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11라운드 리뷰

양양 2 5706

*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좌측이 홈팀입니다.

** 소개순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부여한 경기번호의 오름차순입니다.

K리그에서 11라운드는 엄청나게 큰 의미를 지닙니다. K리그 클래식에 진출하고 있는 팀은 총 12개 팀인데, 11라운드를 완료했다는 것은 모든 상대팀을 한번씩은 만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음에 만날 상대와의 올 시즌 분석이 끝난 상태에서 재격돌이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정규 33라운드 중 1/3을 끝낸 K리그의 상황이 어떤지 한번 확인해 보고록 하겠습니다.


1. 수원(1) vs 제주(0)

- "또 염기훈"

수원과 제주는 차기 ACL 진출을 노리는 것은 물론, 전북을 위협하는 몇 안되는 팀입니다. 당연히 이 대결은 K리그 팬들이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경기였지요. 그리고 경기의 스코어는 겨우 1:0이었지만 두 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뜨거웠습니다.

처음부터 수원은 필드 좌측에서 우측으로 길게 들어가는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고자 하였고, 전반에는 실제로 상당히 많이 먹혀들어갔습니다. 전반에 염기훈의 패스라든가 양상민의 크로스는 상당히 매서웠지만, 제주의 골문을 노리기에는 정확도가 약간 부족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후반에서도 비슷하게 흘러갔으며, 진영 왼쪽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오른쪽은 마무리를 짓는다는 공식으로 철저하게 제주를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원의 공격에 제주는 상대적으로 가장 약한 부분인 수비들의 낮은 팀웍을 노렸고, 로페즈와 윤빛가람의 슈팅은 제법 날카로웠으나 로페즈의 슈팅은 골대를 외면, 윤빛가람의 슈팅은 동료의 몸을 맞고 튕겨져 나와버립니다. 어쨌거나 두 팀 모두 서로의 숨통을 끊어버릴 기회만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공격에 성공한 건 염기훈의 생각치도 못한 프리킥 골이었습니다.

염기훈의 이번 시즌 팀에 대한 기여도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11라운드에서 제주를 침몰시킨 프리킥 득점까지 포함하면 총 11경기 출장에 6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경기당 평균 공격포인트가 1이 넘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과거 2012시즌에 몰리나가 보여줬던 경기당 0.9공격포인트(41경기 37포인트)의 업적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원은 이 골을 잘 지켜내며 승점 3점을 얻어 3위그룹과 승점을 5점차로 벌리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좀 슬픈 사실은 1위 전북과는 무려 8점이나 난다는 거지만... 일단 접어둡시다.


2. 서울(3) vs 전남(0)

- K리그의 판정시스템 논란을 불러올 경기

이 경기는 두가지 부분에서 화제를 낳았습니다. 첫째는 박주영의 복귀 후 첫 필드골이 터졌다는 점, 둘째는 너무 이른시간에 터진 골이 경기의 승패를 가를만한 오심으로 11라운드 총66경기들 중 최악의 논란으로 중심에 섰다는 점입니다.

승부의 분수령은 경기 초반에 일어났습니다. 전반 12분경의 오심이 발생하였고, 이에 전남은 급격히 사기가 꺾이며 게임에서 거짓말처럼 무기력한 3:0스코어로 패배하게 됩니다. 박주영의 필드 복귀골이 여기에서도 나오게 되면서 현재 기사들은 박주영의 복귀골에 집중하고 있지만... K리그의 팬들은 박주영의 골보다 앞으로 있을 판정심사와 연맹의 대책에 귀추를 주목하는 중입니다.


3. 전북(2) vs 대전(1)

- 꼴지의 반란 ~부제: 그런거 없다

...했지만 "아씨! 발꿈치에 뱀이!"(...)

대전은 초반 10분경에 아드리아누가 찬스를 얻었고, 슈팅타이밍을 잡았지만 최철순과 윌킨슨의 협력수비로 타이밍을 한번 놓칠뻔 합니다. 그러나 최철순이 미끄러 넘어지면서 전북의 수비는 한바탕 혼란을 겪게 되면서 아드리아누는 다시 한번 더 찬스를 얻게 되었고 11분경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대전이 앞서나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 있기까지 경기의 흐름은 충분히 꼴지가 리그 선두를 제압할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그려졌습니다. 만약 이게 이루어진다면 2~4위 팀들은 풍악을 울렸을지 모르나... 역시 사황중에서도 최강인 전북을 꺾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었습니다.

전북은 곧바로 미칠듯한 반격에 나섰고 에닝요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처리한 이동국의 활약으로 승부는 원점으로 되돌아 옵니다. 그리고 또 이어진 레오나르도의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에 이은 드리블 슛은 역전을 일구어내며 리그 선두를 굳게 지키는데 일조합니다.


4. 성남(1) vs 울산(0)

- 울산의 승리? 인정할 수 없어.

