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a - 1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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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려 있는 공간은 언제가 본 듯 익숙했다. 분명,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 인격모듈이 가지고 있는 현상. 즉, 꿈임을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 의문점을 가질 것은 단 하나. 나의 정보 프로세스에는 입력되어있지 않은 전혀 다른 풍경이라는 점이다. 꿈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신호를 토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곳엔 해당하는 어떤 공통점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꿈의 화자는 내가 아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어린 소녀였다.
 
분명히 나는, 지금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기다란 길엔 덩그러니 놓여진 비상구 표지판이 보인다. 목적은 분명했다. 소녀는 아주 오랜 시간을 달리는 것에 할애하고 있었다. 시간으로 산출하자면, 상당히 오래토록 지속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금 과장하자면 영겁에 가까울 정도다. 물리적으로 가능할리 없는 뒤틀린 경사와 나선의 계단의 연속. 중력의 법칙을 거부하며 기이하게 뻗은 길들은 소녀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소녀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요소도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표식들만이 곳곳에 남아있을 뿐이다. 누가 의도한 것일까.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한참을 그렇게 달리다가 허공에 홀로 떠 있는 문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문 너머에는 한 문명이 끝나가려고 하는 장면들이 보였다. 공중 위에서 춤추듯 돌고 있는 거대한 톱니바퀴의 형태의 비행물체. 역방향으로 뒤집혀있는 거대한 인형의 형상이었다. 흡사 할로윈 축제나 서커스단의 대형 장식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치부해버리기엔 위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그 아수라장 가운데서 누군가, 그 공중물체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무채색의 의상을 입은 긴 흑발의 소녀. 나이 대는 화자인 소녀와 비슷해보였다. 인간을 상회한 움직임. 작은 방패 같은 것을 두르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현대식 화기를 이따금씩 꺼내며 싸우고 있다. 건물의 파편들이 흩어지면서 공중으로 분산되고 있다. 그 사이를 뛰어오르며 괴물과 싸우는 소녀의 모습을 끝으로, 꿈이 마무리 되었다.
 
우연히 꾸게 된 ‘꿈’으로 치부해버리기엔 의미심장한 광경들이었다. 어떨까, ‘그들’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던져주는 이 ‘암시’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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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기스?! 아이기스!!”
 
눈을 뜨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키리조 미츠루, 그리고 야마기시 후카. 정보 프로세스에 일부 손상이 간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들을 잊어버리진 않았다. 단지, 신경 쓰이는 것이 있을 뿐이다. 장소는, 아마도 쉐도우 워커의 연구실 내부인 것 같다.
 
“다행이야 무사히 깨어났구나 아이기스.”
“걱정했었다. 설마 이대로 다시 정지해서 깨어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잠들기 전까지의 행적에 대한 것들이 그렇다. 그에 관련된 기록이 전부 말소되어 있다. 그들이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마치, 그 부분만 일부러 떼어낸 것처럼 누락되어 있다.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미츠루씨, 그리고 후카씨. 혹시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계십니까? 일부 메모리가 파손되어 잠들기 전의 경황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한다. 꿈의 내용을 알려주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그곳의 주민들에 의해서 와일드에 각성했을 때와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이 있는 것이라면. 집중할 필요성은 있는 것이겠지.
 
“그렇군. 그게 최우선이겠지. 이나바 시에 들렀던 일까지는 기억하고 있는가?”
“정말 큰일이었죠. 라비리스도, 그리고 나루카미군들도.”
 
그 기억이라면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다. 상당히 힘든 싸움이었지만 어떻게든 이겨냈었다. 그 과정에서, 언니인 라비리스를 구하고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수확이었고.
 
“아이기스...!! 우읏...우와아아앙!”
 
연구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라비리스는 품에 와락 안겨선 큰소리로 울고 있다. 많이 걱정했던 것처럼 보인다. 아직은 다소 기계적이고 딱딱한 나에 비해선, 놀랄 정도로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상냥한 ‘사람’이다.
 
“괜찮능교?! 걱정했단말이여!! 안깨어나믄 어찌나 하고 잠도 못자부렀당께!! 아고, 다행이다 다행.. 으아아아앙.”
“괜찮아요. 언니.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요.”
 
구성원들 중,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사실 애매모호하다. 우선은, 지금까지 있었던 정보를 모으는 게 먼저다.
 
“사나다씨가 보이질 않습니다. 분명 그 전투 이후에 함께였던 것 같은데. 먼저, 돌아가신겁니까?”
“아니, 실은, 누군가를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
“추적이라함은 혹시, 언니를 조종했던 무리들에 대한 것입니까?”
 
잠들어 있던 사이에, 그녀의 정보망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쉐도우 워커. 경찰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움직이고 있는 키리조 그룹의 비밀결사부대다. 그룹과 정부에서도 1급 기밀로 분류되고 있는 쉐도우와 맞서 싸우는 단체. 쉐도타임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혹은 페르소나를 각성한 이들로 구성되어있는데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다.
 
