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미스드 랜드, 변호인, 용의자.

Mr.A 5 7863
항상 그렇지만 스포일러는 가립니다. 보실지 않을지는 알아서 선택하세요.

1. 프라미스드 랜드. 맷 데이먼 형님이 출연하길래, 시놉시스를 읽어보고 땅 안파는 농민들을 펜으로 찌르고 잡지로 때리고 수건으로 목을 졸라서 땅을 팔게 하는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농담.

제법 재미있습니다. 추천할만하냐 묻는다면… 글쎄요. 꼭 봐야하는 영화라기보단 한번 보면 괜찮은 영화정도랄까. 로맨스도 약간이나마 들어가있지만 함량이 미미해서 별 상관 없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솔직히 말해서 반전이나 결말이 좀 빤합니다. 솔직히 좀 예측을 했어요. 일단 거북이부터가. 그리고 라파예트- 하자 마자 바로 아 이새퀴… 하고 알아봤고. 그리고 결말도 빤합니다. 당연한 귀결이죠. 하- 하.

근데 이 영화는 셰일 가스 추출을 위해 사업을 벌이는 대기업을 악역으로 묘사하고 있죠. 그런데 스티브의 입을 통해 제시되는 회사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석유나 석탄같은 유해한 에너지원이니까 청정 에너지원인 셰일 가스를 개발해야한다. 근데 재미있는 건요, 이 영화의 제작사 중 하나가 아부다비 필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네이버 영화에서는 미국, UAE 영화로 표기되기까지.

…이건 셰일 가스 채굴 산업을 음해하려는 중동 석유 재벌들의 음모입니다, 여러분! 속지 마세요! 물론 뻥.

2. 변호인. 뭐 자주 하는 짓입니다만, 전 이 영화 시놉시스고 뭐고 모르고 보러 갔습니다. 흥행하더라- 하는 얘기도 오늘 보고 나서야 알았고. 뭐- 금요일 MBC에서 하는 영화 프로(출발 비디오 여행이던가)에서 송강호가 클라이맥스에서 소리치는 장면을 보고 촉이 와서 아, 그 쪽인가- 하긴 했지만요.

근데 재미있어요. 진짜. 돈이 된다면 두번도 보고싶기도 합니다만… 그건 낭비고(…).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뭐랄까, 재미있습니다만 마냥 재미있게 볼 수도 없는 영화입니다. 고문 장면이야 뭐 우습게 넘길 수 있는 멘탈을 길렀지만… 백골단, 군사정권, 국기에 대한 경례로 대표되는 전체주의적 면모, 고문과 같은 과거의 더러운 자취들… 정말 씁쓸하더군요.

뭐, 그와는 별개로 배우들의 연기나 영화 자체는 매우 뛰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연기 강동원도 개안시키는 송강호씨야 뭐 말할 것도 없고, 곽도원씨 같은 악역들도 말이죠. 특히 곽도원씨의 캐릭터는 참… 독특하달까요? 정말 개자식… 흠흠, 새개끼입니다만, 자기는 이걸 옳다고 생각하는 새개끼에 그만한 이유(아버지의 일)도 다소나마 비춰지고… 그렇다고 얘가 옹호받을 캐릭터는 아니고(…). 극중에서 밝혀지듯 청맹과니 신세에다, 거기서 더 나가 잘못된 권력의 개 노릇을 한 것이니.

마지막이 조금 씁쓸하더군요. 너 탈영병! 오케이 그럼 증언 무효! 너 유죄! 너 강퇴! 라니. 뭐 엔딩이 꿈만 같으리라 생각친 않았지만.

근데 이거 실화 바탕이라는 자막이 떴고, 거기다 인권 변호사 얘기여서 어 설마… 했는데 진짜였네요. 송우석의 원 모델이 그 분이데요(…). 뭐 덕택에 지금 평점 테러도 있고 진영논리로 진흙탕 싸움도 하는가봅니다만… 쓰-읍.

