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

안샤르베인 2 2,631

의무소로 돌아가는 길은 병사들로 인해 시끌벅적했다. 모두들 처음 보는 아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걔중에는 말이라도 한 마디 걸어보려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는 모든 질문을 묵살하곤 의무소로 들어왔다. 메이다나는 따라 들어오려다 제네시스의 눈빛에 군말 없이 의무소 밖으로 나가버렸다.

장군은 여전히 의자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그는 조금 눈을 깜빡거리더니 앞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 장군의 주위에는 적어도 병사 이상의 계급으로 보이는 자들과 서기 한 명이 와서 그의 입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장군이 먼저 입을 뗐다.

 

"이름은?"

"...." 

 

첫 마디부터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자 장군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다른 자들도 인상이 조금 험악해져 있었다. 그 사이에서 서기만 혼자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참다 못한 서기가 얼른 대답하라고 눈치를 줬으나,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대답하지 않을 텐가?"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군인들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자기 자신을 모른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럼 출신은?"

"...모릅니다."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적당히 회피할 생각이냐? 사실대로 말해라."

"모르는 걸 모른다고 표현하는 것이 잘못됐단 말씀이십니까?"

 

그는 상대를 똑바로 보면서 이야기했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따지는 말투였다. 상대가 말을 더 하려는데 장군이 제지했다.

 

"그럼 네가 쓰러지기 전에 기억나는 일이 없느냐?"

 

그의 태도가 장군을 보고 조금 누그러졌다. 잠시 입술을 다무는가 싶더니 다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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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아이가 있습니다!"

 

한 병사가 아이를 업고 오자 군중이 소란해졌다. 대장격인 사람은 물론 그와 같이 발걸음을 향하던 노인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애초에 이 숲은 괴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숲 내에서 사람이 발견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호기심을 가지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주변이 소란해지자 노인이 사람을 물렸다.

 

"안정을 취하게 해야지. 깨어나길 기다리세."

"명령이시다. 모두 물러가."

 

병사들이 투덜거리면서 물러났다. 노인은 긴 수염을 어루만지며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흔치 않은 고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옷은 여행자들도 굳이 입지 않는 검은 색 일색이었다. 노인의 일행으로 보이는 로브를 입은 사람이 그의 뒤로 와서 물었다.

 

"현자님. 대체 왜 이런 아이가 숲에 있는 걸까요?"

"모르겠네. 깨어나면 물어보세나."

 

기다림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현자라 불린 노인이 빙그레 웃었다.

 

"깨어났구먼. 정신이 좀 드는가?"

 

그가 현자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노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는 누구고, 어쩌다 여길 오게 된 건가?"

"...누구시죠? 전 여기 어떻게..."

 

되려 상대방이 질문하자 현자와 그 일행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현자가 다시 물었다.

 

"난 자네가 누구냐고 물었던 것 같은데."

"...."

 

그가 인상을 찡그렸다. 잠시 고민하는 표정이었다가 점점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모르겠습니다. 전 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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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흐린하늘
얘네는 아는게 없네요 영.
안샤르베인
저 스스로도 얼른 늘어지는 내용 끝내고 재밌는 부분으로 넘어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