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검(靈劍, Spiritsword)
10~11세기에 걸쳐 중세 유럽 전반에서 제작된 무기의 일종.
겉보기에는 평범한 무기와 다를 바 없어 보이나, 사람(혹은 소수의 경우 동물) 형태로 전환이 가능하며 무기 소유자의 심복이 되어 싸우는 존재들이다.
단순히 칼 형태 이외에도, 전쟁도끼, 모닝스타 같은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전환했을 시 생물의 형태를 띄지만 무기이기 때문에 죽이거나 쉽게 무력화시킬 수 없었다. 때문에 이 무기의 유무가 전쟁의 승패를 가를 정도로 당시 전쟁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다만 소유자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급격히 무력화된다는 단점이 존재하는데, 소유자로부터 너무 멀어지거나 소유자가 죽게 되면 새 소유자의 명령이 있기 전까진 그대로 무기 형태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소유자의 생명을 조금씩 흡수해 움직인다'는 설도 나돌았다.)
그 흉악함에 맞먹게 주조법 또한 극악했는데, 고급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에 '특별한 금속'과 무기의 원형이 되는 '유해'가 필요했다. 당연히 일반적인 병사의 유해를 쓰는 일은 없었고 유능한 전사나 충성스런 용사, 극소수의 경우 충성심 높은 동물들의 유해까지 제작에 동원되었다. 보름날 밤 자정에서 다음날 동이 트기 전까지 주조를 끝마쳐야 했는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대장장이는 극소수였다.
약 70년 동안 주조된 영검의 수는 공식적으로만 100~150자루로 추정된다. 영검 주조 기술은 나날이 발전했지만, 11세기 중반에 들어 이 무기에 대해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었다. 죽은 사람을 되살려 전쟁에 동원했다는 것에 대해 큰 파장이 일었으며, 결국 종교적인 이유로 영검 주조와 동원 금지령이 선포되었다. 이로 인해 영검의 주조법도 잊혀지면서 그 존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202X년, 한 조직이 비밀리에 영검을 모으고 있는 움직임이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