그나저나 곽도원씨는 계속 악역만 맡으시는 듯. 범죄와의 전쟁에선 악질 검사에, 회사원에서는 찌질킹 데스크워커 상사, 이번에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공안 경찰…

아, 사실 이 영화가 저희에게 던져주는 큰 깨달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군인들은 휴가나갈 때 부대장 직인이 찍힌 휴가증을 잘 챙기고 항상 휴대해야한다는 것.

그나저나, 상영 중에 누가 '빨갱이' 운운하던데… 그게 차동영이 줄기차게 해댄 대사를 되뇐 것인지, 아니면 송우석, 혹은 감독을 향해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후자같아서 '뭐 이 새끼야?' 싶더군요(…). 청맹과니같으니.

3. 용의자.

이전에 유튭에서 영상을 좀 보다가, 광고가 나오길래 ㅁ_ㅁ? 이 찰진 액션 영화는 무엇인가! 하고 알게된 영홥니다. 배우가 공유라는 건 별 상관 없고(…).

참 재미있기도 했습니다만 다소 어설픈 구석도 보였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A+급 액션신, B+급 소재, C급 스토리와 연기, 디테일, D급 고증을 섞었다고나 할까? 기준은 주관적입니다.

이하 스포일러 및 비판 시작. 이런 추격전 영화를 좋아해서 재미있겠구나! 하고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좀 실망스럽기도 하더군요.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뭐 탈북자와 대북 정보기관의 음모… 이거 런닝맨에서도 써먹은 적도 있긴 합니다만 잘만 요리하면 괜찮게 나오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 그걸 제대로 못 했어요. 소재 자체는 뭐 나쁘지 않았는데, 그것의 정체나 디테일, 고증이 시원찮았거든요.

일단 배우들의 연기 자체는 좋습니다만, 이북 사투리 연기가 너무 시원찮습니다. 처음에 그 회장이 지동철(공유) 보고 남한 사람 되려면 멀었다- 뭐 이러는데, 속으로 '이건 뭔 개소리여' 싶었죠. 아니, 남한 말투로 '일 없습니다' 하면 그게 북한 말이냐?! 김명민 주연의 간첩을 보면, 참 이북 사투리 잘들 하죠. 물론 저야 남한 태생이고 북한 사람 만나본 적도 없으니 이게 진짜같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견자단씨는 영화 엽문에서 나온 자신의 6개월짜리 영춘권에 대해 말한 것과 같은 것 아닐까 합니다.

거기다가 북한 체제의 잔혹성, 비인도성을 광고하는데 너무 시간을 쏟았습니다. 솔직히 그거 누가 몰라요? 모르는 새끼는 등신이지. 다 아는 사실을 계속해서 일부러 되풀이하는 것 같아서 이건 뭔가 싶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고문같은 게 행해지는가는 모르겠지만 너무 과도했달까요? 같은 논리에서 변호인의 고문 장면도 외려 독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종합적으로 말해서 이런 부분은 솔직히 '종편'스러웠습니다.

액션 자체는 정말 A급이었습니다. 추격전, 격투, 총격… 빠지는 게 없더군요. 무술 지도 쪽에 시스테마 한국 지부의 사범이 있는 걸 봐선, 시스테마도 집어넣은 듯? 뭐 잘은 모르겠지만… 뭐, 까놓고 말해 이런 본 시리즈스런 맨손격투는 액션영화의 필수 덕목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휙휙 툭퍽 휙휙 철커덕하면서 총을 분해해버리거나, 머리에 총을 겨눴는데도 그걸 피하고 반격해서 제압하는 크라브 마가스런 액션들. 보는 입장에선 좋긴 합니다만, 근래 액션영화에서 너무 자주 나오는 듯 하여 좀 참신함이 떨어져보입니다. 제가 근래에 본 것만 꼽아도 아저씨, 베를린, 회사원같은 게 있죠.

