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12라운드 리뷰(1)

양양 0 4921

*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좌측이 홈팀입니다.

** 소개순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부여한 경기번호의 오름차순입니다.

12라운드의 일부 경기는 ACL 일정과 맞물리는 바람에 수요일에 경기가 있는 성남과 서울이 치룰 경기들은 나중으로 미뤄졌습니다. 특히 수원 vs 성남의 경기는 ACL 진출팀끼리 붙어보는 경기였기에 이것이 취소된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때마침 부처님오신날에 잡혀있던 울산 vs 포항이라는 더비대진이 성사되면서 K리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이번에 다루지 않은 두 경기는 추후 별도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럼 각 경기를 한번씩 복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북(1) vs 인천(0)

- 상승세끼리 만난 싸움은 진짜 싸움이 되어버렸다.

먼저 승패를 떠나서 한교원의 보복행위에 대해서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건 프로가 아닙니다.(http://live.sports.media.daum.net/video/kl/126480/127059)

쓰다보면 화가나서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스트라이크를 먹을 것 같으니 그냥 결과만 적겠습니다. 참고로 전 비슷한 이유로 이천수라든가 이청용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2. 제주(3) vs 전남(2)

- 홈 연승기록의 무시무시한 제주. 각본없는 명품 드라마를 쓰는 전남.

소리없이 강한 팀을 꼽으라면 그건 제주입니다. 제주는 이번 시즌 12라운드 전까지 총 5번의 홈경기를 가졌으며, 5번의 홈경기 중, 부산과의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이기며 4연승을 달리고 있던 상황. 그리고 이번에도 홈 연승기록이 이어질까에 주목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니, 경기내용만 보면 이번 라운드 최고의 재미를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전남과 제주는 평소의 모습, 혹은 K리그를 즐겨온 팬들에게 있어 이번 시즌에서는 그다지 공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당하는 경우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았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이번 라운드에서 제주와 전남의 경기는 서로 방패없이 창으로만 싸우는 데스매치를 보여주었습니다.(물론 양팀의 수비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전반은 확실한 제주의 흐름이었습니다. 극초반 전남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진대성의 패스플레이와 강수일의 콤비네이션이 살아나면서 선제골을 뽑아내었으며, 강수일은 물을 차는 제비마냥 가볍게 전남 수비진의 헛점만 공략하며 세컨볼까지 깨끗하게 처리하며 2골을 기록하며 전반을 마치게 됩니다. 그러나 전남은 이에 질세라 더욱 거세게 나왔으며, 오르샤의 "피파3 감아차기 슛"이 터지면서 추격의 불씨를 당기게 됩니다. 여기에 패널티킥까지 얻으며 전남의 기세는 그야말로 최고조....였는데

"페이크다 이 XX들아!"

패널킥커였던 레안드리뉴가 실축을 합니다. 이걸로 경기는 2:1 종료... 라고 생각했겠지만

"훼이크다 이 XX들아!"

실축했던 레안드리뉴가 실축은 했지만 실축 당시 제주 골키퍼 김경민의 손을 맞고 나갔기에 코너킥으로 기회는 아직 끊기지 않았고, 문전 혼란속에 오르샤가 띄워준 공을 스테보와 "이지선다 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부는 원점이 됩니다.

그럼 이제 2:2로 끝났을지도 모르지만

"훼이크라니까 이 XX들아!"

...거의 경기 종료 즈음에 교체투입한 이용이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골을 만들어 냅니다. 이걸로 제주는 홈 5연승을 이어가며 리그 3위를 굳건히 지키게 되었습니다.


3. 광주(0) vs 부산(1)

- 위닝 올스탯 30능력치 게임

...여태까지 광주의 플레이에 대해서 상당히 호의적이었습니다만 이번 12라운드에서 보여준 광주의 모습은 그야말로 까여도 할 말이 없습니다. 부산도 이겼다는 사실이 없었다면 그냥 까여도 맞고요.

