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力と言う罪_after

블랙홀군 0 2,620
비틀린 듯한 경치가 눈에 익은 곳이었다. 
반전 세계. 
그렇구나, 나는 또 다시 여기로 온 거로구나. 

"낯이 익은 얼굴이로군. 너는, 클로에의 케르베로스겠지? "

눈앞에는, 덩치가 꽤 커 보이는 용 같은 것이 있었다. 
까만 날개는 마치 연기처럼, 흩날릴 것 같았다. 
날개의 끝에 붉은 발톱이 있는, 그런 날개가 세 쌍. 

"너는 누군데 나에 대해 알고 있는거지? "
"나는 반전 세계의 주인, 기라티나라고 하지. 너는, 전에도 여기에 한 번 온 적 있지 않았었나? 텐라이에게서 전해들었는데. "
"맞아, 난 여기서 클로에와 작별 인사를 나눴었지... "
"그런데, 어째서 여기로 다시 온 거지? "
"얘기하자면 긴데 말이지... "

아프로틴이라는 녀석과 나는, 쭈욱 함꼐 하게 됐다. 
중간중간 여러 악마들을 만나면서 아웅다웅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은 여전히 아팠다. 
클로에도 같이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프로틴 역시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좋-았어! 케르베로스, 나 이제 지오까지 쓸 수 있게 됐어! 
-네녀석은 왜 총기 놔두고 복잡한 상성 꿰차는 마법을 쓰려고 그러는거냐? 
-총은 비싸잖아. 그리고 총알 들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 마법 한 방만 빗나가도 덤벼드는 녀석들 앞에서 총알 장전 할 시간이 어디 있어? 
-하여튼, 너나 클로에나... 

클로에가 자신보다 악마들을 위해 마커를 더 투자했다면 이 녀석은 모든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던 총기를 마다하고 칼 한 자루와 마법으로 성장해나가는 녀석이었다. 
당연히 마나를 채우기 위한 물약을 사야 해서 돈이 더 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총기보다는 이 쪽이 편하다고 했다. 
확실히 불편해 보이긴 했지만, 본인이 편하다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녀 역시, 나와 함께 클로에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클로에의 몫까지 더 성장해 나가겠다는 듯 자신을 단련해 나갔다. 

-날씨 좋~다. 이런 날도 있구나. 
-그렇군. 여기서 파란 하늘을 보게 되다니 말이야... 이런 날도 지긋지긋한 지하 던전에 가야 하는거야? 
-어쩔 수 없잖아. 더 강해지려면, 끊임없이 수련을 해야 하거든... 뭐, 매일 지하 던전에 가는 것도 지겨우니, 오늘은 그냥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나 할까? 
-뭐, 그것도 괜찮군... 
-좋아! 그럼 오늘은 저~기 나카노 가는 길목까지 한번 가보자. 거기에, 강변도 있고 말이지. 

나카노로 가는 길목 옆에는 강이 있었다. 
그 강은 대파괴 이전에도, 그 후에도, 쭈욱 이 곳을 흘러 지나가고 있었다. 
언젠가, 클로에와도 한번 그 부근을 순찰하다가 본 적 있었다. 

강변에 도착하자, 강바람이 느껴진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하얀 갈기를 쓸고 지나간다. 

-케르베로스. 저 너머 나카노는 어떤 곳일까? 
-글쎄, 한번도 가 본 적 없어서 모르겠는데. 
-우리, 나중에 한번 가 볼래? 뭐가 있는지 궁금하잖아. 
-하지만, 거기에 강한 녀석들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니까 조금 더 강해진 다음 가야지. 충분히 강해지고 나면, 그 때는 나카노로 같이 가자. 
-좋아. 

나카노는 어떤 곳일까? 나도 궁금했다. 
한번도 가 본 적 없는 곳.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궁금하다. 

그리고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강해져야 할 이유가 생겼다. 
클로에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만 강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와 아프로틴은, 가끔 날씨가 좋은 날이면 강변에 나와서 나카노는 어떤 곳일까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내가 들은 얘긴데, 나카노에는 공원이 있대. 무슨 평화공원이라고 하던데? 
-호오, 그런 곳도 있군... 
-어떤 곳일지 궁금하지? 나중에 거기부터 한번 들러보자. 
-응. 

