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유럽여행기 (10) 프라하 성은 우뚝 서 있고, 블타바 강은 유유히 흐른다 中
둘러보고 정문으로 올 시점에는 이미 근위대 교대식이 끝났던 모양입니다.
그거와 관계는 없지만 어째 복장이 러시아군 같은 건 기분탓일까요.
정문에서 내려가면 네루도바 거리가 나옵니다. 성 미쿨라세 성당에서 프라하성 정문까지 이어지는 거리죠. 네루도바 거리는 지하철 A선 Malostranska역을 통해서도 접근 가능해요.
트레들로. 체코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빵 중 하나죠. 밀가루 반죽을 돌려가면서 굽고, 굽는 과정에서 설탕과 시나몬을 뿌립니다. 체코 있르면서 하루에 1개는 꼭 먹은 거 같네요. 가격은 대충 50~60코루나 정도.
네루도바 거리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번지수 표시를 특이하게 했다는 거죠.
바로 이렇게 말이죠. 문 위의 별 보이시죠. 이게 번지수 표시입니다. 1587년부터의 전통으로, 자신의 직업이나 가문 문장, 좋아하는 상징을 조각하거나 그려서 주소를 구분했다고 합니다.
47번지의 태양 두개.
27번지의 황금 열쇠.
20번지의 이탈리아 대사관. 호엔슈타인 궁전이라고도 불리죠.
5번지 루마니아 대사관. 무어인 조각이 유명하죠.
3대의 바이올린. 하여튼 이런 번지수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실겁니다. 걷다가 배고프면 트레들로를 사 먹고, 점심이 되면 밥을 사 먹고. 제가 프라하 성을 보고 여기 걸을 때 쯤 되니 점심시간이더군요.
그래서 굴라시를 사 먹었죠. 소고기를 넣은 스튜 같은 요리입니다. 만약 여기에 고추가루 같은 걸 뿌리면 아마 한국인들도 엄첨 좋아할 그런 맛이에요. 그리고 여기에 맥주나 음료수, 팁 등 다 해도 한국 돈으로 만원 정도.점심을 먹고 나오자마자 네루도바 거리의 끝에 도착한 걸 알았습니다. 바로 성 미쿨라세 성당이 저를 맞이해서 말이죠.
이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성당은 1751년에 세워졌고, 중앙 제단에는 황금 옷을 입은 성 미쿨라세 성인의 조각상이 있죠.
입장료는 성이 학생 각각 70, 30 코루나입니다.
이 성당에 있는 오르간은 모차르트도 연주했을 만큼 유명한 악기죠. 이제 프라하 성과 말라스트리나 지역은 대충 다 둘러본 거 같으니 숙소에 돌아가서 쉬어야겠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려면 블타바 강을 건너야 하죠. 블타바 강에는 많은 다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다리가 바로 카렐교입니다. 카렐교로 건너가 보죠.
그런데 프라하 사람들 중에서는 카렐교가 어디 있냐고 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때는 카렐이 아니고 찰스라고 영어식으로 물어보면 대충 알아듣더군요. 찰스 브릿지라는 이름이 익숙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명소라는 의미겠죠.
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카렐교의 시작이죠.
이 차 멋지네요.
카렐교의 시작.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흔히 불리는 이 곳은 난간마다 조각상이 있어서 그걸 구경하면서 걸어가보죠.
조각상에 대한 자세한 건 위키백과같은 인터넷 사이트나 가이드북 등을 참조하세요.
다리 위에는 조각상 외에도 무명 화가, 잡상인들도 꽤나 있습니다.
모둔 조각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동상은 바로 성 요한 네포무크 동상이죠. 그는 바플라프 4세가 왕비 조피에를 의심해서 그에게 고해성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한 명령을 거절했죠. 왜냐하면 고해성사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자 왕은 분노하여 요한 네포무크를 블타바 강에 산 채로 수장시켜 죽였는데, 그가 죽은 후 별 5개가 그 시신 위에 비쳐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한 네포무크를 묘사할 때는 별 5개를 반드시 그리고나 세겨 넣습니다. 결코 원수 계급이거나 아니면 돌침대처럼 유사품 주의하라고 세긴 게 아닙니다.
그 이후 요한 네포무크는 성인으로 존경받게 되었고, 이 조각상은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전설이 생겼죠. 사람들이 하도 문지르면서 기도를 해서인지 다른 데는 거무튀튀한데 특정 부위만 황금빛으로 빚나고 있죠.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그는 지금도 체코의 수호성인이자 성직자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요한 네포무크와 관련이 있죠.
조각상과 다리 끝의 탑, 그리고 블타바 강이 카렐교를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합니다.
카렐교를 건너가 강변에서 찍은 프라하 성 사진. 날씨만 푸르면 정말 예술일텐데. 누가 이 사진에서 하늘만 푸르게 합성해 줄 수 없을까요.
강변을 따라 걸어가봅니다.
카렐교 전겨이죠.
시나고그나 한번 갈까 했는데 안식일이라고 문 닫았어요.
도색이 특이해서 찍어본 거.
구시가 광장으로 가 보죠.
구시가 광장은 이틀 뒤에 또 갈 것이고 그 때는 찬찬히 둘러볼겁니다. 그래서 설명은 생략하죠.
이 곳도 성 미쿨라세 교회입니다. 말리스트라나에 있는 것과 이름이 똑같지만 규모가 약간 작죠.
그런데 공사중이라 못 들어가네요. 거기에 걸린 샹델리제가 유명해서 입구에서 찍었는데 흔들렸내요.
주말이라서 구시가 광장은 볼거리가 많네요.
[이 게시물은 함장님에 의해 2015-05-03 23:24:16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