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중국여행기 (02) 화려한 여름 궁전 이화원, 세련된 베이징 거리 上

호무라 0 4338

2015년 12월 24일,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군요.

제가 있던 호텔은 이비스 산위안차오 호텔입니다. 이 곳은 다른것보다도 옆에 편의점이 있는게 너무 좋더라고요. 일본계 편의점이라 그런지 일본에서 파는 맛의 삼각김밥, 푸딩 등도 팔아서 그걸 먹을때는 잠깐 일본 온 느낌이었습니다.

 

아침이 되면 길가에는 이렇게 음식 노점상들이 장사를 합니다. 저는 시험삼아 하나 먹어봤습니다.

밀가루를 펴서 튀기듯 익힌 것에다가 야채, 햄과 계란을 올려 마치 타코처럼 올린 이 요리는 가격이 한국 돈으로 1000원입니다. 5위안 정도였으니까요. 생각보다 맛있긴 한데 기름을 둘러 지져내서 다 먹고 손을 씼어야 했죠. 그런데 중국인들은 이걸 기름 하나도 안 묻고 바로 입에 넣어버리네요. 배워야 할듯.

 

 

어제 밤의 그 헬리콥터입니다.

 

 

 

노점상들을 보면 만두, 유타오, 덩어리 진 두유, 갈색빛의 계란 삶은 것, 고기 등 별에별 것을 다 파는데 제가 중국어 회화가 안되다보니 길거리 음식을 더 도전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먼저 갈 곳은 이화원. 이화원을 가기 위해서는 4호선 베이궁먼역까지 가야 합니다. 이화원은 좀 외진 곳이라 가는데 시간이 걸리죠.

아침의 베이징 지하철은 서울이나 도쿄 지하철 못지않게 붐빕니다. 아니, 서울이나 도쿄는 앉을 틈이나 있지 여기는 그럴 틈도 안 생기더군요.

제가 있던 산위안차오역은 10호선인데, 10호선은 세계 최대의 환상선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그럴만도 한 규모더군요. 일단 저는 4호선으로 환승하려고 하이뎬황장역에서 내렸습니다.

 

 

환승은 한국 지하철과 똑같습니다. 일본처럼 환승하면 또 돈내고 하는 일이 없단거죠. 하지만 환승동선에 대해 크게 고려를 안한건지 제가 환승한 역들은 하나같이 환승하는 길이 길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하게 만들더군요.

4호선 안허챠오역 방면 기차를 타고 쭉 가면 베이궁먼역이 나옵니다.

베이궁먼역 도착. 엊도 그렇지만 오늘도 지하철 타며 느낀건 지하철 시설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그 뭐같은 환승통로와 짐검사만 없으면 완벽하겠어요.

 

이화원으로 가려면 베이궁먼역 d출구로 나와야 합니다.

 

포스터를 보니 뭐랄까, 위의 건 뭔가 프로파간다나 영화포스터 같고, 아래의 위험물품 경고하는 포스터를 보니 여전히 중국은 마약에 진저리치는 게 느껴지네요. 한국은 요즘에 마약 하지 말라는 포스터를 본 적이 없다시피 한데 여기는 아직도 마약이 위험물품으로 당당히 널리 홍보중이니까 말이죠.

마약 이야기가 왜 나왔냐 하면, 이 마약때문에 일어난 아편전쟁이 떠올라서죠. 그리고 애로호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제 2차 아편전쟁은 건륭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이화원(당시에는 청의원)을 파괴시켜 버렸죠. 지금의 이화원은 서태후가 그 파괴된 이화원을 재건한 겁니다.

 

 

잡설이 길었군요. d출구에서 나온 후 바도 그 출구를 뒤돌아보면 버스정류장이 보입니다.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직진합니다.

 

마지막 황제에서도 베이징인들이 자전거를 애용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요즘에는 다들 한국처럼 차를 탑니다. 하지만 단거리는 여전히 이런 자전거가 애용되고 잇죠.

이 주차장과 앞의 사거리를 지나 쭉 직진라면

 

슬슬 이화원의 입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이 건물이 이화원의 입구입니다,

이화원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죠.

지금 보이는 이 문이 바로 북궁문입니다. 방금 타고 온 지하철 베이궁먼역 이름도 여기서 유래된겁니다.

일단 티켓을 끊어야겠군요.

 

 

 

 

입장료는 20위안입니다. 이것을 사면 소주가, 불향각, 문창원, 덕화원까지 다 둘러볼 수 있습니다. 단 이 표는 4월~10월까지는 30위안입니다. 오디오가이드는 40위안이고 보증금 50위안(돌려줍니다.)입니다.

 

 

이화원의 시작만 보면 이게 뭐야 싶겠지만 이 낮은 언덕을 지나가면

소주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점은 어디에나 있군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죠.

 

 

여기가 바로 소주가입니다. 중국 쑤저우를 그대로 본떠 만든 거리입니다. 쑤저우는 동양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곳으로, 건륭제는 쑤저우를 그대로 자신의 정원에 복사해 넣었죠. 그리고 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사면서 놀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상점가들은 문을 열고 있죠.