그녀는 하루가 다르게 마법을 연마해가는 속도가 늘어갔다. 
어느새 랭크를 올리는가 싶더니, 마하지오까지 배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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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티나라고 했지...? 혹시, 클로에는 어디로 갔는지 알아? "
"클로에? 클로에라... 아마 지금쯤, 명계에 있을 거야. ...그 녀석, 얼마나 슬퍼하던지... "
"...... "
"둘이 사이가 꽤 좋았던 모양이지. "

클로에. 
날 보낼 때도, 보내고 나서도 그녀는 슬퍼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여기서 하나는 살고 하나는 죽어야 하는가, 그런 운명이 싫었다. 

하지만 클로에의 몫까지 성장해나간다면, 분명 그녀도 좋아해줄거야. 
분명 그렇게 믿고 있다. 

"명계에 가면, 꽃밭도 있겠지...? "
"그럼. 꽃이 매우 흐드러지게 펴 있는 곳이 있지... 그런데, 그건 왜 묻지? "
"나중에 다시 만나면 꽃놀이를 가기로 약속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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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틴도 조금은 강해져서, 우리는 나카노로 갈 수 있게 됐다. 
거기다가 마침 날도 좋겠다, 우리는 나카노로 가기 위해 기지를 나섰다. 
하지만 스기나미를 반쯤 지났을 무렵, 아프로틴은 스네이크맨에게서 연락을 받고 다시 제 3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무슨 일이냐? 
-제 3홈에 타라카가 나타났대! 
-뭐? 

타라카. 
클로에를 그렇게 허무하게 죽게 만든 타라카. 
그 녀석이 다시 나타났다. 

-기지로 돌아가자. 
-알겠어. 

드디어 클로에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됐구나. 

혼자 살아난 이후로, 가끔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나는 살아났지만, 클로에는... 제 2홈을 지키려다 타라카의 칼날에 숨을 거두었다. 
그런 클로에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클로에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됐구나. 

-타라카가 나타났다는 곳이 어디죠? 
-반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수위가 있을걸세. 가서 수위에게 카드를 받으면, 타라카가 나타난 곳으로 갈 수 있네. 
-알겠습니다. 
-조심하게, 그 안에는 시키가미들도 있으니까. 
-네. 

아프로틴은 반입구 안으로 들어가 수위에게서 카드 키를 받았다. 

-케르베로스, 타라카는 아기에 내성이 있으니까 조심해. 
-알았다. 

컴퓨터에 카드를 꽂자, 문이 열렸다. 
그리고 들어선 회랑에는, 공중을 둥둥 떠 다니는 시키가미들이 있었다. 
그리고... 

-저 쪽이다. 

아프로틴이 칼 끝으로 가리킨 곳에는, 클로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타라카가 있었다. 

-그럼, 일단 시키가미부터 처리하자. 
-알겠어. 

시키가미를 차례차례 처리하고 나니, 타라카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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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라카라는 건 뭐야? "
"음... 악마 중 하나지. "
"...... 복잡하군... "
"뭐어, 내가 있던 곳에는 악마가 상당히 많으니까 말이야. 나도 악마고. "
"그럼 아기니 지오니 하는 건 뭐야? "
"그건 우리 쪽 세계에서 쓰는 마법이다. 아기는 불 속성, 지오는 전기 속성 마법이지. "
"으음... 일종의 기술같은건가... 역시 복잡하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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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됐어! 타라카, 덤벼라! 

아프로틴이 부흐를 사용하기 위해 마나를 모을 동안, 나는 타라카에게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손톱을 바짝 세우고, 달려들어서 할퀸다. 
그리고 타라카가 움찔하는 사이, 목덜미를 향해 뛰어올랐다. 

-으앗! 
-케르베로스! 

등이 아프다. 
타라카 녀석이 휘두른 칼이 등에 맞은 모양이었다. 
상처가 꽤 심했는지, 등이 매우 따가웠다. 

-안되겠어. 부흐! 

아프로틴이 쏜 부흐를 맞고 타라카가 얼어있을 동안, 나는 또 다시 타라카에게 달려들었다. 
그 새 얼음이 풀린 타라카는 아프로틴을 쫓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타라카를 향해, 나는 또 다시 발톱을 세우고 달려들었다. 

-물러나, 케르베로스! 
-으윽... 

