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나라 리뷰(스포 아주아주 많음.)
이 소설은 '유녀전기'라는 책을 집필한걸로 유명한 카를로 젠이 낸 소설입니다. 앞의 유녀전기와 다르게 이소설의 배경은 1차대전 시기 독일이 아닌 동구권 붕괴 직전 유고슬라비아라는게 여러모로 특이합니다.
또한 이책은 여러모로 앞의 유녀전기 책에 대비되는데, 우선 주인공의 속성이 다르고,(유녀전기- 10대 소녀, 약속의 나라- 20대 남성) 국가가 다릅니다. (유녀전기-반공 전제왕정, 약속의 나라-사회주의 공화국) 사실 유녀전기는 제가 본적이 없어서 자세히 얘기하는건 안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대비는 작가가 어느정도 의도한게 아닐까?싶습니다.
우선 이 책의 배경은 동구권 붕괴시기 유고슬라비아라고 말씀드렸던가요? 그에 걸맞게 이책에 나오는 가상국가인 '할트리아 연방 공화국'은 연방소속 각국가마다 주류가 되는 민족이 따로 있습니다. 세르비아가 모티브인 사비나는 탈보이계, 보스니아가 모티브인 보르니아는 사르비아계, 슬로바니아가 모티브인 슬로니아는 나슈계, 기타 국가들도 각각 주류민족들이 따로 있는 형식입니다.
이 할트리아 공화국은 겉으로 보면 각민족들이 적절하게 융화되고 공존하는 낙원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공화국 지도부인 '할트리아 공산당'은 이 공화국이 '민족의 낙원'이라고 자부하며 각민족들을 '공화국에 속한 가족이나 다름없다고'여깁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유는 일정부분 사실이긴 합니다. '동지나 동무'는 안맞으면 서로 떨어지면 그만이지만, '가족'은 그럴 수 없거든요.
사실 할트리아 공화국의 실상은 오히려 '민족의 낙원'과는 거리가 멉니다. 공화국내 다수파인 탈보이계는 공화국의 유지를 위해 당이 소수민족우대정책을 펼치면서 자기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외 소수민족들은 다수파인 탈보이계가 자신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직 공화국내에 이러한 갈등은 극도화되어 겉으로 표출되진 않았습니다만, 이러한 인식이 국가내부에 있다는 묘사는 곳곳에 되어있습니다.(정리해고 통보자 역할을 맡은 사람의 살인사건이 중간에 묘사되는데, 우선 탈보이계 5명을 해고하자 내가 탈보이계라서 차별받는거냐면서 욕을 먹으며, 그외 소수민족 4명을 해고하자 탈보이계랑 결혼하더니 그들의 개가 된거냐면서 욕을 먹습니다. 정작 이사람도 마지막에 해고당하는게 포인트.) 이러한 대립속에서 소수민족들이 주류인 공화국 내부에선 이미 분리주의의 기운이 감돌고 그중 슬로니아 지방방위군들은 반란을 도모하는 세력이 고위층을 장악하는등 여러모로 찢어져버리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소설의 도입부는 이러한 이유로 결국 할트리아가 붕괴한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할트리아가 붕괴한 이후 탈보이계가 중심인 '크나안 공화국'을 세운 독립 영웅 다비드 에른네스트는 이러한 할트리아의 압제에서 벗어난 '약속의 나라', '민족의 낙원'을 세우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실업률은 하늘을 뜷으며, 국가재정은 이미 파산상태인 막장국가였죠. 이에 다비드의 전우이자 배필이자 크나안 공화국의 부통령인 카넬리아 카라조르조는 자신들이 할트리아를 무너뜨리고 새로 세운 국가가 할트리아보다 못했다면서 다비드앞에서 자조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자신의 아내이자 동반자가 자기앞에서 자신의 이상을 조소하고 자살한걸 보고 다비드는 정신이 나가버리고, 결국 그도 자살하고 맙니다.
그리고 자살했을 다비드는 눈을 떠보니 젊을때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할트리아 연방군 사관학교 학생으로 있을때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비드는 한가지 다짐하게 됩니다. 내전이 일어나지 않게해서 할트리아 공화국의 붕괴를 막아 자신들의 '실수'를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여기까지가 이책의 줄거리입니다. 그리고 이책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얘기하자면 정말 보면서 참...뭐랄까...불편하고 찝찝했습니다. 할트리아는 일단 대놓고 막장국가란게 잘드러나는데, (민족을 융화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민족갈등을 이용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성립과정에선 제노사이드를 벌였다는 묘사가 분명 있습니다.) 주인공이 하는 행동은 오히려 이러한 행위들을 숨기면서 공화국의 분열을 뒤로 미루고 공화국에 저항하는자들을 억누르는 역할이죠;; 작가 성향상 유열물(주인공이 고통받는게 주내용인 장르)일텐데 개인적으로 주인공에 몰입해서 소설을 보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보면 볼수록 주인공에게 혐오감이 들어 보기 괴로워지더군요.
