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유럽여행기 (02) 런던의 심장부를 걸으며 上

호무라 0 2688

1월 14일 수요일. 시차 적응이 안 되었는지 12시 쯤에 잠든 거 같은데 4시가 되니 눈이 떠지더군요.

다들 자고 있는데 나만 눈이 떠져 있으니 할 일이 없습니다. 어두운 데서 폰 만지는 것은 도미토리 쓰는 분에게 방해가 될 여지가 있죠.

 

 

 

그래서 거실로 나왔습니다. 내가 너무 일찍 깬 것이 맞는지 다들 자고 있더군요. 제가 묵은 곳은 민박입니다. 민박을 선택한 이유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서였죠. 한식이 그립다거나 한 건 전혀 없었어요. 저는 외국 오면 외국 음식을 먹자는 생각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돈을 아끼고 싶어서 되도록이면 음식은 숙소에서 재공해주는 곳에서 먹자는 생각이었죠. 일단 영국, 프랑스, 체코는 민박이 아침과 저녁을 다 주기에 그냥 민박, 나머지는 아침만 주는데다가 어떤 곳은 그나마도 돈 줘야 해서 훨씬 저렴한 호스텔을 골랐죠.

아침은 영국식으로. 영국의 민박들은 다들 약속을 했는지 아침은 이렇게 빵과 시리얼, 그리고 각종 스프레드와 치즈, 거기에 민박집 주인이 와서 햄이나 베이컨, 감자를 부쳐 주는 게 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점은 마음에 들더라고요. 현지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먹을 수 있으니. 당연히 모든 건 다 영국제입니다. 맛은 생각 외로 멀쩡합니다. 식사용 빵은 오히려 한국보다 낫더군요. 우리나라에서 파는 대향마트 식빵보다 영국에서 파는 대형마트 식빵이 더 맛있을줄이야. 시리얼도 한국에서 먹는 것과 차이가 없더군요.

 

 

 

어제 언급을 안 했지만 킹스 크로스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민박집 찾아갈 때 헤맸습니다. 그게 일반 주택가에 있다보니 당연히 생판 처음 오는 사람인 제가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죠. 그나마 민박집 옆 민박집 아주머니가 도와줘서 찾아갔죠.

 

민박집이 위치한 곳은 일반 민가가 밀집한 마을 안이더군요. 당연히 이들을 위한 슈퍼마켓과 세탁소, 케밥집과 커피샵이 있습니다. 저는 슈퍼마켓에 가서 옥토퍼스, 아니 오이스터 카드 20파운드 어치를 샀죠. 20파운드를 주면 5파운드는 카드값이고 나머지 15파운드가 충전됩니다. 이 카드를 쓸 때의 교통비와 안 쓸 때의 교통비는 심하면 두배 넘게 차이가 나죠. 그런데 왜 이 친구들은 카드 이름을 오이스터, 즉 굴이라고 지은걸까요.

 

 

 

 

 

 

 

 

이제 카드도 샀으니 킹스 크로스 세인트 판크라스 역까지 가야겠죠. 저 빨간 탑이 있는 고풍스런 건물이 세인트 판크라스 역이고 노란 벽돌 건물이 킹스 크로스 역입니다. 거의 붙어 있는데 그냥 합치지 왜 이렇게 나눴는지 모르겠군요.

영국에서 지하철 찾을 때는 이 빨간 원에 파란 막대 마크를 찾으면 편합니다. 디자인도 명료하고 눈에 확 띄어서 지하철 찾기 참 좋더군요. 반면에 프랑스는...

 

웨스트민스터 역으로 가려면 피카델리 라인의 킹스 크로스 세인트 판크라스역에서 기차를 탄 저는 중간에 그린 파크 역에서 환승해야 하죠.

그린 파크 역은 빅토리아 라인과 쥬빌리 라인, 피카델리 라인이 만나는 환승역입니다. 환승해보니 리그베다 위키에서 막장환승 글 쓴 사람들은 한번 여기 환승을 해 보고 적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 말고도 일본이나 유럽의 환승역들을 조금만 걸어보면 한국의 막장환승역이라는 곳은 개념환승이라는 생각이 들 지경인데.

이런 광고 한국에서는 올릴 수 없을 거 같은데.. 유두까지 노출된 버전도 있는데 그건 못 올리겠군요.

영국 지하철의 특징 중 하나는 이렇게 역과 통로마저도 튜브 모양입니다.

이제 웨스트민스터 역에 도착.

 

 

웨스트민스터 역을 바로 나가자 마자

빅 밴이 저를 맞이해 줍니다.

그리고 영국의 명물 2층 버스도요.

 

 

빅 밴을 잘 찍으려면 웨스트민스터 다리 쪽에서 찍으면 잘 나옵니다. 그래서 거기로 가는 중입니다.

 

가는 길에 런던 아이도 보이네요. 여기서 보는 런던도 끝내준다고 하며, 야경도 아름답다죠.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본 빅 밴과 런던 아이의 모습.

다리에는 이렇게 문장이 세겨져 있죠.

 

 

 

다리에서 찍으면 마치 뉴스나 책에서 보이는 바로 그 모습이 찍힙니다. 빅 밴은 15분마다 종이 울리면서 그리니치 표준시를 알려줍니다. 빅밴은 국회의사당의 부속 건물로, 이 건물과 국회의사상은 영국 민주주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감상은 했으니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가야겠네요.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빅 밴은 아주 가깝습니다.