이 거리를 지나 거대한 패방을 지나기 전

패방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

 

패방 뒤에는 넓은 뜰이 있고, 여기서 사람들은 음악을 틀고 단체로 춤을 추고 태극권같은 채조를 하고 있더군요. 영상도 찍어놨는데, 그건 나중에 따로 올리죠/

저는 일단 청안방을 향해 걸어갑니다.

 

 

소주가에서 청안방까지는 걸어서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길이인데, 일일히 나무를 심고 풀을 심고 길을 닦았을 걸 생각하면 얼마나 돈을 쓴건지 상상이 안 됩니다. 그나마 여기가 가장 수수하고 별볼일 없어보이는 곳인데도 이정도로 잘 조성한 걸 보니 놀랍습니다.

중국 전통 건축양식은 한옥과 비교하면 간단히 구별이 가능합니다. 바로 벽돌의 사용과 지붕 옆의 마감이죠. 지붕 측면까지도 다 벽돌로 쌓아올린 것으로 쉽게 구별이 갑니다. 이 벽돌을 보고 조선의 실학자들은 감탄을 했다 합니다. 나무와 흙, 회에 비해 건물 짓기도 쉽고 튼튼한 편이니까요.

 

 

 

 

 

 

 

아, 저 산을 넘어가니 드디어 거대한 공명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화원 전체 면적의 3/4나 되는 이 인공호수는 그 스케일에서 사람을 압도합니다.

 

 

이 돌로 만든 배가 청안방이라고 합니다. 보통 물은 백성, 배는 바로 황제를 상징하는데, 이러한 돌로 만들어서 전복될 수 없는 배를 만든 건륭제는 청나라와 황실의 튼튼함을 과시했죠. 나중에 이 배는 앞서 말했듯 1860년 제 2차 아편전쟁 때 손상을 입었고, 그걸 서태후가 다시 재건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풍의 배를 서양풍으로 고쳤는데 그래서인가, 중국도 아니고 서양도 아닌 독특한 양식의 건물이 되었죠.

 

 

 

사진으로 보면 작아보이고, 올라갈 수 없으니 짐작이 어렵겠지만, 상당히 거대한 건축물입니다. 위의 누각은 서양식이고, 아래의 배는 중국식인데 옆의 원형의 돌은 외륜선을 본뜬 것이죠.

 

 

이런 거대한 배를 만들고 연회를 즐긴 서태후는 얼마나 돈이 많았을지 짐작도 안 가는군요. 명성황후도 한 사치 했다지만 이런 무지막지한 배와 정원을 만들지는 않았으니 말이죠.

이 거대한 회랑은 장랑이라고 합니다.

이 회랑은 길이가 728미터나 되는데, 곤명호와 만수산을 연결합니다.

 

이 회랑은 곳곳에 이렇게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1만 4천점에 달합니다. 그 그림들도 똑같이 복사한 것이 아닌 하나하나가 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죠. 이것만 다 둘러보는데도 하루는 잡아야 합니다.

 

중간중간 있는 정자는 춘하추동을 상징합니다.

 

 

듣기로는 이 회랑이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하는데 납득갑니다. 여기서 걸어오는데 걸린 시간이 얼마나 걸렸던가.

슬슬 만수산에 도착한거 같네요.

 

만수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런 기암괴석들이 한구새도 아니고 무더기로 있습니다. 이 돌덩이가 뭐가 중요해서 이렇게 울타리도 쳤나 하겠지만 중국은 이런 돌을 모으는 게 부자들과 귀족들의 취미였고, 여기서 수석이 나왔죠. 교수님에게 듣기로는 이거 하나하나가 최소 수천만원이 넘는 보물이라나.

만수산은 이화원의 곤명호를 만들면서 파낸 흙을 쌓아 만든 산인데, 60미터 정도 됩니다. 만수산이란 이름은 건륭제가 자신의 모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지은 이름이죠. 이 만수산 아래에는 대보은연수사가 있고, 산 위에는 불향각이 있습니다. 저 탑이 불향각이고 아래의 붉은 건물이 대보은연수사의 대웅전 배운전입니다.

 

 

 

 

 

대보은연수사는 따로 표검사를 합니다. 대웅전인 배운전만 해도 그 규모가 상당한 편입니다.

 

 

 

 

 

배운전은 서태후가 재건하면서 매번 생일때마다 여기서 생일을 기념했습니다. 주변 건물들은 서태후가 70세 생일 때 지은 것들이죠.

 

 

 

 

이제 불향각으로 올라가 보죠.

 

 

 

 

 

겨울인데도 땀이 날만큼 꽤 가파른 편이지만, 기왕 왔는데 안 가면 평생 후회하겠죠.

 

 

 

 

 

 

 

 

 

불향각 문 앞에 서면 이화원 전체와 저 멀리 베이징의 고층건물들이 눈에 보입니다.

베이징쪽으로 스모그가 내려온 게 눈에 확 보이네요.

 

 

그것만 아니면 아주 좋았을텐데. 뭐 제 팔자죠.

불향각은 높이만 37미터, 기단이 20미터나 되는 팔각형 삼층 목탑인데, 붉은색과 푸른색의 유리 기와를 덮었고 안에는 천수관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여기에 올라서보니 서태후의 야망이 잠시나마 이해가 가는군요. 권력과 청나라의 국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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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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