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유럽여행기] (07) 베르사유 궁전, 그리고 독일로 가는 머나먼 길 上
1월 20일. 오늘은 프랑스를 떠나야 하는 날이네요. 하지만 아직 안 가본 곳이 있네요. 바로 베르사유 궁전. 몽생미셸도 못 본 지금, 이것을 빠트리는 건 붕어.. 아 유렵이니 피자에 토핑도 안하고 도우만 먹는 것과 같죠.
베르사유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가 있죠. 먼저 파리 생 라자르역에서 가는 기차, 그리고 파리 몽파르나스역에서 가는 기차, 그리고 RER C선을 타는 것. 3가지 모두 유레일패스가 먹힙니다. 저는 RER을 타고 갑니다. RER C가 서는 역이면 어디든 타면 되지만 저는 일단 앵발리드역에서 출발하죠.
RER은 종착지가 여러 곳이라서 잘 보고 타야 합니다.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려면 Versailles Chateau Rive Gauche역으로 가야 합니다. 전광판에는 대개 리브 고슈를 RG로 줄여서 쓰니 헷갈리지 않도록 합시다.
2층 전철은 낯설군요. 가는 길에 집시 아저씨가 우리 집은 아이가 셋이고 나는 장애인이라 일 못하니 돈 주세요 하는 쪽지를 건네기도 하고 섹소폰 연주자가 연주한 뒤 돈 달라 하기도 하는데 무시했습니다.
베르사유행 기차라 그런지 장식도 궁전 스타일이네요.
한 40분 정도 달리면 바로 베르사유 사토 리브 고슈역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기아차 광고를 보니 뭔가 새롭군요. 얼마 전 돌아가신 친척이 계신데 그 분도 기아차에서 일하셨더라고요. 그래서 더 눈에 띄는 걸까요.
역에서 나간 뒤 조금 걸어야 합니다. 한 5분 쯤? 지도가 있으면 금방 찾고, 길치라도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쉽게 찾을 만합니다.
멀리서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베르사유궁. 날씨만 맑으면 완벽한데.
베르사유 궁전 앞에는 루이 14세가 위풍당당하게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이 반겨줍니다.
당시 프랑스 왕은 나바르도 다스렸죠. 나바르는 스페인과 프랑스 중간에 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가 지은 궁전으로 프랑스 절대왕정시기의 마지막 궁전입니다. 당시 프랑스는 유럽에서 한창 번창하던 강대국이었기에 그 궁전은 아주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지을 수 있었죠.
일단 티켓을 사야 합니다. 뒤의 정원은 무료고, 티켓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로 사는 1일 패스포트는 18유로 쯤 합니다. 이걸 사면 베르사유 궁전과 거기 딸린 별궁 모두 입장 가능하죠. 파리 뮤지엄 패스도 먹히며, 장애인은 외국인이라도 돈을 안 받습니다.
나머지 티켓들은 그냥 이 사진을 참조하시고..
먼저 궁에 들어가자마자 맞이하는 건 왕실 예배당.
베르사유 궁전을 보는 데 있어서 가장 적절한 코스는 1층에서 베르사유 궁전의 역사와 각종 회화들을 본 뒤 2층으로 올라가 왕실 예배당, 비너스의 방, 다이애나의 방, 머큐리의 방, 아폴론의 방, 전쟁의 방, 거울의 방, 평화의 방, 왕비의 방 순으로 보면 됩니다. 간단히 훑어보면 40분대, 길게 보면 두시간대 잡아야 하죠.
참고로 표를 사면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해주니 반드시 받아가세요. 혼자서 보는 것과 가이드 설명 듣는 것은 엄청 차이가 납니다. 한국어 가이드 물론 있으니 받아서 손해볼 거 없습니다. 그리고 이어폰 잭도 있으니 가이드는 목에 걸고 이어폰을 끼워 들을 수도 있어요.
1층은 이렇게 베르사유의 역사, 그리고 소장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소장품은 사실 베르사유 궁전이 보유한 콜렉션에서 지극히 일부죠.
나오자마자 바로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이 나옵니다.
2층 올라가는 길에 본 정원.
루이 14세 그림과 조각들...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 초상화와 조각이 나와서 이 사람 왕자병에 나르시스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아 왕자가 아니고 왕이니 왕병인가.
2층 걔단에서 왕실 예배당까지 가는 복도에는 프랑스의 유명인들을 조각으로 세겨놨습니다. 고등학생들은 수학 시간에 들어본 로피탈도 있고..
1층에서 본 것과 2층에서 본 것이 느낌이 다르네요. 1710년에 완공된 이 성당에서 프랑스 왕은 매일 예배를 봤죠. 그리고 성당이다보니 결혼식장으로도 쓰였고요.
규모는 작지만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비너스의 방부터 전쟁의 방까지 훑어봤습니다. 사진상으로도 화려함이 잘 보이겠지만 실제 보면 시선 닿는 곳마다 예술품이고 조각이고 그림이죠. 그리고 황금빛의 장식품은 전부 황금이라 봐도 됩니다. 이렇게 화려하게 지은 것은 당시 프랑스 절대왕정의 위엄을 알리고 널리 홍보하는 데 목적이 있었죠. 루이 14세가 폼을 잡고 근엄하게 있는 부조나 초상화, 조각도 그런 목적입니다. 그래서 이 궁궐은 프랑스 절대왕정 시기부터 이미 관광지로 개방을 하고 있었다고 하죠.
[이 게시물은 함장님에 의해 2015-05-03 23:24:16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