“아직 정체에 대해선 확실하지 않다만, 그 사건과 전혀 무관계하다고는 할 수 없지. 최근에 이상한 현상들이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겠지. 이나바 시도 그 중 하나였지만.”
“그곳이라면 안심해도 될 거예요. 나루카미군 일행들이 지키고 있으니까요.”
 
키리조 미츠루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것일까. 아니면 아직 정보가 모호하기 때문에 설명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답지 않게 머뭇거리고 있는 것을 보아서는 말이다. 우리들 세 사람 모두,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라비리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닝교? 괜찮당께 걔네들이라면 충분히 그곳을 사수할 수 있으니께!”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야. 그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나 역시 의심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어. 아이기스, 네가 잠들기 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었지? 우선, 이곳에서는 이야기를 진행하기 어려우니 통제실에 가서 나머지 이야기들을 계속하기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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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키리조 그룹 저택 별관 내부, 지휘통제실.
 
“좋아, 정예는 거의 다 모인 것 같군.”
 
키리조 미츠루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도 진중하다. 어두운 공간 안에서 서로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이곳엔 나와 라비리스를 포함한 다른 쉐도우 워커 대원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미 몇 명은 이들의 활동을 관측했으리라 본다. 먼저 이 영상을 보여줘야 하겠지.”
 
특이한 옷차림을 한 소녀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었다. 이것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분명하다. 꿈에서 목격했던 소녀와 같다!
 
“기다려주십시오.”
“뭔가 아이기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기억을 잃고 잠들었을 때, 이와 비슷한 부류들을 보았습니다. 4년 전, 제가 각성을 이루었을때 저쪽의 주민들이 보여주었던 기억의 단편과 흡사했습니다.”
 
분명, 그 무채색의 의상을 입은 소녀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분명히 닮아있다. 다른 쉐도우 워커 대원들 역시, 나를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꿈이 아니라 누군가가 던져주는 암시라면, 놓쳐서는 안된다. 내가 꾸었던 꿈들의 내용에 대해서, 그들에게 일러주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몇 명은 의아한듯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 자신도 확신이 가지 않아 말하기가 꺼려졌지만, 미츠루씨와 언니, 그리고 후카씨가 등을 떠밀어 주었기에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과연, 그런가. 네가 전해준 꿈의 정보와 저들은 일치해. 맞아, 그들은 거대 쉐도우를 상대로 매번 싸워나가고 있었다.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려는 것처럼 보였지. 마치 우리들처럼.”
“한가지 의문점은, 그 광경에서 보였던 소녀들의 신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던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서.”
“아니, 그 꿈은 후에 중요한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안개 속이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세세하게 조사하면 알 수 있겠지.”
 
소녀들의 전투 형태에 관해 조사하기로 했다. 영상에서 보이는 바로는, 그들은 일종의 변신을 통해서 자신을 강화하고 쉐도우와 직접적인 전투를 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매체에서 나오곤 하는, 마법소녀같은 느낌이었다.
 
“사용하는 힘은 분명 페르소나 구사자와 흡사하지만, 직접적으로 페르소나를 각성하지 않고서 자기 자신이 힘을 발현하여 싸우고 있다. 우리들의 경우는, 소환 기능을 봉인당하면 결국 일반적인 힘에 의존해야하지만, 그녀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지금으로썬, 그 정체에 대해서 알 수 없어. 다만, 쉐도우에 대항한다는 점을 보아서는 아군으로 간주해도 좋을지 모른다.”
 
“미안하지만, 대장. 저의 의견은 좀 다릅니다.”
 
대원들 중 한 명이 일어났다. 여리지만 강단있는 목소리. 나이대는 아직 중학생 정도로 보였다.
 
“당신은?!”
 
대원들의 정보는 극비리라곤 하지만, 같은 그룹내에 있으면 열람할 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직 이 소녀에 대한 것은 들은 적이 없다. 게다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기억을 잃은 뒤의 정보처리오류일까? 아니면 위화감인 것일까.
 
“아케미 호무라.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페르소나 구사자입니다. 쉐도우 워커엔 지원한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기억을 잃고 난 직후니까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기스씨.”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분명하다. 난, 이 소녀를 본 적이 있다. 헌데, 어째서일까. 프로세스에서 계속 거부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미안, 소개가 늦었군. 신예라고는 하지만 이미 페르소나 구사 능력으로는 우리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모두에게 소개를 부탁해도 되겠나? 아케미.”
어둠 속에 있었던 소녀는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내며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케미 호무라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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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재미로 즐기면서 천천히 써보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가지 매체를 일단 크로스 시켜 보았습니다. 페르소나 시리즈와 마마마를요...
앞으로 늘어날지 아니면 이대로 갈지는.. 미정입니다. 내용은..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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