또다른 얘기를 하자면...설정이 좀 지나치게 주인공편의적입니다. 예를 들자면, 중간에 슬로니아 지방군 소속 병력들이 반란을 일으키기위해 주변국가로부터 군수품들을 지원받아 그걸 철도로 옮기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에는 슬로니아 지방방위군의 고위층들이 연관되어있고, 심지어 지방 철도청쪽도 연관되어있습니다. 거기다가 이들은 대부분 지방군소속이거나 최소한 우두머리는 군대 장교인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수준의 반란이 수류탄 하나 안들고 있어서 자동소총들고 있는 신참 장교 넷인 주인공 일행한테 박살납니다(...) 거기다가 작가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블랙유머로 넘기려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리 지방방위군이라지만, '소령'까지 한 인간이 신참들을 정예중 정예들로 생각한다는게 참...너무 허술한건 둘째치더라도 너무 주인공들한테 유리하게 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그거말고도 책 거의 마지막 부분에 앞에서 얘기한 보르니아에서 할트리아에 의해 벌어진 탈보이계 제노사이드로 인한 유골문제로 잠시 사회정국이 불안해지는 묘사가 있는데(국제 스포츠대회명목으로 학살당한 유골들에 콘크리트를 부으려들었습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가장 불편해지더군요. 제노사이드로 분노하는 자들은 그저 사회에 폐끼치는 망나니들 뿐이고, 대부분의 공화국 인민들은 이러한 이들의 행위를 보고 불쾌해할 뿐인걸로 묘사된단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참 마음에 안들었는게, 어떤 사람들이 자기 가족들이나 친구 가족들중 일부가 학살당해 묻혀있는곳에 콘크리트를 부으려는걸 보고 묵과한단겁니까? 그리고 그걸 통해 분노하려는 세력을 그저 망나니 취급하는게 참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인 다비드 에른네스트는 탈보이계고, 전생전은 훌룡한 민족주의자였습니다. 그랬던 자가 전생후 경험으로 사상에 변화가 생겼다지만 이러한 일에 대해서 '그냥 적당히 묻어버리고 끝내자'로 넘어간다? 개인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물론 이소설에 대해서 약간의 변호를 해주자면, 취향이 잘맞는다면 킬링타임으로 재밌게 읽어줄 수준은 됩니다. 근데 제 취향에 영 안맞네요;;
그외에 살짝 아쉬웠던 부분을 덧붙이자면...현실의 유고슬라비아는 가톨릭다수인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슬로베니아가 정교회다수인 세르비아등과 자주 대립했고, 실제로 민족적 구성은 거의 같았던 보스니아와 세르비아가 갈라졌던 이유가 종교문제였는데 이부분은 거의 묘사가 안되었더군요. 작가 개인의 지식이나 역량문제로 관둔거겠지만 살짝 아쉬웠달까... 뭐 그랬습니다.
또한 이책은 여러모로 앞의 유녀전기 책에 대비되는데, 우선 주인공의 속성이 다르고,(유녀전기- 10대 소녀, 약속의 나라- 20대 남성) 국가가 다릅니다. (유녀전기-반공 전제왕정, 약속의 나라-사회주의 공화국) 사실 유녀전기는 제가 본적이 없어서 자세히 얘기하는건 안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대비는 작가가 어느정도 의도한게 아닐까?싶습니다.
우선 이 책의 배경은 동구권 붕괴시기 유고슬라비아라고 말씀드렸던가요? 그에 걸맞게 이책에 나오는 가상국가인 '할트리아 연방 공화국'은 연방소속 각국가마다 주류가 되는 민족이 따로 있습니다. 세르비아가 모티브인 사비나는 탈보이계, 보스니아가 모티브인 보르니아는 사르비아계, 슬로바니아가 모티브인 슬로니아는 나슈계, 기타 국가들도 각각 주류민족들이 따로 있는 형식입니다.
이 할트리아 공화국은 겉으로 보면 각민족들이 적절하게 융화되고 공존하는 낙원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공화국 지도부인 '할트리아 공산당'은 이 공화국이 '민족의 낙원'이라고 자부하며 각민족들을 '공화국에 속한 가족이나 다름없다고'여깁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유는 일정부분 사실이긴 합니다. '동지나 동무'는 안맞으면 서로 떨어지면 그만이지만, '가족'은 그럴 수 없거든요.