바로 뒷편에 빅 밴이 보일 만큼 말이죠.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정복왕 윌리엄 1세부터 엘리자베스 2세까지 대관식을 거행한 장소이자, 왕실의 묘지이기도 하죠. 다만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입장료가 15파운드나 해서 말이죠. 다음에는 반드시 들어갈 생각입니다. 이제 버킹엄 궁전에서 근위대 교대식을 봐야 겠네요.

영국 우체국 우체통.

모 드라마 보면 익숙할 영국의 공중전화.

 

 

 

런던의 건물들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높은 마천루보다는 마치 19세기의 석조 건물같은 고풍스런 건물들이 주를 이룹니다.

 

 

 

버킹엄 궁전까지 가는 길에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거쳐가게 됩니다.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라고 하는데 저는 간단히 지나치고 말았네요. 정원이나 조경에 관심 있다면 여기도 좋은 관광지가 될 만합니다. 그 외에는 빅토리아 역이나 그린 파크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버킹엄 궁전이 보이니 참조하시길.

버킹엄 궁전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저는 들어갈 때 멋모르고 오스트레일리아 게이트로 들어갔는데 버킹엄 궁전 정면이나 동상 앞으로 가려면 그 반대편 게이트로 가야 합니다.

 

 

 

뭐 대신 버킹엄 궁전과 동상을 찍는 데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 정문 앞으로 갑니다.

 

 

 

근위대 교대식 30분 전인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댑니다.

 

교대식 보는데 있어서 명당은 궁전 정문 근처와 동상 윗 부분이죠. 거기가 가장 사진 찍기도 좋고 구경하기도 좋습니다. 저는 궁전 정면을 골랐는데 다들 명당인 걸 아는지 거기로 몰려들더군요.

 

근위대 교대식 시작하기 전 경찰들이 사람들보고 안전선 바깥으로 물러나고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

 

 

근위대 교대식은 겨울에는 짝수 날에만 여는데 운이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던 레드코트가 아니고 그레이코트라서 아쉽군요.

 

 

그래도 기병대는 빨간 군복이라서 다행입니다.

정문 안에서 근위대는 각종 의식과 함께 음악을 연주합니다. 간간히 007 테마곡 같은 것도 연주하는 등 센스는 있더라고요.

 

근위대 교대식이 끝났군요. 자리가 더 좋았다면 더 많은 걸 보여주겠는데 제가 너무 늦었어요. 뭐 별수 없지만.. 이제 피카델리 서커스로 갈렵니다.

 

 

피카델리 서커스라니. 웬 뜬금없이 곡예단 볼 일 있나 할 지 모르겠는데 여기서의 서커스는 그냥 거리 정도에 가까워요. 일단 버킹엄 궁전에서 피카델리 서커스까지 가려면 그린 파크를 가로지르는 게 최단거리입니다. 그린 파크는 그냥 전형적인 영국의 정원인데 규모가 상당히 크고 관리가 잘 되서 런던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 곳이라 하더군요.

그린 파크 역입니다. 여기서 내리면 피카델리 서커스와 버킹엄 궁전이 가깝죠.

 

 

 

 

 

 

 

 

 

 

 

 

 

 

 

 

 

 

 

 

 

피카델리 서커스 가는 길과 피카델리 서커스는 런던의 번화가죠. 각종 유명 브랜드샵, 기업, 음식점 등이 입점해 있습니다. 고풍스런 건물과 장식들은 보너스에요.

 

 

이거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던 거 아닌가..

스펀지밥과 도라는 여기도 대인기인가 봅니다.

점심은 아침에 슈퍼마켓에서 산 1파운드짜리 빵 한덩어리와 오렌지 쥬스. 아침에 멋모르고 산 볼빅 사과쥬스는 사과식초에 물 엄청 타서 설탕 섞은 맛 같았는데 이건 의외로 멀쩡하네요.

피카델리 서커스 거리를 지나 차이나 타운으로 갑니다.

 

 

 

 

 

차이나 타운입니다. 마치 홍콩에 온 기분이네요. 그 홍콩 말고 아시아의 홍콩이요. 차이나타운으로 가시려면 레스터 스퀘어 역이나 피카델리 서커스 역에서 내리면 가까워요. 여기는 이국적인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값 싸게 음식을 때우기도 좋죠.

 

그런데 왜 중국 기념품 판매점이라는 데에서 이런 걸 파는지는 의문이 들더군요. 심지어는 마도카 마이코나 호무라 하레기같이 중국이 아닌 일본 전통적인 것도 팔아요.

 

 

 

 

 

 

 

 

뭐, 그거와 별개로 차이나타운은 그냥 한개 골목 수준의 규모라서 다 훑어보는데 20분도 안 걸리더군요. 이제는 트라팔가 광장에 가 봐야겠군요.

 

 

 

레스터스퀘어 역에서 트라팔가 광장까지 가는 길 역시 번화가입니다. 그리고 미술사 관심 많은 사람들이나 전공자는 가볼 가치가 있는 곳이 한 두개가 아니죠.

 

이 건물은 네셔널 갤러리입니다. 트라팔가 광장 뒤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미술관이죠. 얀 반 에이크, 브론치노,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한스 홀바인, 조르주 쇠라, 반 고흐 등 기라성같은 작가 작품이 모여 있죠. 게다가 입장료도 무료에요. 저는 패스했지만 다른 분들은 한번 보시는 거 추천.

 

 

 

 

 

 

 

트라팔가 광장은 런던 한복판에 시원스럽게 트여 있습니다. 네셔널 겔러리 외에도 각종 동상들이 있는데, 그 중 사자 동상은 왕권을 의미한다고 하죠.

[이 게시물은 함장님에 의해 2015-05-03 23:23:42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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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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