디테일이야 뭐, 제가 줄기차게 까는 그 정체불명의 UI들… 전 왜 그리도 그게 보기 싫을까요? 아니, 프라미스드 랜드에서는 윈도 7에서 스카이프로 영상통화하는 게 그대로 촬영되었단 말입니다. 그렇게 좀 찍으면 어디 덧나? 아님 최소한 그렇게 보이게라도 만들던가… 솔직히 한국 영화에서 보이는 그 위치 추적 시스템(그러니까 막 그 크로스헤어가 여기저기 움직이고 구석엔 의미없는 그래프가 늘었다 줄었다 하다가 얘 여깄대요~ 하고 알려주는) 화면은 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이거 말고도 초반의 NVG 1인칭 시점이나, 중반부의 저격소총 1인칭 시점. 뭐 제가 NVG나 저격용 스코프를 만져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슨 카메라 줌마냥 쭈우우욱 땡겨지는 줌은 좀 아니잖아… 스코프는 위에 그 뭐냐, 배율 조정을 하면 찰칵- 찰칵 하는 느낌으로 움직인다고 알고 있는데, 이건 뭔 DSLR 줌렌즈마냥 쭈우우욱 자연스레 땡겨지고 말이죠(…).

거기다 고증. 언제부터 대한민국 공군 공정통제사가 홍콩까지 출장나가는 대북 특수부대가 되었는가. 뭐, 근데 정보사같은 데서 일하던 민세훈 대령이CCT 교관이 되었다고 불 수도 있으려나? 하지만 정보사 요원 출신이면 정보사에서 교관으로 일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거 누구지… 여튼 민세훈 대령의 부하 대위. 걔 경례를 충성으로 합디다(…). 처음에는 그냥 공군 정복 비슷하길래 경찰인가 했는데 흉장이랑 견장 다 보니까 공군 정복 맞더만(…). 초반 강하 신은 공군이 협조해준거라더니 이런 거나 좀 봐주지. 이런 짜잘한 디테일도 챙겨야 영화가 진짜 잘 만들어지는 건데. 물론 실제로 CCT 대원들께서 찍었을(…) 강하 신 하나만큼은 최강입니다만, 아니 그 높이에서 개산했는데 둘 다 사는 게 말이 돼?! 아니 뭐 저도 전문가이거나 직접 뛰어본 건 아니지만, 그 높이에서 개산해봤자 땅바닥의 얼룩으로 끝날텐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TV 스팟 예고편으로 볼 때, 수송기 후방 램프가 보이길래 어 이거 설마- 했는데 진짜 C-130 화물칸이었네요. 허허.

또, 권총을 겨누고 있는데 해머도 디코킹 되어있다던가(더블액션 권총이니 별 상관없다 할 순 있지만), 권총으로 홀드 업(…)을 하고 있는데 바짝 다가선다거나(CIA나 군인이, 그것도 몇번이나). 하지만 삽질하다 탈탈 털리는 CIA는 고증에 충실했달까요. -뭐. 가외로, 경찰특공대가 상당히 강하게 나오더군요. 특히 그 최후반부의 저격 팀들. 뭐 진짜 그 정도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털리는 역으로 자주 나왔던 경특이 세게 나온 것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게다가 마지막의 그것의 진실은… '아 나 이걸 팍씨… 이게 반전이라고?' 싶었달까(…). 너무 뜬금없어요. 아니 말이 안되는 건 아닌데 좀 그렇더군요.

이상의 이유로, 전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쯔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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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paro1923  
'용의자'는... 왠지 나중에 DVD에 멀티엔딩이 실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죠.
전개도 좋게 말하면 투박하고,. 나쁘게 말하면 엉성한 감이 있었죠.
Mr.A  
좀 더 다듬었더라면 괜찮았을텐데… 액션신 하나만은 극강입니다만. 쯥.
ESBL  
스포일러를 가릴 거면 왜 리뷰 게시판에 올리는 거죠(...)
Mr.A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분도 계시니까요. 저처럼.

스포일러를 전부 개방해둬서 읽는 사람 모두가 스포일러 당하게 하는 게 좋은 건 아니잖아요? 읽는 분께 선택권을 드리는 건데. 가려진 스포일러 이전의 짤막한 글만 읽고 직접 볼 것인지, 아님 스포일러까지 다 볼 것인지. 서두에도 써있지 않습니까.
ESBL  
모바일로 보기가 너무 불편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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