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좌측이 홈팀입니다.
** 소개순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부여한 경기번호의 오름차순입니다.
선거 때문에 K리그는 수요일에도 대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열린 K리그는 주중임에도 3만 8천여명이 몰려 나쁘지 않은 흥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 삼성(1) vs 포항(1)
뭐랄까... 이쯤되면 수원과 삼성간에 평행이론을 한번 써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개막전을 제외하면 무슨 도원결의마냥 삼성이 1승 거두면 수원도 1승을 거두고, 무승부를 기록하면 똑같이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게 한달동안 벌어진 상황입니다.
먼저 득점에 성공한건 포항이었습니다. PK를 얻었던 상황에서 양동현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아갑니다. 하지만 지난 전북전에서 다친 손준호의 공백이 너무 컸는지 미드필드에서 보여주는 조율이 이전에 비해 다소 떨어졌고, 급기야는 자기진영에서 공은 뺏기고 이게 위기상황이 되어 권창훈에게 골을 헌납하고야 맙니다.
이걸로 1:1이 되었는데... 나중에 적겠지만 수원도 오늘 평행이론을 이어갑니다.
2. 성남(0) vs 전남(0)
승리가 절실한 전남을 상대로 나선 성남. 문제는 김두현이 이번에는 독감으로 교체명단에조차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전남에게 특히나 절호의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이 때문에 성남은 기존의 라인업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고, 박용지를 선발에서 제외한 그림을 그려 고전적인 442형태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기회에도 불구하고 전남은 5라운드까지 승리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전반전은 비교적 성남이 리드하는 경기였습니다. 솔직히 이번 경기에서 MOM으로 뽑힌건 황의조지만 제가 보기엔 이호승 골키퍼가 전반을 책임지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부너져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특히 전반에서 티아고의 슛을 막아낸 그 선방은 전남의 귀중한 1점을 지켜준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후반에는 오르샤를 중심으로 한 전격적인 플레이가 나오면서 성남은 움츠러 들었고, 박용지와 김동희가 투입된 상황에서도 그다지 상황이 변화되진 않았습니다. 성남 입장에선 이번 무승부가 상당히 만족스러울 정도로 후반의 경기력은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다만, 피투가 어느 정도 리그에 적응한 모습에 대해 만족해야 할까요? 전남은 스테보가 5경기동안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스테보를 공중볼 경합에 이용하여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걸 재확인 할 수 있었던 경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경기로 티아고의 연속골 기록 도전은 실패가 되었고, 성남은 5경기 무패기록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전남은 아직도 그렇게 바라는 1승이 더욱 간절해지게 되었습니다.
3. 전북(1) vs 인천(1)
인천시민들이 바라고 또 바랬던 승점이 배달되었습니다. 그것도 전북을 상대로 이끌어 낸 결과입니다.
인천은 사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전북에게 주었습니다. 위험한 장면도 상당히 많이 연출되었고요. 그래도 전반을 상당히 안정적으로 잘 막았고, 후반에 와서도 상당한 수비력을 선보였습니다만 이동국이 누굽니까? 타이밍만 잡았다 싶으면 어디에서도 발리슛을 날리는 괴물입니다.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서도 이동국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리슛을 때려 골을 만듭니다. 이게 터진 시각이 후반 38분이라 전북이 이기나 싶었는데 인천이 추가시간에 극장을 만들어 냅니다. 그것도 전북에게 허용한 1골과 비슷한 양상으로 말이지요.
이동국이 골을 넣었을 때는 레오나르도가 올려준 크로스를 이종호가 헤딩으로 이동국에게 넘겨주고 이걸 이동국이 트래핑 후 발리를 때려 만들었습니다. 인천도 이와 같이 흘러갔는데, 요니치의 절묘한 롱패스가 케빈의 머리로, 그리고 케빈은 이걸 쇄도하던 송시우의 발에 딱 들어맞도록 헤딩패스로 연결해주고 송시우는 강슛으로 마무리에 성공하면서 1:1 동점을 만들게 됩니다.
인천은 비록 아직까지도 승리가 없긴 하지만 이로써 대전의 불명예를 넘는 멍에를 짊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4연패 후 무승부를 기록한 것까지 아직까진 대전과 똑같긴 하지만 좀 더 지켜볼 여지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만족스런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로써 인천은 원정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전북은 비록 무승부이긴 하나 5경기 연속 무패기록을 이어갑니다.
