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halo City] 마이클 콜든필드

Sir.Cold 2 2,832
이름 : 마이클 콜든필드(Michael Coldenfield)
연령 : 73
국적 : 미국
출생지 : 영국, 사우샘프턴
주소 : 포트 킹 아서 / 포트 킹 아서 국립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라운드 테이블 빌라(The Round Table Villa) 2층 201호
직업 : 건축가
전과기록 : 없음
특이사항 :
- 꼴초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담배에 긍정적인 애연가. 엔젤하이로 시티 애연가단체의 중회원
- 전성기에는 '탈인간, 탈환경, 탈일상'을 주장하며 철저한 '구성주의자'로 유명했다.
- 은퇴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근근히 엔젤하이로 시티 내 건축물에 대한 조언을 하며 생활 중
- 현재 미드타운에 있는 몇몇 빌딩은 그의 작품임
- 시에서 요청했던 포트 킹 아서의 손실된 좌측 망루 복원 사업을 마지막 작품으로 열두하던 중 이유도 모른 채 갑작스런 무기한 연기 통보로 현재 약간의 우울증.
- 그 이유때문에 섈타이어에서 라운드테이블 빌라로 이사까지 왔다.
- 매일 리빙룸에 설치된 카메라로 아침마다 포트 킹 아서를 찍는 습관이 있다.
- 결혼은 했지만 일찍 부인은 사별했고 이후 재혼은 없었으며 자식도 없다.
 
                                                                                                                                                                                                                   
 
 
 가을 바람은 꽤나 쌀쌀한 편이었다. 오른손으로 품에 든 페이퍼백을 좀 더 움켜 쥐며 콜든필드는 나머지 손으로 트렌치코트의 옷깃을 세웠다. 포트 킹 아서는 관광객이 많이 들르다보니 슈퍼마켓보다는 편의점이 더 많아서 싼 값에(여기만 벗어나면 보통 가격이지만) 사려면 두 블럭은 떨어진 곳에서 사야했다. 어차피 늙은이 혼자 사는 데에 장 볼게 얼마나 있겠는가, 차라리 바람 쐬는 김에 라고 생각하고 말아버린다. 부지런히 걸으니 벌써 집 앞에 다 도착했다. 빌라 현관으로 들어가기 전에 뒤를 한 번 쓰윽 돌아본다.
 
'The National Park of Port King Authur'
 
다른 주의 거대한 국립공원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오히려 아담한 면이 매력적인 포트 킹 아서 국립공원의 시작을 알리는 간판이 보인다. 그리고 울창한 숲 너머로 홀로 견고하게 서 있는 요새가 눈에 들어온다. 콜든필드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빌라로 들어섰다.
집에 들어오니 온기가 약간 남아있다. 장보러 가기 전에 한 대 피웠던 궐련의 향이 아직 남아있어서 좋았다. 장 봐온 페이퍼 백을 얼추 정리해 놓고 그는 거실로 들어섰다. 창 가에 서서 스탠드 테이블에 놓인 담배갑에서 궐련 하나를 집어 불을 댕긴다.
폐 속 깊숙이 들어오는 담담함과 함께 빠져나가며 느껴지는 상쾌함은 20년 흡연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 중 하나였다. 한 모금 더 빨고나서 마이클은 뒤돌아 들어올때 챙겼던 우편물을 대충 훑어보았다.
 
'X월 엔젤하이로 시티 애연가단체 소식지'
'월간 건축학지 X월호'
'공지서 세 장'
'포트 킹 아서 복원 사업에 관한 귀하의 문의에 대한 답변'
 
마지막으로 시에서 보내온 사무적 편지를 보고선 그는 불쾌하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바로 휴지통으로 던져버렸다.
 
"또 알려드릴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하여 어쩌고 저쩌고 안된다는 소리겠지."
 
혼자서 볼멘소리를 토해내면서 마이클을 창 너머로 킹아서 요새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요새의 좌측에 올라오다가 끊겨진 망루대신 우뚝 솟아 과거의 영광을 한 몸에 증명하는 온전한 망루가 보였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하지만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는 다시 한번 혼잣말을 읊고서는 홱하니 뒤돌아서버렸다. 마치 아픈 데를 다시 긁어댄 것처럼 가려웠다. 8시를 가르키는 종소리가 들려왔고 그에게 있어서 (쓸데없는) 프로작(*항우울증약)을 먹어야한다는 의미였다. 마이클은 생각보다 약 먹는 것을 좋아했다. (약은 몸에 좋은 것 아닌가!) 부엌에 들어가서 식탁 위 한켠에 있는 약을 집어들고 단숨에 물과 함께 삼켰다. 그리고는 약 기운이 올라오기를 다시 거실로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의 거실 벽면에는 그가 예전에 만들었던 건물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져있었다. 그 중 3~4개 정도는 아직도 엔젤하이로 시티 중앙에 가면 모두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는 찬찬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벽지를 바라보았다. 늙은이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이런 단단한 화석처럼 남은 옛 영광들 뿐이리. 하지만 아직까지도 관광객들이 (혹은 건축지망생들이) 그의 건물을 보러와서 시내에서 입을 벌려 칭찬하며 바라보는 걸 보면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마이클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좋은 의미나 나쁜 의미나 엔젤하이로시티에 빠진 사람이었다. 그는 엔젤하이로시티가 좋았다. 분명 시티도 그를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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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낄낄. 전 일체 비흡연가이지만 레스터님이 선물해준 인물이니 저와 다른 뭔가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애연가로 설정해봤습니다.
그리고 뭔가 포트 킹 아서에서 생활하면서 '출입 금지 구역'과 관련된 미스터리 물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진 습관이라던가 요새에 대한 애착이라던가를 강조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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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Sir.Cold
뭐 설정상 없는 건물 빌라에서 산다고 설정했는데 괜찮으려나요? 킹 아서라는 이름에서 따와서 라운드 테이블(원탁) 빌라인건데... 너무 우스우려나...
Lester
미국인들 성씨 중에는 이상한(Strange), 지루한(Dull), 야만인(Savage)도 있는데 이에 비하면 약과죠. 잘 하셨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건물은 설정상 없는 게 당연하니, 그냥 원하시는 대로 추가하시면 됩니다. 제가 깔아놓은 데에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원하시는 데에서 원하시는 걸 꽂아넣으시면 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말 이상적이군요. 정말 잘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