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말고도 매수한 팀은 더 있다.

K리그의 팬들은 차범근의 승부조작 발언 이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이런 의혹을 가진 바 있습니다. 이런 기사에서 다루는 정보는 오히려 고고학 수준의 정보라 볼 수 있겠지요.

 

솔직히 저도 전북만이 매수행위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클래식 최하위급 팀인 경남과 리그 탑으로 군림하는 전북까지 비리사례가 나왔는데 그 사이에 있는 팀이라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전북 팬층 내부에서는 "관례니까 우리만 이러는 건 아니다"와 "관례고 나발이고 우리가 앞서서 속죄하되, 다른 구단들에게도 경각심을 이끌자"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론 후자의 의견에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경남때 어영부영 흘러가다보니 1년이 지나서 뭔가가 터진 마당에 아싸리 다 뒤집어버리고, 비리를 저질러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었다면 구단에게 강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응원하는 팀은 전북이 아닙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응원하는 팀이 강등을 당하게 된다면 솔직히 가까운 시일 내에 올라올 수 있을꺼란 확신도 안 듭니다. 그러나 저는 벌써 20년이 넘도록 축구를 봐 오면서, 이렇게까지 배신감을 계속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남의 선례 때문에 비리를 저지르고도 승점 -10점에 벌금 몇천만원으로 끝낸다면 그건 진짜 용서받지 못할 짓입니다. 전 제 팀은 깨끗하길 바라며, 혹여나 수사에 걸려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강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좋게 좋게 넘어가다가는 K리그는 진짜 칼쵸폴리를 넘는 비리의 온상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차라리 죄를 저지른 죄인의 신분이라면 그 댓가를 치루는게 떳떳한 스포츠 산업을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비리 때문에 챌린지로 강등되었다는 불명예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그리고 상대방 서포터들의 비난이 있을지라도 사식넣으러 가는 가족의 심정으로 서포터들은 또 경기장을 찾으러 갈 겁니다. 저도 그럴꺼고요.

 

지금 구단과 연맹은 팬이 떨어져 나갈까 걱정할게 아니라 K리그라는 축제가 아예 망가질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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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paro1923  
비리 때문에 아예 종목 자체가 죽어나간 씨름이나 복싱과 같은 선례가 자기들한텐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믿는 걸까요...
양양  
전자에 해당하는 팬들도 나름의 이유는 있지만, K리그 전체적으로 보면 솔직히 비리를 저지른 팀이 몇팀이든지간에 짚고 넘어갈 건 확실하게 뿌리뽑고 가는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묘하게 대만야구가 생각나는군요.
양양  
건전하지 못한 리그는 결국 발전이 정체되거나 아예 사라질 위험을 떠안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 역사의 선례를 연맹이 좀 곰씹어봤으면 합니다. 물론 제대로 곰씹을 거란 희망찬 기대는 어렵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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