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의 방벽, 그 비현실적인 설정에 대한 고찰
진격의 거인의 핵심 소재중 하나인 방벽은 작가가 무리하게 수치를 집어넣어서 된통 욕먹었는데, 공개된 설정에 의하면 원작에서는 월 시나의 반지름이 270km, 월 시나와 월 로제 사이의 간격이 140km, 월 로제와 월 마리아 사이의 간격이 100km 입니다. 그리하여 초대형 거인 습격 전에 300만명,월 마리아 탈환작전에서 약 60만명이 희생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저 면적에 저 인구수는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 들어와서 설정이 변경된 애니메이션에서는 월 시나의 반지름이 250km, 월 시나와 월 로제 사이의 간격이 130km, 월 로제와 월 마리아 사이의 간격이 100km으로 많이 줄어들었지만 인구수도 덩달아 격감, 초대형 거인 습격 전에 125만명, 월 마리아 탈환작전에서 약 25만명이 희생되었다 합니다. 이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수치인지는 그림을 보면서 따져봅시다.
나름대로(?) 축적에 맞게 그렸다는 방벽의 그림.
설정대로의 수치를 대입해 값을 계산해보면, 월 시나가 지름 약 500km, 월 로제가 약 760km, 월 마리아가 약 860km라는 값이 나옵니다. 이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수치인지는, 가장 바깥의 방벽, 월 마리아의 면적을 그대로 현실의 지형에 대입해본 다음 그림에서 드러납니다. 모두 축척및 면적 크기는 동일.
미국 중서부.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빨간색이 월 마리아, 녹색은 월 시나의 면적).
보시다시피 국가별 국토 면적순위 42위이자 EU와 서유럽 최대 크기의 국가인 프랑스에 거의 육박하는 무식한 면적을 자랑합니다. 일본은 한술 더 떠서 가장 작은 면적의 월 시나가 일본 최대의 도도부현 홋카이도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저 무식한 면적에 살고있는 총인구는 원작에서도 겨우 300만명밖에 안되는데다가, 애니판에선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125만명 수준입니다. 월 시나보다 작은 홋카이도가 -현실과 작품내의 기술격차는 무시하고-인구 대부분이 최대도시인 삿포로 주변에만 몰려있다는걸 감안해도 560만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수치. 월 마리아 탈환 작전에서 희생된 사람의 숫자는 원작에서 약 60만명, 애니메이션에선 약 25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저 커다란 땅덩어리에서 겨우 25만명을 못 먹여살려서 내다버려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막장이라는 반증이죠.
2013년 기준 부산광역시 인구가 약 353만명이고 같은 해 11월 기준 울산광역시 인구가 약 115만명임을 감안하면, 국가별 국토 면적순위 109위인 남한의 일개 시 인구가 저 거대한 면적에서 살고있다는 소리가 됩니다. 또한 월 마리아 탈환 작전의 피해자 수치랑 가장 비슷한 값이 행정안전부 2013년 2월 통계의 용산구 인구인 약 24만명인데, 현실과 작품 속의 기술격차등은 무시한다치고, 작중 기술 수준을 대강 14~17세기-머스킷을 운용하는 장면이 나오니 현실에 대입하면 대강 저정도로 추측중.- 정도로 둔다 쳐도 프랑스만한 땅덩어리에서 겨우 서울의 일개 구 수준의 인구조차 먹여살리지 못해 갖다버려야 한다는건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무엇보다 당시 시대상 농민, 즉 인구의 숫자야말로 국력을 키우는 근본적인 원동력이니만큼 아무리 거인이라는 미지의 적의 습격을 받고있다고 해도 안그래도 없는 인구의 5분의 1 씩이나 내다버린다는건 국가멸망 테크트리를 급행으로 끊겠다는 소리죠. 또한 어떠한 나라든지 대부분 아무리 나라 경제가 뒤틀리고 흉작과 기아가 만발해도 정부가 나서서 어떻게든 백성들을 먹여살리려 노력했지 진격의 거인의 기득권층 처럼 싹 다 내다버리려고는 안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은 작가가 그저 그럴듯해 보여 써놓은 수치와 무리수적인 설정에서 비롯된 오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