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홀로 남은 8살, 왜 세 번 전학해야 했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남동생과 조카를 찾기 위해 3년 4개월째 전남 진도와 목포신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은지의 큰아버지 권오복(63)씨는 지난 24일 “여동생이 은지를 돌보고 있는데 아이들의 계속된 놀림 때문에 학교를 세 번이나 옮겼다”고 털어놓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철없는 아이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너 엄마, 아빠 다 죽었다며?”라며 은지의 상처를 건드렸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나 선생님도 은지의 울타리가 크게 되지 못했다. 은지의 고모는 은지의 상처가 덧날 것을 걱정해 살던 터전을 버리고 은지의 얼굴과 신분을 아무도 모르는 다른 도시로 이사했다. 최근 옮긴 학교에서는 은지의 힘든 사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해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