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016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양양 2 5820

*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좌측이 홈팀입니다.

** 소개순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부여한 경기번호의 오름차순입니다.

 

슈퍼매치가 끝나고 AFC 챔피언스 리그(ACL)도 조별리그가 끝났습니다. 연맹의 ACL일정을 고려한 스케줄 덕택에 평일에 경기를 치뤘던 전북, 서울, 수원, 포항은 체력 안배차원에서 이번 일요일에 경기를 가졌고, 나머지 팀들은 어린이날과 토요일로 나눠 경기를 치루게 되었습니다. 칭찬하긴 싫지만 이번엔 연맹이 정말로 공휴일을 잘 활용해서 스케줄을 잘 짰다는 생각이 들 정도군요.

 

1. 울산(0) vs 성남(3)

성남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3골차 경기를 가져갔습니다. 세상에... 울산이 이렇게까지 몰락했을줄이야... 먼저 골을 넣은건 성남이었습니다. 상무로 입대하다가 통증을 느껴 귀가했던 윤영선의 머리에서 나왔지요. 코너킥 상황에서 김용대가 제대로 쳐내지 못한 루즈볼을 헤딩으로 처리하였으며, 이게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여기부터 울산은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게다가 후반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황의조에게 원더골까지 헌납합니다.​ 이건 뭐... 그냥 할 말이 없습니다. 황의조의 돌파와 패스를 받은 피투는 침착하게 골을 만들어내며 데뷔골까지 기록합니다.

게다가 티아고가 때린 슛은 골대불운만 아니었다면 울산은 4:0으로 끝날뻔하기도 했습니다. 이정협이 진짜 엄청난 슛을 여러번 선보였지만 쏘는 족족이 김동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고 김동준이 승리를 지켜줬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1골 1어시스트를 한 황의조가 7.5점인데 아무리 무실점이라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6.5점인데 김동준 골키퍼는 7.0점이었습니다.

울산은 어린이날에 홈에서 패배하면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했습니다. 안타깝네요. 이 경기로 울산의 상위스플릿 진출은 더 멀어져 갑니다. 이런 득점력이면 양동현을 진짜 왜 팔아제낀건지 구단에게 묻고 싶을 정도네요.

성남은 이 승리로 전북에게 패배한 이후 3위를 유지하면서 시즌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엄청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면 우승경쟁도 노려볼 만 합니다만, 다음 경기가 서울인데... 서울을 잡으면 1위로도 도약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지게 되면 4위인 제주의 추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10라운드 경기에 따라 시즌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2. 인천(0) vs 전남(0)

요새 이기지 못하는 하위권 두 팀끼리 붙었습니다. 솔직히 인천은 이번 경기를 이겼다면 진짜 반전을 꾀할 수 있었을텐데... 이번에도 승리는 요원합니다. 인천은 아직도 승리가 없습니다. 제가 이거 벌써 몇번 적었는지 이거 참... 이러다가 승리 없이 강등되는 사상 최초의 불명예를 이룰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천은 진짜 아까울 겁니다. 골대불운에다가 환상적인 공격... 그렇다고 전남은 안 아쉽냐면 거의 다 만든 골이 아쉽게 골대 옆으로 스쳐갈때마다 땅을 치고 후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강등권 2팀의 대결은 결국 승패가 갈라지지 않으며 다른 하위권 팀들이 안도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치고 올라온다면 이보다 더 무서운 건 없을테니까요.

전남은 이 경기가 끝나고 노상래 감독이 자진사퇴를 암시하는 인터뷰를 하는 등, 분위기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오늘자 언론보도로는 전남 구단측은 노상래 감독과 이야기를 마치고 끝까지 가겠다고 했는데... 이미 떨어진 팀의 사기를 어떻게 올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3. 광주(1) vs 상주(0)

홈팀 광주가 상주를 상대로 지난 경기의 패배를 씻었습니다. 다만, 경기 흐름이 사실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결정적인 기회는 상주에게 더 많았습니다. 황일수에게 첫 득점기회가 왔던 전반 13분경에는 황일수가 조금만 골을 잡는 자세를 잘 잡았어도 골로 연결되었을 겁니다.  게다가 전반 18분경에는 동일선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아쉬운 판정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는 등, 상주의 불운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것이 후반에 임상협의 실수로 핸드볼 파울이 나왔고 정조국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킵니다. 시즌 6호골이었지요. 이걸로 정조국은 또 득점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상주는 지난 8라운드에서 PK로 흥했는데... 이번엔 PK로 지게 됩니다.

 

4. 수원(2) vs 제주(5)

이번 경기는 딱 잘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노루... 야캐요..."

제주의 마스코트는 한라산 사슴입니다. 백록이지요. 그리고 원래는 문자 그대로 섬에서 육지로 상륙했으니 약해져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갑자기 득점포텐이 터졌습니다.

