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9라운드 리뷰
*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좌측이 홈팀입니다.
** 소개순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부여한 경기번호의 오름차순입니다.
이번 K리그 9라운드는 조금 특이한 편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리그 원래 일정에 ACL, 어린이날이라는 삼위일체가 개입되면서 평소 주말편성(토3경기/일3경기)과는 조금 다르게 토2/일2/어린이날2라는 특이한 편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토요일 경기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있을 ACL경기에 나가는 네 팀들에게 배정되었고, ACL과 K리그 일정에 맞춰 화/수에 경기가 있는 팀들간의 형평성 때문에 휴일인 어린이날에 2경기가 배정된 상황이었습니다.
1. 서울(1) vs 성남(1)
- 무기력한 서울과 성남의 불운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성남은 수비미스로 시작 4분여만에 골을 허용하였지만, 경기 기록을 봐도 12슈팅(5유효)를 기록한 성남에 비해 서울은 5슈팅(2유효)에 그칠만큼 소극적인 모습만을 보였습니다.
아마 예전 우승때의 서울을 기억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정말로 맘에 들지 않는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서울의 모습은 누가봐도 "강팀의 플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용수 감독이 분명 무능한 감독은 절대 아니고, 선수들의 면면도 클래스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공격에 대한 해법을 찾지도 못한 채 지금도 방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성남도 아주 밝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조동건이 예전의 모습만큼 회복하지 못하면서 생긴 공격력 부재와 용병들의 적응 미완료는 공격빈도에 비해 날카로운 느낌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보다는 낫지만 성남의 고민도 얕지 않습니다.
2. 전북(2) vs 수원(0)
- ACL에서 만날 가능성은 높은 두 팀이었습니다만... 오늘(어린이날) 경기에서 수원은 1:1로 비기면서 2위로 진출, 전북과는 만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수원에게는 분명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예비 ACL매치로 봤던 토요일 2경기에서 전북과 수원의 상대우위는 확실하게 전북이 우위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리였습니다.
수원과 전북은 객관적인 전력과 경기내용은 모두 호각으로 진행되었지만, 그 한방의 위력은 전북이 위였기에 저 결과는 양측에게 공평한 결과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매치는 전북에서 뛰었던 카이오와 수원에서 뛰었던 에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이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승자는 전북으로 간 에두의 승리라고 평할 수 있겠네요.
에두의 후반에 터진 선제골과 레오나르도의 쐐기골에 힘입어 전북은 수원을 꺾고 1위를 수성하였으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에두는 MOM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3. 대전(1) vs 인천(2)
- 드디어 유일하게 승이 없던 인천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지난 8라운드에서 포항과 비기는 기염을 토했던 인천은 초반부터 거세게 나갔습니다. 김인성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탄 인천이었지만, 곧이어 나온 아드리아누의 동점골로 리드를 지켜나간 대전.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대전은 끊임없이 인천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인천은 특유의 세컨볼 처리능력을 보여주며 김원식의 중거리 슈팅이 튕겨나오자마자 박대한이 번개같이 달려들며 강슛을 날렸고, 이것이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로써 인천은 그토록 염원하는 첫승을 대전에서 신고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듯이 대전은 이번 경기에도 동네북 정도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대전은 이전과는 달리 끊임없이 강력한 찬스를 만들어냈으며, 다음 경기에는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지난 수원전 승리 이후 광주와의 FA컵에서 승리를 거머줬던 대전이었기에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4. 광주(3) vs 전남(2)
- "이젠 정말 리그 뿐이야!"
아마도 광주의 다짐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4월 29일에 있었던 FA컵 32강에서 대전은 광주와 만났고, 대전은 챌린지 시절에 느꼈던 감각대로 광주를 1:0으로 꺾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광주는 참가하는 경기가 K리그 클래식 뿐입니다. 그리고 광주는 K리그 클래식에 확실하게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전남을 3:2로 난타끝에 제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생각보다 거친 경기였는데, 이 경기에만 나온 파울이 각 팀당 12개씩, 그리고 경고가 총 3장이나 나온 격렬한 경기였습니다. 누가보면 FA컵 결승전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강렬한 대결이었습니다.
사실 아쉬운 것은 아마도 전남이 아닐까 합니다. 전남은 8라운드에서 전북을 꺾으며 그 기세가 가장 높이 올라가 있었지만 배수진을 친 광주에게 한방 먹으면서 세가 한풀 꺾이게 되었습니다. 광주는 이런 전남을 꺾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 홈에서 편안히 수원을 맞을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제주(2) vs 울산(1)
- "제주. 무서운 아이!"
딱 할말은 저겁니다. 제주는 진짜 무서운 아이였습니다.
울산은 아크 정면 약 22m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바로 골을 얻어냈습니다. 경기를 계속해서 봐오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선제골을 얻은 울산은 정말로 무섭습니다. 어느정도로 무섭냐면 문자 그대로 호랑이로 변합니다. 켄류와 바이캄프의 차이쯤 될까요? 일단 한방 치는데 성공하면 계속해서 몰아붙이는게 울산의 전통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이 경기를 보고 있던 제 생각은 "이제 몇단 컴보가 나올까?" 정도로 생각하고 느긋하게 봤습니다.
...그리고 이건 착각이었습니다.
제주는 후반전에 들어가자마자 무슨 약을 먹었는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로페즈와 강수일의 콤비네이션이 먹히면서 동점골을 뽑아냈고, 또 추가골까지 내면서 역전에 성공.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승리로 제주는 2위에 올라가게 됩니다. 박경훈 감독 이후 첫 2위등극인지라 제주 입장에서는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합니다. 10라운드에서 상승세를 탄 인천까지 꺾는다면 2위 자리 굳히기도 꿈은 아닐겁니다.
6. 포항(1) vs 부산(2)
- "오오~ 최강붓싼~~"
이 노래가 제대로 울려퍼진 기억이 애매한데... 이번엔 제대로 들려왔습니다. 그것도 포항을 상대로 제대로 된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팀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주세종이 경고누적 등으로 침체되었던 분위기가 주세종의 선제골로 살아나더니 2:1로 경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부산은 이로써 승점 3점을 얻으며 타팀과의 격차를 1~2점 차로 메우는데 성공, 언제라도 치고 올라갈 준비를 마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