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코 정리해 보기 <7> 아카시아의 세 제자 - 미도라편

토리코 월드의 정점 아카시아가 세상에서 사라진 후, 이 세계의 질서는 그 제자 세 명에 의해서 유지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앞선 글에서 아카시아의 파트너 플로제의 죽음과 그 이후 삼형제가 반목하게 된다는 것을 살펴 보았습니다.

 

사실 이 글은 2편 바로 뒤에 작성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토리코 월드의 설정이 확장되고 먼저 설명해야 할 배경지식이 늘어나면서 그쪽을 먼저 쓰다 보니 순서가 굉장히 밀려 버렸군요;;;

 

아카시아는 사라지기 전 세 제자에게 각기 다른 삶을 살도록 계획했습니다. 세 제자의 행보가 중요한 점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만화가 종반부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미식신 아카시아의 진정한 목적과 계획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인 상태입니다. 그가 비록 블루 니트로와 영합하고 NEO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긴 했지만, 진정으로 블루 니트로나 죠아와 같은 목적을 가진 건지,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인간계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등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세 제자의 삶은 아카시아가 남긴 단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세 제자의 행적을 살펴보는 것은 남은 떡밥을 추론하는데 큰 영향을 주겠죠. 토리코 정리해 보기 7편부터는 아카시아의 세 제자들을 각각 살펴보며 그들과 연관된 떡밥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도라는 세 제자 중 막내이며 아카시아가 가장 아꼈던 제자입니다. 그 이름은 "셋째 호랑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자 중 그가 셋째였고 얼굴의 상처가 호랑이 무늬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여준 거죠. 제자들 중 가장 강한 식욕과 음식에 대한 집착, 독점욕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가 쓰는 기술도 그런데 "헝그리 텅"이란 기술은 혀 자체를 무기화해서 대상을 공격하는 기술입니다. 마치 가시덩굴처럼 사용하죠. 그의 또다른 능력은 "헝그리 스페이스"입니다. 이것은 헝그리 텅을 강화한 것인데 헝그리 텅이 지나간 궤도에 "왕식만찬"이란 기술을 깔아놓는 겁니다. 이 기술은 접촉한 식재를 무한정 먹어치우고 한 번 먹은 세포는 끝까지 추적해서 먹어치우는 무서운 기술로, IGO 사천왕이 힘을 합쳐 쓰는 기술을 미도라는 평타처럼 써대는 거죠. 그밖에도 상대의 기술을 보는 즉시 흉내내 쓰기도 하는 등 놀라운 능력을 많이 구사합니다.

 

그는 전쟁고아 출신인데, 이 전쟁은 아카시아의 구루메 세포를 찾으면서 발생한 "구르메 대전쟁"이었습니다. 식재 쟁탈전이 곧 핵전쟁으로 번지면서 세계는 급속도로 황폐화했습니다. 미도라는 보통 전쟁고아 조차도 아니었는데, 그는 태어나자마자 가축 우리에 버려졌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가축의 먹이로 삼으려 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IGO가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지만 이 시절에는 맛좋은 식재를 얻을 수 있다면 어린 아기를 가축의 먹이로 쓰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가축들은 감히 미도라를 공격하지 못했고, 오히려 미도라는 가축들의 젖을 빼앗아 먹으며 성장합니다.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고 어떻게든 죽이려 들었죠. 미도라는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들과 지독한 허기와 싸워가며 살아남았습니다. 그의 집착에 가까운 식욕과 생존본능, 음식은 빼앗아서라도 손에 넣는다는 사고방식은 이때 양성된 겁니다.

 

그러던 그도 결국 한계에 도달해 쓰러지고 맙니다. 그때 그를 구해준게 신의 요리사 플로제였습니다. 플로제를 통해 아카시아의 제자로 들어간 그는 난생 처음으로 평범한 가정을 경험하게 되고 본래 가지고 있던 선한 심성이 되살아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플로제가 죽으면서 무너지고 맙니다. 그 이후의 행적은 토리코 정리해 보기 2편에서 정리한 대로입니다.