처음 세컨볼로 나온게 수원의 오군지미가 득점으로 연결할 때까지만해도 제주의 상륙징크스는 계속될거라고 다들 생각했을겁니다만... 문제는 블라단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수원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점상황에서 PK까지 허용한 수원은 어이없게 역전을 당합니다. 게다가 마르셀로의 드리블 돌파에서 이어진 골까지, 1:3으로 끌려갑니다. 그래도 수원은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황재훈의 멋진 중거리슛이 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후 골대까지 맞추는 등, 다시 상륙징크스가 발동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소 오심논란이 일 수 있는 송진형의 골이 나오면서 수원의 추격의지를 꺾게 됩니다. 안현범이 드리블 돌파까지 한 건 좋은데, 안현범이 송진형에게 주는 과정에서 송진형이 동일선상이라기보단 좀 더 앞서있었는데... 이걸 안현범이 우려했었는지 패스 이후 바로 부심을 봤습니다. 수원의 미드필러 배신영은 여기에 항의표시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네요.

여기에 또 제주의 원더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2:5로 제주가 간만에 또 육지승을 가져옵니다.

수원은 이걸로 좀 아쉽겠지만 하위권에 머무르게 되었고, 또 대량실점이 나왔기 때문에 팀의 사기가 떨어지는 걸 막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제주는 육지승을 챙겼고, 다음 경기가 강등권인데다가 최근 잡음이 일었던 전남이기 때문에 분위기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좋은 상황입니다.

 

5. 서울(1) vs 포항(3)

개인적으론 포항이 연승을 할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포항이 결국 이겼습니다. 게다가 1년이 넘게 침묵했던 라자르의 골이 터졌습니다.

솔직히 PK를 얻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포항쪽이었습니다. 헌데 PK를 찬 양동현이 실축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서울로 갈... 줄 알았는데 실축했던 양동현이 필드골을 만들어내면서 되려 분위기는 포항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양동현은 이어서 엄청난 택배 얼리크로스를 심동운에게 배달까지 해 주면서 어시스트를 기록하였고, 전반에만 2골에 모두 관여하며 "이게 진짜 PK 실축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확실히 양동현이 K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산은 진짜 이런 선수를, 그것도 라이벌팀에 왜 팔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서울이 못했느냐? 그건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최근 K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일본 대표팀 재승선 이야기가 나오는 다카하기는 데얀에게 택배 프리킥을 선물해 주었고, 또 약 20미터 거리의 프리킥에선 아쉽게 골대를 맞는 불운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데얀의 프리킥 골로 1점을 좁혔고, 또 이번엔 아주 조금만 더 운이 좋았더라면 역전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 몇번이고 나왔습니다만 신화용 골키퍼의 손을 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오스마르가 나오지 못해 그 공백을 채울 수 없었던 초반 실점이 뼈아플 겁니다. 서울의 특기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짜임새 있는 패싱 플레이를 하는 건데 전반전에 이 전술의 핵심인 오스마르가 결장한 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또한 높이를 이용한 축구를 실험하기 위해 후반에 심우연을 투입했던 건 더더욱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우연은 솔직히 그다지 뛰어난 자원이 아닙니다. 195cm라는 큰 키는 분명 공중볼 경합에 유리하다는 건 사실이지만 사실 제가 봐 온 그간의 심우연은 서울에서 데뷔했을때부터 전북, 성남에 이르기까지 10시즌동안 딱히 그것 말고는 강점이 없는 그저 그런 선수인데... 왜 썼는지 정말로 의문입니다.

게다가 경기 종료 직전에 라자르에게 골을 헌납하면서 라자르는 2015시즌 22경기 + 2016시즌 7경기만에 골을 뽑아냅니다. 1골 넣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네요. 이 골로 이번 라운드의 나머지 모든 골이 묻힌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6. 삼성(2) vs 전북(3)

수원 삼성은 이번 경기의 패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신세계 선수의 퇴장은 진짜 초보적인 실수로 인한 퇴장이라 변명의 여지조차도 없을 듯 합니다.

삼성은 초반 15분경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 구자룡이 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를 리드했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전북은 전반 30여분까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후반 40분경, 신세계가 퇴장당하고야 맙니다.

솔직히 신세계의 퇴장은 어이없는 것도 아니고, 오심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번 경기의 주심인 김종혁 주심의 판정을 본 수원 삼성 팬들은 지난 성남과의 FA컵 결승전에 있었던 오프사이드 오심과 핸드볼 오심에 대한 감정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퇴장은 정말로 정당했습니다.

아니 스로인 상황에서 공을 15미터 정도 들고 움직이는 것 대체 뭐하는 짓인지(...) 그것도 빨리 던졌다면 모를까 공이 나간지 좀 오래되었다 싶으면 던져야죠(...).