성남과 울산의 대결은 뭐랄까... 좀 미묘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영입한 자원이자 팀의 FA우승공신이었던 제파로프와 김태환이 울산으로 가면서 성남팬들에게는 뭔가 애잔함을, 울산팬들에게는 원래 소속되어 있던 팀을 서울과의 경기처럼 철저하기 짓밟아주기를 기대하였던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두 팀들의 최근 경기전적들을 생각해보면 누가봐도 울산의 승리가 점쳐졌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별거 없어 보였던 티치가 에이스를 끌고가서 칠무해에 등극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윤정환 감독이 지난 9라운드, 제주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것이 성남전에도 이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J리그 사간 도스 감독시절에도 퇴장을 받았던 이력이 있었던 만큼 상당히 다혈질적인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퇴장으로 인한 지휘 불가상황은 팀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을지를 깨닫게 해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남의 공격일변도가 계속되면서 울산은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었습니다. 만약 성남에 이동국이나 김신욱, 이종호 정도의 정확도가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면 울산은 5:0으로 졌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미칠듯한 공격을 잘 막아냈지만 예상치 못한 정선호의 슛에 결국 실점하며 성남이 1:0으로 승리를 가져갑니다.

티치에게 끌려간 에이스 같은 울산. 과연 그 결과가 정상결전일지 아니면 패러렐 월드일지는 윤정환 감독 복귀 후에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성남의 입장에서는 이번 승리로 상위 스플릿에 올라갔으며, 승점 15점으로 충분히 다음 시즌 ACL을 노려볼 만한 위치가 되었습니다. 또한 성남은 이번 승리로 리그 3라운드에서의 패배 이후 리그 8경기 무패기록을 작성해 갑니다.


5. 광주(0) vs 포항(0)

- 찾질 못했어. 내가 가야할 길을(우리들의 천국 2부 OST 中)

광주와 포항 모두에게 어울리는 말입니다. 특히나 광주에게는 이 노래의 후반부를 같이 불러줘야 할것 같네요.

"알 수 없는~ 나의 미래가, 너무 두려워"

광주에겐 사실 시간이 없습니다. 11라운드까지 진행되면서 광주는 원정을 3경기, 홈경기를 8경기를 치뤘습니다. 이 말은 다음달에는 앞으로 한동안 지옥같은 원정경기로 점철될 예정이라는 겁니다. 당연히 홈에 있는 시간동안 반드시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만 했는데... 그리고 최근 하락세를 걷고 있는 포항이었기에 이번에는 충분히 승리를 노려볼 만했습니다. 그러나 포항의 수비는 건재했고,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왔습니다.

앞으로 광주에겐 3경기 연속 홈경기가 남아있는데 이때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위태해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음 경기가 강등권에 머물러 있는 부산이라는 점이랄까요? 그리고 광주는 부산과 이미 난타전 끝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3:2로 제압한 바 있습니다. 다음 경기에도 이긴다면 최소한 광주의 목표였던 잔류의 꿈은 더욱 공고해 질 겁니다.

포항은 이번 무승부로 다행히 4위에 올라오긴 했지만, 승점 동률인 팀이 성남, 서울, 인천이 있어 이 위치도 지금 불안불안 합니다. 포항에겐 승리가 절실합니다.


6. 부산(1) vs 인천(2)

- 3골을 넣은 인천이 승리를 가져갑니다(?!)

일단 전 거짓말은 안 했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인천은 오늘 3골을 넣고 2:1로 승리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요? 기분탓입니다. 기분탓.

...사실은 경기 시작 초반에 인천의 중앙 수비수 요니치가 골을 넣으며 경기는 부산으로 갈 뻔했습니다. 너무나도 환상적인 자책골이었거든요. 덕택에 부산쪽은 깔깔 웃으며 "오오~ 최강붓싼~~~"하면서 경기장을 뒤흔들고 있었는데... 이게 왠걸. 후반전에 인천의 공격이 매서워지면서 부산의 수비는 집중을 잃다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패널티킥을 허용하는 반칙을 범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천수의 PK골.... 여기에서 끝났다면 그나마 나았을지도 모르나... 인천의 공격은 멈추질 않았고, 김진환의 세컨볼 처리로 또 득점에 성공합니다. 이로써 인천은 7경기 무패와 3경기 연속 승리를 가져갑니다. 그러니 3골을 넣고 2:1로 승리하였지요.

부산은 지난주에도 딥다크였는데.... 이걸로 강등에서 무조건 탈출할 수 있는 10위 광주와의 격차가 5점으로 심각하게 벌어집니다. 게다가 이 분위기대로라면 다음주 광주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면 아예 되돌아 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지도 모릅니다. 만약 광주에게 다음주에도 패배하면 아주 드라마틱한 연승을 내지 못할 시, 이대로 리그 끝까지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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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함장  
5월이면 딱 1/3이군요.
1. 염기훈 선수는 리그에서 활약이 좋군요. 국대에서도 명예회복하길 바랍니다.

6. 자책골 넣고도 이길 수는 있군요. 하긴.
양양  
개인적으로는 염기훈이 다시 국대에 차출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매번 또 나올 레퍼토리가 왜 나왔냐는 반응이 거의 확실한데다가 선수를 위해서도 그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을테니까요.
뭐랄까.... 박지성 정도로 해외 무대에서 성공한 적이 없다면 까방권을 갖지 못하는게 우리나라 축구의 현실이라 염기훈이 아무리 잘한다 한들 대표로 선발되면 분명 또 이동국처럼 상처만 입고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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