 

미도라는 아카시아의 진실에서는 가장 동떨어진 제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이용 당했죠. 그가 플로제를 되살리기 위해서 한 행동도, 훗날 미식회를 창설하게 되는 것도 모두 아카시아가 유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죠. 미도라는 아카시아를 처음 보았을 때 플로제와 같은 인상을 받았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아카시아는 처음부터 그를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특히 구루메 세포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미도라 얼굴의 흉터는 타고난 것이며 "구르메 세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흉터"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미도라의 위협 이미지에는 위와 같은 형상이 뜨는데, 이 형상 또한 눈 주위에 비슷한 무늬가 있습니다. 아마 저게 그가 가진 구르메 세포의 악마일 겁니다. 또 우연인지, 아카시아 그 자신도 이마에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구루메 세포의 악마가 단순한 세포가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생명을 지닌 존재임이 밝혀지고 사천왕의 악마들도 한때 우주를 주름잡던 존재라는 설정이 밝혀졌는데 정작 미도라의 구르메 세포의 악마는 아직도 등장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카시아는 그를 악의 씨앗으로서 세계에 심었다고 하지만, 정작 미도라에게 내린 언질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플로제 몫까지 살아라"라는 말 뿐이었죠. 이치류에겐 진작부터 자세한 내막을 알려준 것이나 자신의 풀코스에 대해서 알려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이치류와는 달리 미도라는 아카시아를 전적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직접적인 지시를 내려서 자신의 야망을 이루는데 헌신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겁니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아카시아는 미도라의 이후 행동을 세세하게 예측하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죠아의 말에 따르면 그가 미티어 스파이스로 한 번 인간계를 멸망 시킨 것 조차도 그의 계획 중 일부였습니다. 알 수 없는 일이죠. 한 번 전쟁으로 멸망할 인류를 구해놓고 이번엔 미도라를 통해 인류를 멸망시키려 했으니까요.

 

이렇게까지 한 의도는 "플로제를 대신할 그 요리사"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마도 이건 "죠아"를 말하는 거겠죠. 하지만 이미 죠아는 플로제의 육신으로 부활해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 뒤에 미도라가 지구를 멸망시킬 뻔 했죠. 선후관계가 뒤집힌 겁니다. 미도라를 통해서 세상을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음으로써 죠아가 나타나게 된게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이건 그저 아카시아의 예상이 틀렸던 걸까요? 아니면 아카시아가 진정으로 기다리는 인물은 죠아가 아닌 누군가라는 걸까요?

 

저는 미도라가 "요리사 모으기"에 집착했던 것이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미도라는 그 끝없는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식재와 더불어 "많은 요리사"를 납치했습니다. 토리코의 라이벌 스타준도 원래는 미도라의 요리사입니다. 미도라는 "모든 요리사는 나의 콤비"라면서 이들 모두에게 요리를 만들어 바치도록 했습니다. 혹시 이렇게 모은 요리사 중에 아카시아가 진정으로 기다리던 요리사가 있는건 아닐까요?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지금 그에겐 코마츠의 친구인 오오타케가 있습니다.

 

그는 코마츠처럼 식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실력있는 요리사입니다. 오오타케는 1부 막바지에 비중있게 등장하기도 했으며 미도라가 인간계에서 잡아온 요리사를 모두 풀어준 뒤에도 그의 곁에 남아있는 유일한 요리사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오타케야 말로 그의 진정한 콤비일지도 모릅니다. 마침 이번주 네타에서는 그가 미도라가 싸우고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게 됐습니다. 혹시 오오타케에게 그 이상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미도라측에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 적기 때문에 그에 얽힌 떡밥은 아직도 추론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미도라의 구루메 악마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그가 죠아가 직접 대치함으로써 죠아와 아카시아의 진정한 목적을 파해치는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죠.

 

미도라가 지금 죠아와 대치하고 있는 것은 그의 운명과 맞서고 아카시아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지로는 단지 지구적 위기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이치류는 죽어서 식혼 조차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지금으로선 그 역할을 할 사람은 미도라 밖에 없습니다. 작가가 미도라와 죠아의 대결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는 것도 그가 마주할 진실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반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겠죠.

 

일단 이상의 확인된 사실은 다음에 다룰 이치류편의 떡밥들과 연결해 봐야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겠군요. 그럼 토리코 정리해보기 8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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