지 했어?"
"어두운데다 할것도 없으니 2주 간 신나게 떠들었었죠."
어둠 속의 여인이 알렉사 대신 대답했다.
"워낙 심심해서."
알렉사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누나, 지금 웃고있지? 누나?"
아마, 알렉사는 방금과 같은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 있을 것이다. 디트리히는 그렇게 생각하며 횃불을 여인에게 비췄다. 여인에게 드리워져 있던 어둠이 걷혔다. 이제 그녀는 더이상 어둠 속의 여인이 아니었다. 갑작스런 불빛에 눈을 찡그리고는 있지만, 그녀의 모습은 디트리히의 기억과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당돌하면서 날카로운, 매의,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검을 다루던 여인.
여인은 곧 불빛에 익숙해져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디트리히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다시, 그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알렉사, 지금 뭐하자는거야?"
침묵. 여인은 마치 그제서야 자신에게 달려있는 쇠사슬의 존재를 깨달은 것처럼, 목의 사슬을 더듬거렸다.
"이게 무슨... 씨발, 지금 장난치자는거야? 뭐하는거냐고! 대답해!"
침묵. 여인이 움직일때마다 쩔그럭거리는 소리가 더더욱 심해졌다. 이내, 분노에 가득찬 눈빛으로 디트리히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여인이 내달렸다. 네번째는 딛지 않았다. 몸을 빙 돌려, 주먹을 날렸다. 매끄러운 움직임. 그녀의 검술만큼이나 그 움직임은 아름답고 매끄러웠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격이었기에, 디트리히는 손쉽게 피했다. 뒤따르는 공격은 없었다.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쇠사슬이 그녀를 속박했다. 마치 자신의 본분이 속박하는 것이라는 것을, 주먹이 날아든 다음에서야 깨달은 것 처럼. 디트리히는 그녀가 공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정지었다. 한 손으로 오른팔을 잡고 돌려 등 뒤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어께를 잡고 밀어눌렀다. 중심을 잃고 쓰러질 수 밖에 없다. 차가운 바닥에 엎어진 그녀는, 풀려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쳤다. 그럴수록 쩔그럭대는 소리는 심해졌지만, 그녀가 풀려나는 일은 없었다.
"이거 놔, 제기랄! 이거 놓으라고!"
하지만, 여인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알렉사! 이게 무슨 일이냐고! 시발, 왜 날 죽였던 새끼를 내 눈 앞에 데려온거야! 대답해, 알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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