이미 신세계는 후반 37분경에 옐로 카드를 받았으니 나름대로 경고를 받을 수 있을만한 상황에서 조심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스로인은 원칙대로라면 공이 나간 위치에서 던지는게 기본 상식입니다. 그런데 신세계는 공이 터치라인 아웃되었던 위치에서 공을 던질듯 말듯 하는 모션을 취하면서 15미터 정도를 움직였습니다. 이건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서정원 감독이 화를 내긴 했지만, 이건 누가봐도 오심이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길이는 대략 105미터 정도고, 또 경기장은 20분할하여 잔디 색깔을 다르게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색깔이 2번 바뀌는 지점까지 움직이면 약 11미터를 움직인 셈이고, 신세계는 최초 공이 나간 위치에서 거의 3칸 정도 움직여서 공을 던졌습니다. 말하자면 공이 나간 지점에서 15미터정도를 움직인 겁니다. 할 말이 없지요. 영상을 보면 대기심이 뒤로 빠지라고 제스처를 취하고도 있었는데 신세계는 이걸 무시하고 진행한 걸로도 보입니다. 게다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 던질듯 말듯 하는건 시간을 끄는 행위로도 볼 수 있었으니 경고를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어쨌든 경기 시작은 수원의 스로인 재개로 이루어졌고, 최초 위치에서 바로 던졌습니다. 솔직히 경기를 스피디하게 가져가겠다는 의미에서 이런 시간지연은 뭐라 딱히 할 말이 없겠습니다. 서울과 포항전에서도 박선주도 경고로 카드를 받았고, 지난 전북과 수원FC의 경기에서도 이주용이 프리킥 지연으로 카드를 받았으니 어쨌든 일관적인 판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솔직히 수원 삼성 팬들에게는 이번 경기가 좀 불편한 이야기겠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규정을 이런 뭔가 뜬구름 잡는 거에서 바꿔야한다는 말도 있는데... 리그 운영방식은 스플릿을 하든, 다득점 우선법칙을 적용하든 FIFA나 AFC등의 단체에선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기의 운영만큼은 통일성을 위해 일부 항목(ex: 경기장 크기, 좌석 수 등)을 제외하고 바꾸는게 불가능합니다. 즉, 심판의 재량에 따라 부여하는걸 몇초 이상이라든가 이런걸로 팬들이 원하는 만큼 세세하게 규정하는건 솔직히 무립니다. 공이 라인을 통과된 시점을 기준으로 할지, 혹은 선수가 공을 잡는 기준으로 할지 등등 이런걸 일일히 다 규정한다? 그러면 오히려 경기가 더 복잡해질 것 같은 느낌만 듭니다. 그것도 리그 중간에 바꾸는건 진짜로 무립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건 내년도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FIFA에 변경 관련 공문을 띄워보고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겠군요. 아마 그래봤자 "심판 가이드라인에 규정한 대로 심판 재량에 맡긴다"같은 답변이 올 것 같지만요. 그럼 결국 못 바꾼다는 이야깁니다.

 

어쨌든 각설하고 퇴장당하고 나니 전북의 공격이 매서워지는 건 당연한 겁니다. 전북은 이동국-김보경-한교원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의 활약에 동점골을 뽑아내고, 교체로 들어간 루이스로 역전까지 일궈냅니다. 반대로 수원 삼성은 교체로 들어간 곽광선이 상대팀 에이스인 이동국에게 아주 적절한 마이너스 어시스트까지 주면서 스코어는 1:3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패배를 자초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막바지에 김건희의 어시스트로 염기훈이 골을 넣긴 했지만, 너무 늦었지요. 솔직히 이번 패배는 전북이 잘했다기보면 홈팀 수원 삼성의 수비수들이 보여준 OME스런 실책으로 패배했다고 봐야 하는게 옳을 겁니다. 물론 날카로운 장면이 종종 나왔지만, 거의 대부분 권순태의 선방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네요. 진짜 권순태의 이번 선방은 미친 선방이었네요.

전북은 이번 경기로 승점이 19점으로 서울과 동점이 되었으며,  개막 이후 9경기 무패행진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냅니다. 반대로 삼성은 같은 동네 수원FC와 또 평행이론을 찍으면서 수원FC보다 겨우 1위 높은 9위를 기록하게 됩니다. 수원 브라더스는 이번 라운드가 정말로 잔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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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팀이 잘못걸려 영원히 고통받는 군데렐라(...)
3. 아쉽군요. 수삼이랑 수원이 동시에 플옵에 가서 붙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수원은 하위권을 면하기 어렵겠네요.
6. 음...슈감독이 이동국을 국대에 넣을 가능성은...아마 없겠죠(...)
양양  
1. 물론 울산으로 간 게 낫기는 합니다. 군에서 복귀했을 당시의 이정협은 복귀팀 부산이 챌린지로 강등이었던지라... 그나마 클래식 잔류가 확정되었던 울산으로 가는게 맞았거든요. 문제는 간 팀의 감독이 윤정환이라는게 좀(...).

3. 어쩌면... 진짜 어쩌면일 수 있겠습니다만, 이 두 팀의 평행이론으로 보면 하위 스플릿에서 강등싸움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위 스플릿에서 아챔 진출 경쟁이 아니라 누가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독이 든 술잔을 드느냐의 문제를 두고 서로 죽이고 죽이는 싸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10라운드 경기는 수원 더비인데, 전 개인적으로 평행이론과 관계없이 득점이 나오든 아니든간에 무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6. 아마 힘들 것 같습니다. 이제 이동국의 나이는 37세... 그것도 만 나이로 37세니까요. 아무리 베테랑 선수지만 당장 내년에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를 선발하는건 사실 엄청난 도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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