사실 할트리아 공화국의 실상은 오히려 '민족의 낙원'과는 거리가 멉니다. 공화국내 다수파인 탈보이계는 공화국의 유지를 위해 당이 소수민족우대정책을 펼치면서 자기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외 소수민족들은 다수파인 탈보이계가 자신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직 공화국내에 이러한 갈등은 극도화되어 겉으로 표출되진 않았습니다만, 이러한 인식이 국가내부에 있다는 묘사는 곳곳에 되어있습니다.(정리해고 통보자 역할을 맡은 사람의 살인사건이 중간에 묘사되는데, 우선 탈보이계 5명을 해고하자 내가 탈보이계라서 차별받는거냐면서 욕을 먹으며, 그외 소수민족 4명을 해고하자 탈보이계랑 결혼하더니 그들의 개가 된거냐면서 욕을 먹습니다. 정작 이사람도 마지막에 해고당하는게 포인트.) 이러한 대립속에서 소수민족들이 주류인 공화국 내부에선 이미 분리주의의 기운이 감돌고 그중 슬로니아 지방방위군들은 반란을 도모하는 세력이 고위층을 장악하는등 여러모로 찢어져버리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소설의 도입부는 이러한 이유로 결국 할트리아가 붕괴한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할트리아가 붕괴한 이후 탈보이계가 중심인 '크나안 공화국'을 세운 독립 영웅 다비드 에른네스트는 이러한 할트리아의 압제에서 벗어난 '약속의 나라', '민족의 낙원'을 세우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실업률은 하늘을 뜷으며, 국가재정은 이미 파산상태인 막장국가였죠. 이에 다비드의 전우이자 배필이자 크나안 공화국의 부통령인 카넬리아 카라조르조는 자신들이 할트리아를 무너뜨리고 새로 세운 국가가 할트리아보다 못했다면서 다비드앞에서 자조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자신의 아내이자 동반자가 자기앞에서 자신의 이상을 조소하고 자살한걸 보고 다비드는 정신이 나가버리고, 결국 그도 자살하고 맙니다.
그리고 자살했을 다비드는 눈을 떠보니 젊을때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할트리아 연방군 사관학교 학생으로 있을때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비드는 한가지 다짐하게 됩니다. 내전이 일어나지 않게해서 할트리아 공화국의 붕괴를 막아 자신들의 '실수'를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여기까지가 이책의 줄거리입니다. 그리고 이책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얘기하자면 정말 보면서 참...뭐랄까...불편하고 찝찝했습니다. 할트리아는 일단 대놓고 막장국가란게 잘드러나는데, (민족을 융화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민족갈등을 이용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성립과정에선 제노사이드를 벌였다는 묘사가 분명 있습니다.) 주인공이 하는 행동은 오히려 이러한 행위들을 숨기면서 공화국의 분열을 뒤로 미루고 공화국에 저항하는자들을 억누르는 역할이죠;; 작가 성향상 유열물(주인공이 고통받는게 주내용인 장르)일텐데 개인적으로 주인공에 몰입해서 소설을 보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보면 볼수록 주인공에게 혐오감이 들어 보기 괴로워지더군요.
또다른 얘기를 하자면...설정이 좀 지나치게 주인공편의적입니다. 예를 들자면, 중간에 슬로니아 지방군 소속 병력들이 반란을 일으키기위해 주변국가로부터 군수품들을 지원받아 그걸 철도로 옮기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에는 슬로니아 지방방위군의 고위층들이 연관되어있고, 심지어 지방 철도청쪽도 연관되어있습니다. 거기다가 이들은 대부분 지방군소속이거나 최소한 우두머리는 군대 장교인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수준의 반란이 수류탄 하나 안들고 있어서 자동소총들고 있는 신참 장교 넷인 주인공 일행한테 박살납니다(...) 거기다가 작가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블랙유머로 넘기려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리 지방방위군이라지만, '소령'까지 한 인간이 신참들을 정예중 정예들로 생각한다는게 참...너무 허술한건 둘째치더라도 너무 주인공들한테 유리하게 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그거말고도 책 거의 마지막 부분에 앞에서 얘기한 보르니아에서 할트리아에 의해 벌어진 탈보이계 제노사이드로 인한 유골문제로 잠시 사회정국이 불안해지는 묘사가 있는데(국제 스포츠대회명목으로 학살당한 유골들에 콘크리트를 부으려들었습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가장 불편해지더군요. 제노사이드로 분노하는 자들은 그저 사회에 폐끼치는 망나니들 뿐이고, 대부분의 공화국 인민들은 이러한 이들의 행위를 보고 불쾌해할 뿐인걸로 묘사된단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참 마음에 안들었는게, 어떤 사람들이 자기 가족들이나 친구 가족들중 일부가 학살당해 묻혀있는곳에 콘크리트를 부으려는걸 보고 묵과한단겁니까? 그리고 그걸 통해 분노하려는 세력을 그저 망나니 취급하는게 참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인 다비드 에른네스트는 탈보이계고, 전생전은 훌룡한 민족주의자였습니다. 그랬던 자가 전생후 경험으로 사상에 변화가 생겼다지만 이러한 일에 대해서 '그냥 적당히 묻어버리고 끝내자'로 넘어간다? 개인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물론 이소설에 대해서 약간의 변호를 해주자면, 취향이 잘맞는다면 킬링타임으로 재밌게 읽어줄 수준은 됩니다. 근데 제 취향에 영 안맞네요;;
그외에 살짝 아쉬웠던 부분을 덧붙이자면...현실의 유고슬라비아는 가톨릭다수인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슬로베니아가 정교회다수인 세르비아등과 자주 대립했고, 실제로 민족적 구성은 거의 같았던 보스니아와 세르비아가 갈라졌던 이유가 종교문제였는데 이부분은 거의 묘사가 안되었더군요. 작가 개인의 지식이나 역량문제로 관둔거겠지만 살짝 아쉬웠달까... 뭐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