아마 축구게임을 해보셨다면 피파와 PES 정도는 아마 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위닝 30능력치는... 거의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급 능력치이며, 도무지 볼 트래핑이나 슈팅 정확도가 너무 심각하게 떨어지는 팀입니다. 패널티킥을 차도 패드 방향은 중립에, 게이지를 절반 이하로 세팅하고 슈팅을 날려도 대포동 미사일마냥 날아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일반 플레이어들도 그런데다가 골키퍼는 더욱 심각해서 데굴데굴 굴러오는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어리버리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들이 이 경기에서 그대로 일어났습니다.

일례로 전반 30여분, 부산의 윤동민은 프로라면 보이기 어려운 볼 트래핑 미스를 보였고, 이 트래핑 미스난 공을 그대로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을 광주의 권정혁 골키퍼는 제대로 잡지 못해 알까기(...)가 되어 어처구니없게 트래핑 미스 볼을 잘못 집어 자책성 골을 허용할 뻔하지 않나(...)

게다가 광주는 천금같은 패널티킥 상황에서 김호남의 어이없는 대포동 미사일 슛을 보여주고(...). 하여튼 보면서 웃기다 못해 낄낄거리며 봤습니다.

그래도 김호남은 이 모습을 제외하면 가장 창조적이고 열정적인 플레이로 광주에 기회를 많이 제공했기에 최하점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산의 윤동민은 승리팀인데도 불구하고 양팀 통틀어 가장 낮은 5.5점을 받았고,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던 권정혁은 아예 5.5점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광주는 홈팀임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인 시간끌기를 하여 안영규가 경고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결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거 참... 이걸 보기 위해서 시간을 허비한 제 자신이 밉습니다. 골 장면은 있었습니다만.... 경기 내용이 이렇다보니 "들어갔나보다" 싶었습니다. 감흥이 없더군요.


4. 울산(2) vs 포항(2)

- 더비는 아무에게나 붙이는 마케팅 용어가 아니다.

요즘 K리그 관련 뉴스를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더비라는 말을 붙이려고 혈안이 된 것 같습니다. 가령 성남 vs 수원의 경우는 마계대전이니 계작살이니 하는 말을 만들어내고, 포항 vs 전남이면 제철가 더비니 하고, 전남 vs 전북이면 호남더비, 울산 vs 전북이면 현대더비, 서울 vs 인천이면 경인더비등 더비 아닌 경기가 없습니다.

그러나 더비라는 명칭을 붙이기 위해서는 팬들간의 단순한 대립 정도가 아니라 팬들이 하나의 문화를 만들 정도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문화를 만든 팀을 꼽으라면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그리고 울산과 포항의 동해안 더비만이 이 자격을 충족합니다.

그리고 이 명칭처럼 울산과 포항의 대결은 한여름의 뙤약볕보다 더 뜨거웠고, 두 팀은 장군멍군을 되풀이하며 치열하게 붙었습니다.

ㄱ. 장군: 울산의 양동현은 깊숙히 침투해 있던 김태환의 패스를 받았지만, 압박수비에 의해 공을 빼앗기고 맙니다. 그러나 바로 피지컬로 극복하고 공을 스틸함과 동시에 강력한 땅볼슛을 날리며 울산이 기선을 제압합니다.

ㄴ. 멍군: 하프라인 근처에 있던 손준호는 티아고를 향해 긴 로빙스루를 날렸고, 티아고는 논스톱으로 슛을 날리며 골망을 흔듭니다. 이걸로 멍군 성공.

ㄷ. 재장군: 울산은 제파로프가 합류하면서 코너킥 찬스 활용이 더욱 날카로워졌습니다. 제파로프의 왼발 코너킥을 양동현이 방향만 바꾸며 헤딩골을 기록합니다. 이걸로 울산이 또 앞서갑니다만...

ㄹ. 재멍군: 이대로 끝난다면 포항이 아닙니다. 라이벌전에서의 패배는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 포항입니다. 포항의 김승대는 울산 수비수 이광혁이 잘못 걷어낸 공을 그대로 하프발리로 강슛을 때리며 골망을 흔듭니다.

이 밖에도 김신욱이 진격의 거인을 찍었지만 입체기동에 아쉽게 골을 못 넣었다든가 하는 모습이 많지만 이런 모습들을 일일히 기록하기에는 여백이 부족하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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