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드라마 속에서 도깨비와 저승사자를 강간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하는 히어로로, 삼신할미를 섹시한 여성으로 그리면서 성 역할을 고정시킨 것은 애교에 불과하다. 포르노적 욕망을 투사해 미성년자의 원조교제를 사랑으로 미화하고, 동성애를 혐오의 대상이자 우스갯거리로 소비한 것에 비하면 말이다. 최소한 보편적인 여성 판타지에서는 동성애가 혐오의 대상으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 드라마가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여성의 판타지로 교묘히 둔갑시키고 있다는 것은 그저 드는 의심이 아니다.

대중문화란 대중의 욕망을 투영하기도 하지만 그 욕망을 교묘히 조장하기도 한다. 만약 이 드라마가 사회의 현실을 그저 반영만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절망적이다. 혹, 돈도 주고 보호도 해주는 수호신의 존재를 꿈꾸는 것이라면 그건 드라마 속에서만 가능한 진짜 판타지라는 것을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그래도 드라마에 빠지겠다면 뭐 그건 개인의 취향이라고 해두자. 다만 자본주의의 속물적 환상과 포르노적 욕망을 조합한 이 왜곡된 성 의식이 현실에 수용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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