다시 타라카의 칼날이 내 몸을 스쳐 지나간다. 
다리가 아팠다. 
다시 칼날을 세우고 나에게 달려들던 타라카를 아프로틴이 부흐로 겨우 제압하고, 칼을 휘둘렀다. 

-케르베로스, 괜찮아? 
-으윽... 아직 싸울 수 있어... 
-하지만... 
-아프로틴... 난...... 클로에의 복수를 하기 위해 지금까지 수없이 단련해왔어... 그러니까...... 

아프로틴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일단 마석을 사용했으니 상처가 조금 아물었을거야... 조금만 더 하면 녀석도 쓰러질 것 같으니까, 기운 내자. 
-좋았어. 

다시 내가 탈려들고 아프로틴이 부흐를 날리기를 몇 번. 
쓰러질 듯하던 타라카는 여전히 쓰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다시 발톱을 세워 달려들었을 때였다. 

-큭! 

심장이 찢겨지는 것 같다. 

-케르베로스! 

타라카의 칼인가. 
결국 난 복수하지 못 했구나. 

눈앞이 점점 흐려졌다. 

-케르베로스! 정신차려! 눈 좀 떠봐! 여기 의료반 좀 불러주세요!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내 몸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아프로틴과, 그 옆에 쓰러진 타라카였다. 
녀석... 결국 내 대신 클로에의 복수를 해 주었구나... 
나는 쓰러졌지만,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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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어, 케르베로스. "

아프로틴은 제 3홈 근처의 작은 무덤에 왔다. 

"이 꽃, 클로에 씨와 네가 처음 본 꽃이라면서? 오늘 가는 길에 피었길래 가져왔어. "

그리고 그녀는, 무덤 위에 한 송이의 꽃을 올려두었다. 
케르베로스, 클로에 씨의 복수를 하려고 무리했던걸까... 
결국은 너도 클로에 씨의 곁으로 가 버렸구나. 

"케르베로스... 내가... 네 대신, 클로에 씨의 복수를 해 줬어... 타라카는 쓰러졌어. ...그러니까 이제... 편히 쉬도록 해... "

아프로틴이 마지막으로 부흐를 날리자, 타라카는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그리고 그녀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피를 흘린 채 죽어가던 케르베로스가 쓰러진 곳이었다. 
클로에의 복수를 하겠다며, 타라카와 맞서 싸웠던. 

아무리 흔들어 깨웠지만, 케르베로스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염원하던 클로에의 복수를 했기 때문일까. 
의료반에서 응급 처치를 시도했지만, 결국 케르베로스는 눈을 뜨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케르베로스를 위해 제 3홈 옆에 조그마한 무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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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갈 시간이네. 자, 저 쪽으로 가면 명계야. 아마 저기에, 네가 그리워하던 클로에도 있을거야. "
"정말인가? "

눈앞에 차원문같은 게 보였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클로에가 있겠지? 
나는 발걸음을 차원문으로 향했다. 

온통 캄캄하고 황량할 것만 같았던 명계. 
하지만 처음으로 들어선 명계는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땅을 밟자마자 클로에를 찾았다. 

"케르...베로스...? "
"클로에...! "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왜 여기에...... "
"...... 타라카 녀석을 혼내주다가...... 그래도 괜찮아. 타라카 녀석, 너와 동행했던 아프로틴이라는 녀석이 쓰러트렸으니까. "
"케르베로스...... "
"우리, 다시 만나면 꽃놀이 가기로 하지 않았나? 꽃놀이 가자! 다시 만났으니까. "

클로에, 날 기다리고 있었던거구나. 
이제 다시 만났으니까,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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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 녀석... 명계에 도착하자마자 계속 나무며 꽃씨며 심었던 게, 동료마 녀석이 언젠가 오면 꽃놀이를 가기 위해서였나... 
아무튼, 인간과 동료마라는 건 참 특별한 관계인 것 같지. 마치 트레이너와 포켓몬처럼... 뭐, 그래도 이젠 약속했던 꽃놀이 갈 수 있게 돼서 다행이군. 

어찌됐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 다시 만났잖아. 
그리고... 명계에서는 다시는 헤어질 일 없을거야. 

자, 그럼... 난 송화산에서 들어온 새로운 영혼들을 만나러 가야 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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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렁거리는 성격. Lv.1에 서울의 어느 키우미집에서 부화했다. 먹는 것을 즐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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