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꽁트 - 풍운 마왕동! 2부

cocoboom 2 2,854

장송은 지하에 다다라 삼엄한 기운을 느꼈다. 지하이나 인조의 광원이 있어 밝았으나 어느 한 구석에선가 예기가 퍼져 나와 흉흉하기 이를 데 없었다. 길은 한 사람이 지나가도 어깨가 벽에 부딪힐 정도로 좁은 외길이며 굴곡져서 정신을 팔다간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장송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나아가는데 어디선가 날카로운 암기가 날아왔다. 장송은 급히 몸을 날려 피하고 좌우를 돌아보았으나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다.

 

“흥, 그걸 피할 줄 알다니. 기본 바닥은 있는 모양이군.”

 

광원이 미처 다다르지 못하는 구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송이 대체할 자세를 취하고 있으려니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백발의 장발을 휘날리는 남자였다.

 

“당신은 허공답보 관이자!”

 

“그렇다. 바로 나다.”

 

그는 황문의 오른팔이자 공중전으론 중원 일인자라 칭해지는 관이자였다.

 

“훗, 관이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흑의 흑두건을 쓴 음침해 보이는 사내였다. 그는 관이자의 등뒤에서 나타났다.

 

“등평도수의 유해민이다!”

 

“아니 네 녀석은 천하에 신출귀몰하기로 유명한 산적이 아닌가? 황문에 붙었는가?”

 

“그렇다! 더러운 관군 놈들. 네놈들 탓에 내 산채가 도륙이 났다!”

 

“그 뿐만 아니다! 나도 있다!”

 

“네놈은 초상비 조사왕!”

 

그 또한 중원에서 이름난 검객이었다. 나를 듯히 빠른 보법으로 적을 유리하는 잔인한 검호였다. 그는 유해민의 뒤에서 나타났다.

 

“후후후 천하에 경공으로 이름 높은 우리 삼인이 모였으니 네놈에게는 승산이 없을 것이다. 어떠냐? 지금이라도 구걸하는 것이?”

 

하지만 장송은 결연한 태도로 임했다.

 

“사내대장부가 어찌 악한에 투항하겠느냐? 잔말 말고 덤벼라!”

 

“그럴 줄 알았다. 네놈의 의기를 보아 신속하게 보내주도록 하지! 각오해라!”

 

세 사람의 노성이 울려 퍼지고 눈으로 잡아낼 수 없는 신속의 살초가 장송에게 엄습…… 해야 할 텐데 어쩐지 그 자리에서 꿈지럭대기 시작했다.

 

“당신들이 먼저 나가야 내가 달려갈 거 아냐. 왜 이리 거치적거려?”

 

“그, 그게 천장이 낮아서 경공을 못 쓰겠다니까.”

 

“그러지 말고 좀 떨어지라고. 왜 이렇게 딱 붙어서 따라온 거야.”

 

“어쩔 수 없잖아. 이 길 좁고 구불구불한데…….”

 

애초에 이들의 무공은 넓은 데서 위력을 발휘하는데, 어찌된 생각인지 좁고 외진 곳으로 몰려들어서 서로 거추장스러워 하고 있었다.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장송이 말했다.

 

“자자 그러지 말고 돌아가서 지상에서 겨뤄보면 어떻겠나? 거기라면 충분한 공간이 있으니 당신들 특기를 십분 발휘할 수 있겠지.”

 

“응? 그거 묘안인 걸?”

 

그러자 일동 반색했다.

 

“좋은 생각이야. 왜 진작 그러질 않은 거지?”

 

“그럼 결론이 났군. 당신들 먼저 올라가. 같이 올라가면 부대낄 거 같으니까.”

 

“알겠다. 목을 씻고 올라오도록 해라.”

 

“마왕동 입구를 네놈의 무덤으로 만들어주마.”

 

“후후 저승길 노자 대신 우리의 화려한 살법을 구경하고 가려무나.”

 

암살자들은 기세등등하게 지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잠시 기다려서 이들의 발소리가 멀어져가자, 장송은 결연한 의지를 불사르며 그냥 발길 돌려 다음 층으로 향했다. 자, 무시무시한 상대를 손쉽게 물리친 장송에게 또 어떤 강적이 나타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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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양양
사망유희의 유희판 같군요.
cocoboom
네 사실 그런 컨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