4. 광주(1) vs 서울(2)
광주의 수비진에 대한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난 경기라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첫 실점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의 기본적인 사인이 맞지 않아 공을 누구도 소유하려 들지 않는 상황에서 고광민이 골 냄새를 맡고 스틸하여 박주영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박주영은 이걸 골로 연결하지요. 이건 사실 매우 초보적인 미스입니다. 아마 이 실점이 아니었다면 경기의 승자는 누가 될지 모를 정도로 끌고 갈 수 있었음에도 광주는 이 골 하나로 무너졌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거기다 이번엔 김영빈의 불필요할 정도로 깊은 태클로 인한 PK헌납까지... 수비상황이 정말 난국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그간 골이 터지지 않았던 송승민의 득점일 겁니다. 지난번 오른쪽에서의 활약이 부진했던 송승민인 이번엔 왼쪽에서 활약하며 제대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걸로 광주의 공격수준은 확실히 수준급이라는 걸 재확인할 수 있었으며, 정조국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골을 노릴 수 있는 자원임을 스스로 증명했지요. 물론 수비부분은... 이 이상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스트라이크가 나올 수도 있으니 아끼겠습니다.
5. 제주(4) vs 상주(2)
제주는 홈깡패입니다. 상주도 이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주가 선택해야 할 전술은 수비에 우선 집중하고 무승부를 목표로 하되, 기회가 오면 바로 골을 노리는 역습으로 가는 게 최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초반 실점을 막아 리드를 주지 않는게 중요한데 상주는 극초반에 골을 먹고야 맙니다. 그것도 겨우 1분만에 골을 먹습니다. 송진형이 마르셀로의 패스를 절묘하게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 찬 슛이 골이 되면서 경기는 이미 제주의 흐름으로 가고야 맙니다.
너무 이르게 골을 먹어서인지 상주는 제정신을 차리질 못한 모습을 모였고, 기세를 탄 송진형은 미쳐 날뛰었습니다. 30미터에 가까운 그라운드 스루를 보여주는 절정의 감각을 보였으며 안현범은 이걸 잘 받아내어 추가골을 만듭니다.
...아까 골 터진지 3분만에요.
이쯤되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 상주는 밀리고 또 밀립니다. 한때는 점유율이 79:21까지 갔을 정도로 망했어요. 후반전에 들어와도 솔직히 별로 달라지는게 없었습니다. 오히려 운까지 제주의 편이라 볼 수 있었네요. 후반엔 마르셀루가 헛발질(...)하면서 공이 마르셀루의 허벅지를 치고 굴러갔는데 이게 또 제주의 문상윤에게 흘러가고 문상윤은 흘러나온 볼을 논스톱으로 슛하면서 골이 됩니다.
그리고 제주는 김호남이 나가고 들어온 이근호... 역시 이근호가 또 한건 해 냅니다. 이근호가 돌파를 하기보단 안현범에게 패스를 해 주면서 안현범은 사실상 노마크 찬스에서 시원하게 중거리 슛을 때려넣습니다.
그나마 상주는 후반부터 정신을 차리기 시작해서 슬슬 발동이 걸렸고, 성남에서도 공격력을 자랑했던 김성준이 먼저 한골을 넣었으며 추가시간에는 임상협이 아직 클래스를 과시하면서 경기는 4:2로 종료가 됩니다.
6. 수원(1) vs 울산(1)
아까 언급했지만 평행이론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개막전을 제외하고 2라운드부터 수원과 삼성은 하나되어 똑같은 성적을 거둡니다. 2라운드는 무승부, 3라운드는 승리, 4라운드는 무승부, 그리고 이번 5라운드까지 무승부를 동시에 기록하면서 이 둘은 진짜 같은 도시에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앞서나간건 수원입니다. 김병오의 돌파를 막던 김태환이 넘어질때 핸드볼 파울을 범하고 만 것이 패널티킥이 되었으며 이걸 오군지미가 마무리 해 1점 리드를 만듭니다. 수원에선 처음으로 만든 리드상황이었지요. 지금까지는 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따라잡는 상황만이 계속되다가 처음으로 선취점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역시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수비의 집중력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면 공을 끝까지 따라잡아야 하는데 오프사이드라고 다들 손 들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동일선상으로 보였던 김승준이 이걸 끝까지 따라가 헤딩으로 골을 만들어 내면서 1:1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이로써 수원은 결국 삼성과 마찬가지로 1:1 상황에서 무승부를 기록합니다. 솔직히 5경기 연속 무패입니다만 이 실책으로 상당히 뒷맛이 나쁜 결과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